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회담서 반도체 수출 통제 논의 없었다…美 무역대표부 그리어 “주요 의제 아니었다”

미국과 중국이 워싱턴의 대중 반도체 수출 통제를 두고 심도 있는 논의를 하지 않았다고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밝혔다.

2026년 5월 15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그리어 대표는 14일(현지시간) 블룸버그 TV 인터뷰에서 “이것은 양자 회담의 주요 의제가 아니었다. 회담에서 반도체 수출 통제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양자 회담은 두 나라가 서로 마주 앉아 진행하는 공식 협의를 뜻한다. 이번 발언은 미·중 정상급 대화에서 반도체 문제가 핵심 쟁점이 될 수 있다는 관측에 일정한 선을 그은 것으로 해석된다.

그리어 대표는 또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젠슨 황이 중국과 회사 관련 논의를 했다고 전했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설명하지 않았다. 그는 엔비디아 칩을 구매할지 여부는 중국이 결정할 사안이라고 덧붙였다. 엔비디아는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의 핵심 기업으로, 미국의 대중 기술 통제 정책과 가장 직접적으로 연결된 업체 가운데 하나다.

이 같은 발언은 로이터통신이 같은 날 엔비디아(NASDAQ:NVDA)가 두 번째로 강력한 인공지능 칩인 H200을 중국 내 10개 회사에 판매할 수 있도록 승인받았지만, 아직 실제 판매는 이뤄지지 않았다고 보도한 이후 나왔다. H200은 고성능 AI 연산에 쓰이는 칩으로, 미국의 수출 규제 체계 아래에서 중국향 판매 여부가 민감한 사안으로 분류된다. 일반적으로 수출 통제는 특정 기술이나 장비의 해외 이전을 정부가 제한하는 조치로, 국가안보와 산업 경쟁력 관리가 핵심 배경이다.

그리어 대표는 반도체 외에도 중국이 미국산 농산물, 특히 대규모 농산물 구매를 더 확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는 베이징이 대두 구매 약속을 이행하고 있다고도 밝혔다. 대두는 콩의 한 종류로, 미국 농업 수출에서 중국이 가장 중요한 구매처 중 하나로 꼽힌다. 따라서 중국의 농산물 구매 확대 여부는 미·중 무역 관계에서 반도체 못지않게 중요한 협상 카드로 여겨진다.

그는 또한 중국이 회담 과정에서 대만 문제를 가장 큰 초점으로 삼고 있다고 시사했지만, 그 사안이 무역 협상 전반으로 번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리어 대표는 “대만 문제가 상무회담으로 번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회담에서 반도체 수출 통제는 주요 의제가 아니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14일 베이징에서 양자 회담을 가졌으며, 15일에도 추가 대화를 이어갈 예정이다. 구체적인 논의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미·중 관계에 대해 낙관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중국 방문에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젠슨 황 엔비디아 CEO, 팀 쿡 애플 CEO 등 미국의 주요 기업인들이 동행했다. 특히 황 CEO의 동행은 미국이 대중 반도체 수출 통제를 더 완화할 수 있다는 기대를 키웠다. 미국은 지난해에도 중국이 최첨단 인공지능 기술을 확보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관련 통제를 강화한 바 있다.

중국은 이러한 조치를 대체로 비판해 왔으며, 인공지능 개발에서 더 큰 자립을 추진해 왔다. 최근에는 딥시크를 비롯한 여러 주요 AI 개발업체가 화웨이 칩을 기반으로 최신 모델을 개발하는 모습이 확인됐다. 이는 미국산 첨단 반도체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려는 중국의 전략이 실제 개발 현장에서 구현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번 발언은 미·중 반도체 갈등이 단기간에 완화 국면으로 접어들기보다, 농산물·대만·AI 기술 경쟁 등 여러 의제가 병렬적으로 관리되는 국면에 가깝다는 점을 시사한다. 시장의 관점에서 보면 엔비디아를 비롯한 AI 반도체 관련 종목은 여전히 정책 변수에 민감할 수밖에 없으며, 중국향 판매 허용 범위가 넓어질지 여부는 향후 주가와 매출 기대를 좌우하는 핵심 요인으로 남을 전망이다. 반면 중국의 농산물 구매 확대가 확인될 경우 미국 농업 부문에는 긍정적 신호가 될 수 있으나, 기술 통제와 안보 이슈가 해소되지 않는 한 전반적인 미·중 관계 개선을 단정하기는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