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연은, 많은 미국인들 사이에서 식량 불안이 ‘눈에 띄게’ 늘었다고 밝혀

뉴욕, 5월 27일(로이터) – 미국의 가장 취약한 계층을 중심으로 식료품·식사 관련 어려움이 빠르게 늘고 있으며, 이는 경제 전반의 지표가 비교적 양호하게 나오고 있음에도 소비자 심리가 크게 악화된 배경을 설명할 수 있다고 뉴욕 연방준비은행(뉴욕 연은)의 새로운 연구 결과가 밝혔다.

뉴욕 연은 경제학자들은 2026년 5월 27일 공개된 블로그 글에서 “특히 교육 수준이 낮고 소득이 낮은 가구, 그리고 어린 자녀가 있는 가구를 중심으로 식량 불안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고 적었다. 이들은 식량 관련 문제의 확대가 저소득층의 동시적인 비관 심리 확대구직 기대의 급격한 하락과도 맞물려 있다고 설명했다.

뉴욕 연은은 미국인들을 상대로 최근 지출을 충당하기 위해 저축을 사용했는지, 먹을 만한 충분한 음식을 구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는지, 식사를 거른 적이 있는지, 또는 공공·민간 차원의 식품 지원을 받은 적이 있는지를 조사했다. 그 결과 2025년 10월과 2026년 2월 사이에 이 같은 상황에 처했다고 답한 가구 비중이 의미 있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 경제학자들은 “증가 폭은 인종, 연령, 소득, 교육 집단 전반에 걸쳐 대체로 광범위했지만, 비백인, 저소득, 저학력 가구와 자녀가 있는 가구에서 일반적으로 더 컸다”고 밝혔다. 여기서 말하는 식량 불안(food insecurity)은 단순한 식비 부담을 넘어, 충분하고 안정적으로 음식을 확보하지 못하는 상태를 뜻하며, 미국에서는 가계의 경제적 압박을 보여주는 핵심 지표로 자주 활용된다.

뉴욕 연은은 저소득층에서 나타난 식량 관련 어려움과 소비자 심리 악화 사이의 ‘연관성’이, 실물 경제 지표가 더 나은 그림을 보여주는 시점에 왜 최근 소비자 신뢰가 이례적으로 낮은지를 설명할 수 있는 잠재적 이유라고 지적했다. 실물 경제 지표는 고용, 생산, 소득 등 실제 경제활동을 뜻하며, 소비자 심리는 가계가 체감하는 경제 상황을 반영한다는 점에서 둘 사이의 괴리가 주목된다.


■ 커지는 ‘K자형 경제’의 그림자

이번 뉴욕 연은 보고서는 이른바 K자형 경제를 보여주는 일련의 발표 가운데 최신 결과다. K자형 경제는 부유층과 그렇지 않은 계층의 경제적 운명이 서로 다른 방향으로 갈라지는 현상을 말한다. 부유층은 자산 가격 상승, 안정적인 일자리, 낮아진 주택담보대출 비용의 혜택을 받는 반면, 중하위 소득층은 높은 생활비와 금리, 그리고 제한된 정부 지원의 영향으로 더 큰 압박을 받고 있다.

이번 식량 불안 데이터는 뉴욕 연은의 장기 설문조사인 소비자 기대 조사(Survey of Consumer Expectations)에서 나왔다. 이 조사는 주로 인플레이션 기대를 확인하는 지표로 널리 주목받지만, 이번에는 2020년, 2025년, 그리고 2026년 2월 실시된 조사에서 식품 문제에 대한 질문이 포함됐다. 인플레이션 기대는 가계와 기업이 앞으로 물가가 얼마나 오를지 예상하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로, 향후 소비와 금리 전망을 가늠하는 데 중요하다.

보고서는 “K자형 구조의 아래쪽은 중·저소득층 인구의 상당 부분을 반영하며, 이들은 높은 경제적 불확실성과 재정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적었다. 이어 이런 재정 압박은 높은 생활비, 지속적인 인플레이션, 높은 금리로 인한 부담과 함께 신용카드, 자동차 대출, 학자금 대출의 연체율 상승으로도 드러난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미국 경제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던진다. 소비의 상당 부분을 떠받치는 고소득층의 지출 여력이 유지되더라도, 하위 소득층의 식료품·대출 상환 압박이 확대되면 전반적인 소비 회복세는 제한될 수 있다. 특히 식품 가격과 에너지 비용, 금리 수준이 동시에 높게 유지될 경우 가계의 체감 경기는 추가로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

■ 최근 악화된 경제 비관론

최근 몇 달 동안 경제에 대한 비관론은 눈에 띄게 커졌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규모 수입 관세 인상과 중동 전쟁으로 인한 상당한 에너지 충격이 물가 압력을 다시 자극했고, 동시에 향후 경제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도 커졌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소비자들은 고용, 물가, 금리의 향방을 이전보다 더 우려하는 모습이다.

가계는 또한 고용시장이 ‘저채용·저해고(low-hire, low-fire)’ 국면으로 옮겨가면서 추가 압박을 받고 있다. 이는 팬데믹과 그 이후의 시기에 강한 채용세를 보였던 노동시장이 이제는 신규 채용도 적고 해고도 적은 정체 상태로 바뀌었다는 뜻이다. 한국어로 풀어 말하면, 일자리를 새로 구하기도 어렵고 현재 일자리를 잃을 위험은 상대적으로 낮지만, 임금 상승이나 이직 기회도 제한되는 상황이다.

“저소득층의 식량 관련 어려움과 소비자 심리 악화의 연결은, 실물 경제 지표가 비교적 견조하게 보이는 상황에서도 왜 소비자 신뢰가 이례적으로 낮은지 설명할 수 있는 단서가 된다.”

결국 이번 뉴욕 연은 연구는 미국 경제의 겉모습과 체감 사이의 간극을 다시 한 번 드러낸다. 금융시장과 주요 거시지표는 회복력을 보여도, 식비와 대출 상환, 생활비 부담이 누적된 가계에서는 경제 여건이 훨씬 더 냉혹하게 느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격차가 지속되면 향후 미국의 소비 구조, 물가 흐름, 정책 판단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