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외교장관 이슬라마바드 잠시 재방문…트럼프는 ‘전화로 통화 가능’이라며 특사 파견 취소

이란 외교장관 아바스 아라크치가 2026년 4월 말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를 잠시 재방문한 뒤 모스크바로 향했다. 이번 방문은 이란과 미국 간 교착 상태에 빠진 휴전 협상을 재가동하려는 파키스탄의 정치·군부 중재 노력 속에서 이뤄졌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아라크치는 파키스탄 군 수뇌부와의 면담을 포함해 이슬라마바드에서 파키스탄 총참모장 아심 무니르(Asim Munir)와의 접촉이 확인됐다.

2026년 4월 26일, CNBC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아라크치는 전날 늦게 파키스탄을 떠나면서 이슬라마바드에서 예정된 2차 회담에 관한 혼선이 발생했으나 곧바로 재귀국해 다시 회담에 참여한 뒤 모스크바로 이동했다고 이란 국영 매체들이 전했다. 아라크치는 그 직전에 전략적 요충지인 호르무즈 해협 반대편에서 중재를 해온 오만에도 머물렀다.

백악관은 지난주 스티브 윗코프(Steve Witkoff)와 자레드 쿠슈너(Jared Kushner)를 이슬라마바드에 파견하겠다고 발표했으나, 아라크치가 토요일에 떠난 직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진전을 보지 못했다며 이 임무를 취소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4월 26일 일요일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원하면 우리는 통화할 수 있다. 하지만 사람들을 보내지 않겠다(If they want, we can talk but we’re not sending people)”고 말했다. 그는 소셜미디어에서도 “All they have to do is call!!!”이라고 강조했다.

“All they have to do is call!!!”
“If they want, we can talk but we’re not sending people.”

파키스탄 관리들은 익명을 조건으로 양측 간 간접 대화가 계속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이란은 지난해와 올해 초에 걸친 간접 협상 라운드 이후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을 받았던 전례 때문에 이번에도 직접 회담이 아닌 파키스탄 중재를 통한 간접 협상을 고수하고 있다.


교전 중단과 핵물질 관련 쟁점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4월 7일 양측이 합의한 휴전을 무기한 연장했다고 발표했다. 이 휴전은 2월 28일 미국·이스라엘의 공동 공습으로 촉발된 전쟁을 대부분 중단시켰으나, 영구적 합의는 여전히 요원하다. 전쟁은 수천 명의 인명 피해를 냈고 세계 경제에 충격을 주고 있다.

협상에서 핵심 쟁점은 이란이 보유한 농축 우라늄의 상태다. 유엔 핵감시기구(IAEA)에 따르면 테헤란은 60% 순도로 농축된 우라늄 440킬로그램(약 972파운드)을 보유하고 있는데, 이는 무기급 수준으로 넘어가기 전의 짧은 기술적 단계라는 점에서 논쟁의 중심에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개적으로 이란이 핵무기를 보유하지 않는 것을 협상의 조건으로 분명히 했다.


호르무즈 해협과 해상 통행, 통행료 제안

이번 중재의 핵심 현안 중 하나는 호르무즈 해협(Strait of Hormuz)을 둘러싼 대치다. 호르무즈 해협은 평시 전 세계 원유의 약 5분의 1(20%)이 지나는 전략적 해로로, 이란은 이 해협을 통한 선박 통행을 제한하고 있으며 미국은 이란 항구에 대한 봉쇄를 집행하고 있다. 지역 관계자에 따르면 이란은 오만에 대해 이 해협을 지나는 선박으로부터 통행료를 징수하는 메커니즘을 지지해 달라고 설득하려 하고 있다. 오만의 공식 입장은 즉시 확인되지 않았다.

중재에 관여한 관계자는 이란이 새로운 협상 라운드를 시작하기 전에 미국의 봉쇄 조치를 해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파키스탄이 주도하는 중재진은 양국 간의 상당한 격차를 좁히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용어 설명

호르무즈 해협은 페르시아만과 오만만을 연결하는 좁은 수로로, 지정학적으로 매우 중요한 해상 경로이다. 세계 원유 공급의 상당 부분이 이 해협을 통과하기 때문에 이 지역에서의 군사적 긴장이나 운항 제한은 국제유가와 물류, 에너지 안보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친다. 또한 농축 우라늄의 농도(예: 60%)는 핵무기 제조에 필요한 순도에 근접할수록 군사적 전환 가능성이 커지는 기술적 척도로 사용된다. 60%는 상업용 발전 연료(약 3–5% 농축)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군사적 위협과 긴장 지속

양측은 군사적 위협도 계속하고 있다. 이란 합동군사지휘부는 토요일 성명에서 “미국이 해상 봉쇄, 강탈, 해적행위 등 공격적 군사행동을 계속하면 강력한 대응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해협에서 기뢰를 설치할 수 있는 소형 선박에 대해 군에 “사격·제거(shoot and kill)” 명령을 내린 바 있다.

아라크치는 일요일 카타르 및 사우디아라비아의 외교 당국자들과도 전화통화를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인명 피해와 지역적 파급

전쟁 발발 이후 집계된 인명 피해는 심각한 수준이다. 보도에 따르면 이란에서 최소 3,375명이 사망했고 레바논에서는 최소 2,509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에서는 최소 23명이 희생됐고, 걸프 아랍국가들에서는 십수 명이 추가로 사망했다. 추가 피해로 레바논에서의 이스라엘 병사 15명, 지역에서의 미군 병력 13명, 남레바논의 유엔 평화유지군 6명이 사망했다. 이와 동시에 이스라엘과 이란을 지원하는 레바논 무장단체 헤즈볼라 간의 또 다른 휴전도 3주 연장됐다. 헤즈볼라는 워싱턴이 중재하는 외교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


경제적 영향 및 시장 전망

분석가들은 전쟁 발발 두 달여 만에 경제적 후폭풍이 심화되고 있다고 평가한다. 호르무즈 해협의 사실상 폐쇄 상황은 원유, 액화천연가스(LNG), 비료 등 글로벌 공급망의 운송을 방해해 상품 가격과 해상 운임, 보험료에 상승 압력을 가하고 있다. 시장 참가자들은 이미 유가와 선박 보험료 상승, 공급망 불안정에 따른 제조 및 농산물 가격 변동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

시장 영향의 구체적 방향성에 대해서는 다양한 시나리오가 제시된다. 중동 지역의 무력 충돌이 장기화될 경우 국제 원유시장에서는 단기적으로 공급 우려가 확대되어 유가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휴전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항로 봉쇄가 해제될 경우에는 보험료와 운임이 점진적으로 안정되며 유가 상승 압력은 완화될 수 있다. 금융시장과 원자재시장은 불확실성으로 인해 변동성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경제적 파급은 단기적으로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국가들과 제조·농업 공급망에 더 크게 나타날 전망이다. 특히 유럽과 아시아의 에너지 수입국들은 대체 공급선 확보와 비축 물량 관리, 보험·운송비 증대에 따른 수입물가 상승을 경계해야 한다. 해운 업계는 항로 우회와 이에 따른 추가 연료비, 선박 운항 시간 증가로 비용 상승이 불가피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중재 진전과 향후 일정

파키스탄의 중재 노력은 아직 진전 가능성을 남겨두고 있다. 파키스탄 내부 관계자들과 중재에 관여한 인사들은 간접 대화가 지속되고 있으며, 협상은 인내와 점진적 신뢰 구축을 필요로 한다고 전했다. 독립적 파키스탄 정치분석가 시엣 모하마드 알리(Syed Mohammad Ali)는 이번 지연을 실패로 보아서는 안 된다고 언급하면서 “휴전은 유지되고 있으며 양측 모두 국내적으로 역효과를 내지 않는 방식으로 갈등을 끝내려는 의지를 가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향후 관건은 미국의 봉쇄 해제 여부, 호르무즈 해협 통행 규칙의 합의, 그리고 핵물질 관리·검증 방안 등 구체적 안전장치의 마련이다. 이러한 쟁점들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져야만 보다 포괄적이고 영구적인 평화 합의로 나아갈 수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의 협상 진행 상황이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