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증시가 2일(현지시간) 장 초반 상승세를 보였다. 반도체 업체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의 강한 실적 전망이 기술주 전반의 매수세를 자극한 가운데, 투자자들은 이날 늦게 발표될 유로존 물가 지표를 기다리며 중동 분쟁이 유로존 경제에 미친 영향을 가늠하고 있다.
2026년 6월 2일, 로이터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범유럽지수 STOXX 600은 그리니치표준시(GMT) 오전 7시 15분 기준 0.7% 오른 625.20포인트를 기록했다. 이 지수는 유럽 전역의 주요 대형주를 묶어 보여주는 대표적 벤치마크로, 지역 증시의 전반적인 투자심리를 확인하는 데 자주 활용된다. 업종별로는 기술주가 2.4% 상승하며 상승장을 이끌었다.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는 데이터센터 사업 매출 목표를 상향 조정한 뒤 9.8% 급등한 65.1유로까지 치솟아 2000년 9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회사의 이번 전망 상향은 인공지능(AI) 붐에 따른 수요가 여전히 강하다는 신호로 해석됐다. 데이터센터는 대규모 서버와 저장장치를 운영하는 시설로, AI 연산 수요가 확대될수록 고성능 반도체와 전력 효율 기술의 중요성이 커지는 영역이다.
AI 관련 종목인 인피니언과 슈나이더 일렉트릭도 각각 5.2%, 2.4% 올랐다. 반도체와 전력관리, 산업 자동화 관련 기업들이 동반 강세를 보인 것은 AI 투자 확대가 단순한 소프트웨어 영역을 넘어 유럽 제조업과 전력 인프라 전반으로 파급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시장에서는 이러한 흐름이 당분간 기술주 중심의 유럽 증시 상승 동력으로 이어질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지정학적 긴장 완화도 위험선호 심리를 일부 지지했다. 레바논은 월요일 헤즈볼라와 이스라엘 간의 부분적 휴전을 발표했으며, 이는 짧은 기간 동안의 충돌 격화 이후 나온 조치다. 휴전 소식은 시장이 우려해온 중동 리스크를 다소 누그러뜨리는 재료로 작용했다. 다만 해당 휴전이 완전한 안정으로 이어질지는 여전히 불확실해, 투자자들은 향후 전개를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원유 가격도 약 1% 하락했다. 투자자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언에 기대를 걸며, 이란과의 대화가 계속되고 있다는 점에 무게를 둔 영향이다. 다만 한 보도에서는 테헤란이 워싱턴과의 간접 협상을 중단했다고 전해져 혼선이 이어졌다. 그럼에도 배럴당 94달러 수준의 에너지 가격은 여전히 높은 부담으로 남아 있다고 분석가들은 지적했다. 에너지 가격이 이처럼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 기업의 생산비와 소비자의 생활비에 압박이 이어질 수 있어, 유럽 경기와 물가 흐름에도 부담 요인이 될 수 있다.
이날 뒤늦게 나올 유로존 소비자물가 지표는 시장의 또 다른 핵심 변수다. 시장은 5월 소비자물가가 전년 동기 대비 3.2% 상승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물가 상승률이 높게 나오면 유럽중앙은행(ECB)이 긴축 기조를 이어갈 가능성이 커져 금융시장 전반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반대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완화되는 신호가 확인되면, 금리 인상 부담이 다소 줄어들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특히 다음 주 회의에서 ECB가 25bp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이라는 전망이 LSEG 집계 자료를 통해 제시되고 있다. 25bp(베이시스포인트)는 0.25%포인트를 뜻하는 금융시장 용어다.
개별 종목 가운데서는 프랑스 제약사 아비박스가 염증성 장질환 치료제의 후기 임상시험 결과를 공개한 뒤 27% 급락했다. 후기 임상시험은 신약 개발의 최종 단계에 해당하는 만큼, 시장은 결과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이번 급락은 임상 데이터가 기대에 못 미쳤을 가능성을 시사하며, 바이오·제약주 전반의 변동성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유럽 증시는 기술주의 강한 상승세에도 불구하고, 물가 지표와 중동 사태, 에너지 가격, 개별 종목 이슈가 맞물리며 장중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