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 우려 속 캐나다 증시 선물 상승…엔비디아 실적 발표 앞두고 관망세

캐나다 주요 증시를 추종하는 선물지수가 20일 상승세를 보였다. 투자자들이 인공지능 반도체 대장주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를 앞두고 결과를 기다리는 가운데, 인플레이션에 대한 경계심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2026년 5월 20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오전 8시 18분(미 동부시간·ET, GMT 12시 18분) 기준 S&P/TSX 60지수의 표준 선물 계약은 3포인트, 0.2% 오른 수준을 나타냈다. 전날 토론토증권거래소의 S&P/TSX 종합지수는 0.3% 하락한 33,741.24에 마감하며 5월 5일 이후 가장 낮은 종가를 기록했다. 금속광업주와 소비재 재량소비주가 하락을 주도했다. 여기서 재량소비주는 필수재가 아닌 선택적 소비와 관련한 업종을 뜻하며, 경기와 소비심리 변화에 민감하게 움직이는 경우가 많다.


미국 선물도 동반 상승했다. 직전 거래일 뉴욕 증시 주요 지수가 하락 마감한 뒤에도, 미국 주가지수 선물은 반등했다. 시장은 최근 정부채 매도세가 길어지며 압박을 받고 있다. 이는 진행 중인 이란 전쟁이 전 세계적으로 인플레이션을 자극하고, 결국 각국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반영한 것이다.

특히 30년 만기 미국 국채 수익률이 거의 20년 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보지 못한 수준까지 급등했다. 채권 수익률은 일반적으로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므로, 수익률 상승은 채권 가격 하락을 뜻한다. 장기물 국채는 경제 전망과 물가 기대를 가늠하는 지표로도 널리 활용된다. 다만 이날에는 미국 국채 금리가 소폭 하락하며 정부채 시장의 하락세가 일단 멈춘 모습도 나타났다.

“장기 인플레이션 기대는 여전히 고정돼 있지만, 단기 인플레이션 경로는 아직 불확실하다. 시장은 다음 인플레이션 파동이 얼마나 클지를 여전히 가늠하는 중이다.”

BCA 리서치의 애널리스트들은 이같이 진단했다. 시장은 여전히 물가 재가속 가능성과 중앙은행의 대응 강도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다만 중동 정세에서는 긴장 완화 기대도 남아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화요일 저녁 의원들에게 이란 전쟁이 “매우 빨리” 끝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앞서 이번 주, 걸프 지역 3개국의 요청에 따라 이란에 대한 추가 공격 계획을 연기했다고 밝혔다. JD 밴스 부통령 역시 별도 발언에서 테헤란이 합의를 원하고 있다고 낙관적인 톤을 보였다.

로이터는 LSEG와 Kpler의 해운 데이터를 인용해, 중국 국적의 초대형 유조선 2척이 수요일 호르무즈 해협을 빠져나갔다고 전했다. 또 한국 국적의 초대형 원유 운반선 Universal Winner도 이란 남부 해안 인근의 좁은 수로를 벗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호르무즈 해협은 중동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로, 이 지역의 통항 차질은 국제 유가와 운송비에 즉각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이번 해협 통과 재개 움직임은 공급 흐름이 더 완화될 수 있다는 기대를 키웠다.

이에 따라 국제유가는 하락했다. 시장은 해협을 통한 공급 차질이 보다 완전히 해소될 수 있다는 낙관론을 반영했다. 에너지 가격은 물가와 운송비 전반에 영향을 주는 만큼, 향후 인플레이션 전망에도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금값은 소폭 상승했다. 현물 금 가격은 올랐지만, 국채 수익률 급등과 달러 강세로 상승 폭은 제한됐다. 높은 차입 비용은 이자를 지급하지 않는 자산인 금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동시에 미국 달러는 6주 만의 고점 부근에서 움직이고 있어, 해외 매수자 입장에서는 금값이 더 비싸질 수 있다.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경로에 대한 추가 단서는 이날 늦게 나올 예정이다. 연준은 4월 회의 의사록을 공개할 예정이며, 시장은 이를 통해 향후 기준금리 방향과 물가 판단의 힌트를 얻으려 하고 있다.


엔비디아 실적 발표가 이번 주 최대 이벤트

중동 이슈를 넘어 이번 주 거래의 가장 큰 분수령은 장 마감 후 발표될 엔비디아의 분기 실적이 될 전망이다. 엔비디아는 첨단 인공지능 모델 개발의 핵심 기술을 제공하는 기업으로, 인공지능 산업 전반을 가늠하는 바로미터로 여겨진다.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아마존 등 대형 기술기업들이 AI 시스템 구동에 필요한 인프라 구축에 대규모 투자를 예고한 만큼, 엔비디아의 실적 기대치도 여전히 매우 높다.

그러나 경쟁 심화에 대한 우려도 있다. 알파벳의 구글과 이커머스 대기업 아마존이 자체 프로세서를 앞세워 경쟁 압력을 키우고 있으며, AI 투자 열풍이 얼마나 지속될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여기에 메모리 반도체 비용 급등도 수익성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엔비디아 주가는 실적 발표를 앞두고 개장 전 거래에서 1.7% 상승했다. 다른 반도체주들은 대체로 보합세를 보였다.

아날로그 디바이시즈는 에임파워 세미컨덕터(Empower Semiconductor)를 약 15억 달러 현금에 인수하기로 했다고 밝힌 뒤 주가가 올랐다. 회사는 이번 인수를 통해 AI 중심 전력관리 사업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반도체 업계에서 전력 효율은 고성능 AI 시스템의 확산과 함께 더욱 중요한 경쟁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한편 이번 주에는 여러 소매업체들도 투자자들의 시선을 받고 있다. 시장은 이란 전쟁이 미국 소비자 행동에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지 확인하려 하고 있다. 대형 할인점 체인 타깃은 연간 매출 성장 전망을 두 배로 높인 뒤 주가가 상승했다. 반면 주택 개보수 업체 로우스는 미국 주택 시장 상황에 대한 경고성 발언 이후 주가가 하락했다. 이는 소비 업종이 경기 둔화, 금리, 주택시장 상황에 얼마나 민감한지 보여주는 대목이다.


시장 전망을 보면, 이번 거래일은 인플레이션 우려, 중동 지정학 리스크, 엔비디아 실적이라는 세 가지 축이 동시에 움직이는 국면이다. 캐나다와 미국 증시는 단기적으로 위험 선호와 안전자산 선호가 교차하는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 특히 엔비디아 실적은 반도체주뿐 아니라 기술주 전반, 나아가 AI 투자 서사의 지속 가능성을 시험하는 이벤트가 될 수 있다. 동시에 국채 수익률과 달러 강세가 유지될 경우 금과 성장주에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어, 시장은 당분간 결과 확인 전까지 변동성 높은 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