뱅크오브아메리카 “유가 상승에 일본 물가 2027년 초 3% 재상회…일본은행 매파적 기조 강화 가능성”

뱅크오브아메리카(Bank of America)는 중동 긴장 고조로 촉발된 유가 상승이 일본의 인플레이션을 2027년 초 다시 3%를 웃도는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으며, 이에 따라 일본은행(BoJ)이 보다 매파적 통화정책 기조를 취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2026년 6월 8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해당 기관은 원유 가격 상승이 소비자물가에 전달되는 과정이 대략 1년에 걸쳐 세 가지 경로로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첫째, 휘발유 가격은 비교적 빠르게 조정된다. 둘째, 일본의 연료비 조정 제도에 따라 전기요금은 약 6개월의 시차를 두고 반영된다. 셋째, 에너지 외 품목으로의 비용 전가는 점진적으로 확대되며 약 1년 뒤 정점에 이른다. 연료비 조정 제도는 국제 에너지 가격 변동을 전기요금에 일정 부분 반영하는 장치로, 일본의 에너지 물가 흐름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기준으로 꼽힌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현재 2%를 밑도는 근원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비용 압박 확산과 함께 2027년 초 3% 이상으로 다시 올라설 것으로 내다봤다. 단기적으로는 보조금이 에너지 물가 상승을 억제하고 있으며, 식품 가격의 불리한 기저효과로 인해 헤드라인 물가의 전년 대비 상승률은 여름 동안 둔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기저효과란 지난해와 비교하는 기준 시점의 가격 수준 차이 때문에 물가 상승률이 일시적으로 왜곡돼 보이는 현상을 뜻한다.

다만 물가 재가속 위험은 상방에 더 크게 기울어져 있다고 이 기관은 평가했다. 나프타와 기타 석유화학 제품 가격의 상승 폭이 이미 2022년 수준을 웃돌고 있어, 생산 단계 상류에서 중간 단계 기업으로의 비용 전가가 더 빠르고 크게 나타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한 기업들은 물가 상승 기대가 높아짐에 따라 비용 인상분을 가격에 더 적극적으로 반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핵심 질문은 일시적인 공급 충격이 기저 인플레이션에 2차 효과를 낳느냐는 점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물가 기대가 이미 2% 안팎에 도달해 있는 만큼, 그 수준을 넘어서는 상승 압력이 지속될 경우 일본은행이 추가 긴축에 나설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 경우 금리 인상 속도가 더 빨라지고, 최종금리가 더 높아지며, 통화정책 커뮤니케이션 역시 한층 매파적으로 바뀔 수 있다고 전망했다. 최종금리란 통화 긴축 사이클이 끝날 때 정책금리가 도달하는 최고 수준을 의미하며, 일본은행의 향후 정책 경로를 가늠하는 핵심 지표로 여겨진다.

이번 분석은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에너지 가격을 다시 자극할 경우 일본의 물가 흐름과 통화정책이 동시에 영향을 받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일본 경제는 수입 에너지 의존도가 높아 국제 유가 변동에 민감하게 반응해 왔으며, 유가 상승이 소비자물가 전반으로 확산될 경우 일본은행의 정책 정상화 속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시장에서는 앞으로의 유가 추이, 엔화 흐름, 보조금 정책 변화가 일본 물가와 채권금리, 금융시장 전반의 방향성을 좌우할 변수로 주목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