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물 ICE 뉴욕 코코아(CCN26)는 이날 112달러(2.95%) 오른 3,907달러 안팎에서 거래됐고, 7월물 ICE 런던 코코아 #7(CAN26)도 77파운드(2.68%) 상승했다.
2026년 5월 19일 바차트(Barchart)의 보도에 따르면, 코코아 가격은 최근 3거래일 동안 6% 급락한 뒤 일부 펀드의 숏커버링이 유입되며 이날 크게 반등했다. 숏커버링은 가격 하락에 베팅한 투자자들이 손실을 줄이기 위해 되사들이는 매수로, 하락장에서는 단기적인 급등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코코아 선물은 초콜릿 원재료 가격을 가늠하는 대표 지표다.
코코아 가격은 지난주 월요일 3.75개월 만의 고점을 기록한 뒤, 공급이 풍부할 것이라는 전망 속에 월요일에는 2주 만의 저점까지 밀렸다. 특히 코트디부아르는 지난 목요일 2025/26시즌 코코아 인도 예상치를 기존 180만~190만 미터톤(MMT)에서 220만 MMT로 상향했다. 이는 기상 여건이 양호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코트디부아르의 공급 확대는 코코아 가격에 하락 압력으로 작용한다. 월요일 기준 코트디부아르의 누적 수출 데이터에 따르면, 현재 마케팅 연도(2025년 10월 1일~2026년 5월 17일) 동안 농가가 항구로 보낸 코코아는 161만 MMT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1.9% 증가했다.
공급이 충분하다는 신호는 가격에 부정적이다. ICE 코코아 재고는 5월 7일 2,668,548포대로 1년 9개월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재고가 늘면 시장에서는 즉각 인도 가능한 물량이 많다는 의미로 해석돼 가격을 압박하기 쉽다. 이와 함께 서아프리카 생산 전망과 글로벌 무역 여건이 시장의 방향성을 좌우하고 있다.
지난주 월요일 코코아 가격이 급등한 배경에는 엘니뇨(El Niño) 기상 패턴 형성 우려도 있었다. 엘니뇨는 동태평양 해수면 온도 상승이 광범위한 기상 변화를 유발하는 현상으로, 서아프리카에 더 덥고 건조한 환경을 초래해 코코아 생산에 타격을 줄 수 있다. 미국 해양대기청(NOAA)은 5월~7월 사이 엘니뇨가 발생할 확률을 82%로 보고 있으며, 이 상태가 연말까지 지속될 가능성은 67%, 이른바 ‘슈퍼 엘니뇨’ 가능성도 제시했다.
코코아 가격은 또한 2026/27년 서아프리카 코코아 작황에 대한 초기 조사에서 코코아 나무의 cherelle formation이 평균 이하로 나타난 점에서도 지지를 받고 있다. cherelle는 코코아 나무에 형성되는 어린 꼬투리로, 결실이 약하면 향후 주요 수확기인 10월 시작 작황의 전망이 어두워진다는 의미다. 한국 독자에게는 다소 생소할 수 있으나, 이는 사실상 미래 수확량을 가늠하는 초기 지표로 이해할 수 있다.
수요 측면에서는 초콜릿 소비가 아직 버티고 있다는 신호가 가격을 떠받치고 있다. 허쉬(Hershey)와 몬델레즈 인터내셔널(Mondelez International)의 최근 실적은 시장 예상보다 양호했고, 높은 가격에도 소비자 초콜릿 수요가 완전히 꺾이지 않았음을 보여줬다. 다만 시장 전반의 수요 둔화 신호도 존재한다. Circana는 4월 14일 북미 지역의 3월 22일까지 13주간 초콜릿 캔디 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1.3% 감소했다고 밝혔다.
글로벌 잉여 공급이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 역시 코코아 가격에는 우호적이다. 스톤엑스(StoneX)는 4월 29일 2026/27년 세계 코코아 잉여분 전망을 기존 267,000MT에서 149,000MT로 낮췄고, 2025/26년 전망도 287,000MT에서 247,000MT로 하향했다. 이는 예상된 엘니뇨로 인한 서아프리카 작황 위험을 반영한 것이다.
또한 호르무즈 해협의 장기적 폐쇄는 글로벌 코코아 공급망에도 부담을 주고 있다. 해협이 막히면 비료 공급이 줄고 해상운임, 보험료, 연료비가 상승해 코코아 수입 비용이 높아진다. 코코아는 원산지에서 항만으로 이동한 뒤 해상 운송을 거쳐 각국 제과업체로 공급되기 때문에, 물류비 상승은 최종 가격에도 파급될 수 있다.
반면 글로벌 코코아 수요는 여전히 약세 요인이다. 전미제과협회(National Confectioners Association)는 4월 23일 북미의 1분기 코코아 분쇄량이 전년 동기 대비 3.8% 감소한 106,087MT라고 밝혔다. 유럽코코아협회(European Cocoa Association)도 1분기 유럽 분쇄량이 7.8% 감소한 325,895MT로, 예상 감소폭인 6%보다 더 컸고 17년 만에 가장 낮은 1분기 수치라고 발표했다. 다만 아시아코코아협회(Cocoa Association of Asia)는 1분기 아시아 분쇄량이 오히려 5.2% 증가한 223,503MT로, 시장이 예상한 6.7% 감소와는 반대 흐름을 보였다고 전했다.
세계 5위 코코아 생산국인 나이지리아의 공급 축소도 가격에는 지지 요인이다. 블룸버그는 화요일 나이지리아의 3월 코코아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35% 감소한 18,052MT였다고 보도했다. 나이지리아 코코아협회는 2025/26시즌 생산량이 전년 대비 11% 감소한 305,000MT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2024/25 작황의 344,000MT 전망치보다 낮은 수준이다.
서아프리카의 최근 강우도 코트디부아르와 가나의 가뭄 우려를 완화하기에는 충분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프리카 홍수·가뭄 모니터에 따르면 3월 29일 기준 코트디부아르의 절반 이상과 가나의 약 3분의 2가 가뭄 상태에 놓여 있었다. 이 지역은 세계 코코아 생산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핵심 산지다.
지난달 가나는 2025/26 재배 시즌에 농가에 지급하는 공식 코코아 가격을 거의 30% 인하했고, 코트디부아르도 이달 시작한 중간 수확기에 적용될 농가 지급액을 57% 낮추겠다고 밝혔다. 코코아 농가 수취가격 하락은 생산 유인과 공급량에도 영향을 줄 수 있어 중장기적으로 시장 불안 요인으로 해석된다.
다만 강세 재료도 여전히 남아 있다. 코트디부아르는 2025/26년 자국 코코아 생산이 전년 대비 10.8% 감소한 165만 MMT로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라보뱅크(Rabobank)도 2월 10일 세계 코코아 잉여분 전망을 250,000MT로 낮췄고, 이는 11월 전망치 328,000MT보다 줄어든 수치다. 공급 부족 우려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반대로, 코코아 시장에 약세 신호를 던진 기관도 있다. 국제코코아기구(ICCO)는 3월 2일 2024/25년 세계 코코아 잉여분 추정치를 49,000MT에서 75,000MT로 상향했다. 이는 4년 만의 첫 흑자이며, ICCO는 같은 기간 세계 코코아 생산이 전년 대비 8.4% 증가한 470만 MMT로 추정했다. 공급 회복 기대는 가격 상승세를 제한하는 핵심 변수로 남아 있다.
시장 분석상 코코아 가격은 단기적으로는 숏커버링에 따른 급반등이 가능하지만, 중기적으로는 서아프리카 기상 리스크, 재고 수준, 가공 수요, 글로벌 물류비가 동시에 작용하는 국면에 놓여 있다. 특히 코트디부아르와 가나의 생산 전망, 그리고 북미와 유럽의 분쇄량 둔화 여부가 향후 선물가격의 방향을 가를 핵심 지표로 평가된다. 코코아 가격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초콜릿 제조업체의 원가 부담과 최종 소비자 가격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