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발—법무부가 제롬 파월(Jerome Powell)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에 대한 수사를 중단한다고 워싱턴 연방법무관 지닌 피로(Jeanine Pirro)가 금요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번 결정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연준 의장으로 지명한 케빈 워시(Kevin Warsh)의 상원 인준을 가로막아온 주요 장애물을 제거하는 효과가 있다.
2026년 4월 27일, 로이터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피로 연방법무관은 당초 연준 본부 건물 리노베이션 비용 초과와 관련해 진행했던 조사를 종료하기로 결정했으며, 대신 연준의 내부 감시 기구인 감사관실(Office of Inspector General, OIG)에 비용 초과 문제에 대한 검토를 의뢰했다고 말했다. 감사관실은 이미 파월 의장이 지난해 검토를 요청한 이후 해당 프로젝트를 조사해오고 있다.
“감사관은 연방준비제를 미국 납세자에게 책임을 지게 할 권한을 가지고 있다”고 피로는 소셜미디어에 쓴 글에서 밝혔다. “나는 종합적인 보고서가 조속히 나올 것으로 기대하며, 그 결과가 이 사무실이 소환장을 발부한 원인에 대한 의문을 영구적으로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
수사 중단 배경과 법원 판결
이번 파월 수사는 연준 건물 개보수 비용과 파월이 지난 해 의회에 한 진술을 중심으로 진행돼 왔다. 그러나 연방 판사는 지난달 연준 이사회를 상대로 한 소환장을 중단시켰다. 제임스 보스버그(James Boasberg) 연방지방법원장은 검찰이 파월 의장을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에 굴복시키거나 금리를 급격히 인하하도록 압박하려는 부당한 목적으로 소환장을 발부했다고 판단했다. 보스버그 판사는 검사들이 파월이 범죄를 저질렀다는 “사실상 증거가 전무하다“고 지적했다.
피로는 최근까지도 수사를 계속하고 판결에 대해 항소할 의지를 표명했으나(법무부 변호사들은 아직 법원에 항소장을 제출하지 않았다), 이번 결정으로 당장의 형사 절차는 일단 멈추게 되었다. 피로는 2억5천만 달러 규모로 알려진 프로젝트에서 비용 초과 보고가 수사를 정당화할 만한 근거가 되었다고 주장해왔다.
상원 인준에 미치는 영향
노스캐롤라이나주의 공화당 상원의원 톰 틸리스(Thom Tillis)는 그간 워시의 인준을 보류해왔다. 틸리스는 파월에 대한 수사가 종결될 때까지 워시를 지지하지 않겠다고 밝혔으며, 이에 따라 워시의 인준 절차는 사실상 정체돼 있었다. 틸리스 측 대변인은 금요일 즉각적인 논평을 내지 않았지만, 해당 청문회에서 틸리스는 법무부가 파월 수사를 중단하면 워시를 지지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
상원 은행위원회 위원장인 사우스캐롤라이나주의 공화당 상원의원 팀 스콧(Tim Scott)은 금요일 감사관실에 향후 90일 이내에 조사 결과를 상원 은행위원회에 보고해 달라고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준 대변인은 논평을 거부했고, 백악관 대변인은 감사관실이 “문제의 진상을 밝히기에 가장 적절한 기구”라며 상원이 워시를 인준할 것이라 자신한다고 말했다.
파월의 입장과 향후 절차
이번 결정으로 워시의 상원 인준 통과 가능성은 높아졌으며, 파월의 의장직 임기가 종료되는 5월 15일까지 인준이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그러나 이 결정이 파월 자신이 연준 이사직을 사임하는데 충분한 조건인지는 불분명하다. 파월은 지난달 “투명성과 최종성이 확보된 조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이사회에서 물러날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 피로는 감사관실의 조사 결과에 따라 필요하면 수사를 재개할 수 있다고 밝혔다.
감사관실의 조사 및 비용 관련 세부사항
연준의 현재 건물 개보수 예산은 24억6천만 달러로, 이는 2020년에 책정한 원래 예산보다 약 11억 달러가량 초과된 수치다. 연준 예산 문서에 따르면, 초과분 대부분은 팬데믹 이후 인플레이션 급등에 따른 자재와 인건비 상승 때문이다. 감사관실 대변인은 금요일 이 사무실이 2025년 7월부터 해당 리노베이션 프로젝트를 검토해 왔으며 “상당한 비용 증가와 초과 지출을 포함해 검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감사관실은 이미 해당 공사에 대해 두 차례의 공개 감사보고서를 발간했다. 2021년 3월 발간된 첫 보고서는 프로젝트 관리 개선을 권고했고, 2022년 2월 발간된 두 번째 보고서는 변경 절차가 “대체로 효과적”이라고 평가했다. 감사관실은 현재 검토를 마무리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작업 중이며, 결과를 공개하고 의회에 보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수사 공개와 정치적 배경
파월은 해당 수사가 존재함을 1월에 공개하면서 이 조치가 트럼프 전 대통령이 통화정책에 영향을 미치기 위한 구실이라고 비판하는 비디오 성명을 냈다. 트럼프는 여러 달 동안 파월을 향해 금리를 빠르게 인하하라고 압박해 왔으며, 리노베이션 프로젝트 수사도 공개적으로 지지했다. 트럼프는 파월을 향해 “멍청이(numbskull)“, “대실패자(major loser)“, “매우 무능(very incompetent)” 등 강한 표현을 사용했으며, 보스버그 판사는 이러한 발언을 소환장 무효화 판결의 근거 중 하나로 인용했다.
용어 설명
본 기사에서 사용된 주요 용어의 의미는 다음과 같다. 소환장(subpoena)은 법원이 증인 또는 기관에 특정 문서 제출이나 출석을 명령하는 법적 문서다. 감사관실(Inspector General, OIG)은 연방 기관 내부의 공금 사용, 절차 준수, 부패 여부 등을 독립적으로 점검하는 내부 감사기구다. 이 사건에서 감사관실의 조사는 주로 예산 집행과 프로젝트 관리 절차의 적정성, 비용 상승 원인 등을 확인하는 데 초점이 있다.
전문적 분석 및 전망
이번 수사 중단 결정은 단기적으로 워시의 상원 인준 가능성을 높여 연준의 지도부 교체 시한인 5월 중순 전후에 인사 문제가 마무리될 가능성을 제기한다. 그러나 감사관실의 최종 보고서 결과와 상원 내 추가 정치적 논의에 따라 불확실성은 여전히 남는다. 금융시장 관점에서는 연준 의사결정 과정의 정치적 리스크가 완화되면 단기적인 변동성 경감과 함께 국채금리와 달러화의 안정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반대로 감사 결과가 연준 관리 운영상의 중대한 문제를 지적할 경우 연준의 독립성 논란이 재점화되면서 채권·주식·외환 시장에서 변동성이 확대될 우려가 있다.
또한 워시의 인준 여부는 향후 통화정책 스탠스에 대한 시장의 기대를 재형성할 가능성이 있다. 워시는 연준의 정책 결정 과정에서 규범과 절차를 중시하는 인사로 알려져 있어, 그의 인준은 시장 참여자들에게 통화정책의 예측 가능성을 일부 회복시킬 수 있다. 반면 파월이 조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이사회에 잔류하려는 의사를 밝힌 점은 의사결정의 연속성 측면에서는 긍정적이나, 정치적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결론
법무부의 이번 조치는 당장의 형사적 추궁을 일시적으로 중단시키고 연준 내부의 감사절차를 통해 문제의 본질을 규명하도록 절차를 이관했다. 향후 90일 내외에 나올 감사관실의 조사 결과와 상원의 대응 방식이야말로 워시의 인준과 연준의 향후 리더십 구조, 더 나아가 단기 금융시장 변동성의 핵심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본 보도는 앤드류 가우즈워드(Andrew Goudsward), 하워드 슈나이더(Howard Schneider), 앤 사피르(Ann Saphir)의 로이터 보도를 기반으로 작성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