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기술주 급락, 소프트뱅크 7% 넘게 하락…AI 관련 종목 투자심리 악화

아시아 기술주가 월요일에도 하락세를 이어갔다. 투자자들이 글로벌 인공지능(AI) 관련 종목에 대한 기대를 거두면서, 미국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가 지난주 4.5% 이상 떨어진 여파가 아시아 증시로 확산됐다.

2026년 6월 8일, CNBC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한국 증시에서는 메모리 반도체 대장주인 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각각 5%, 2% 하락했다. 한국 코스피지수는 이들 두 종목이 지수 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0%를 넘는 만큼 한때 최대 8%까지 급락했다. 코스피는 시가총액 가중지수로, 비중이 큰 종목의 움직임이 지수 전체에 큰 영향을 주는 구조다.

대만에서는 대만반도체제조(TSMC)가 2.1% 내렸고, 혼하이정밀공업, 즉 전 세계적으로는 폭스콘(Foxconn)으로 더 잘 알려진 기업은 5.1% 떨어졌다. 일본에서는 기술투자사 소프트뱅크그룹이 7.5% 급락했고, 도쿄일렉트론아드반테스트도 각각 6.7%, 5% 하락했다.

“기술주 중심의 급락은 S&P 500의 시가총액 약 1조8천억 달러를 지워버렸다”고 UOB는 6월 8일 메모에서 밝혔다.

이번 하락은 최근 아시아 기술주가 AI 수요 확대 기대에 힘입어 가파른 랠리를 이어온 뒤 나타난 조정이다. 지난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시가총액 1조 달러를 돌파했고, 소프트뱅크는 최근 일본에서 가장 가치 있는 기업으로 올라섰다. 그러나 AI 인프라와 반도체 수요가 예상보다 강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상승장을 이끌던 종목들에 차익실현 매물이 집중된 것으로 해석된다.

기술주 전반의 매도세는 지난주 브로드컴이 회계연도 2분기 매출에서 시장 예상치를 밑돌면서 촉발됐다. 브로드컴 주가가 급락한 뒤 기술 업종 전반에 연쇄적인 충격이 번졌고, 반에크 반도체 ETF(SMH)는 금요일 9% 이상 하락했다. 소프트뱅크의 영국 반도체 설계회사 Arm Holdings는 거의 13% 내렸고, 마이크론테크놀로지도 13% 넘게 떨어졌다. ETF는 여러 종목을 묶어 거래하는 상장지수펀드로, 특정 업종의 투자심리를 빠르게 반영하는 대표 지표로 활용된다.

UOB는 다만 기술주와 소프트웨어 기업이 앞으로도 시장의 핵심 관심사로 남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은행은 오는 12일 금요일 나스닥에서 우주 탐사/AI/기술 기업의 상장이 예정돼 있으며, 이것이 사상 최대 규모의 기업공개(IPO)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IPO는 기업이 증시에 처음 상장해 일반 투자자에게 주식을 공개적으로 파는 절차를 뜻한다.

아시아 전역의 증시도 이날 동반 약세를 보였다. 이란 전쟁 관련 신호가 다시 강화되면서 분쟁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인식이 퍼졌기 때문이다. 투자자들은 AI 기대가 약화된 기술주와 더불어 지정학적 위험까지 동시에 반영하면서, 아시아 시장 전반에서 위험회피 심리가 강화되는 모습이다.

향후 시장 관점에서 보면, 이번 조정은 단순한 하루 변동이 아니라 AI·반도체 랠리에 대한 재평가 국면으로 읽힌다. 반도체 대형주와 AI 관련 인프라 종목은 그간 과도한 기대를 선반영해 왔기 때문에, 실적이 시장 기대에 미달하거나 업황 둔화 조짐이 나타날 경우 변동성이 더 커질 수 있다. 반대로 나스닥을 비롯한 미국 기술주가 안정세를 되찾고, 대형 반도체 기업들이 수요 회복 신호를 제시할 경우 아시아 기술주 역시 다시 반등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단기적으로는 브로드컴 실적 충격, 대형 ETF 급락, 중동 정세 불안이 겹치면서 기술주 중심의 조정 압력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