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 주지사, 대형 데이터센터 신규 승인 일시중단 법안 거부…주 차원의 첫 모라토리엄 성사 불발

미국 메인주(州)의 민주당 소속 재닛 밀스(Janet Mills) 주지사가 대규모 신규 데이터센터에 대한 승인 동결(모라토리엄)을 도입하려던 법안을 거부했다. 이 법안은 전력 소비가 많은 데이터센터에 대한 지역사회의 반발이 커지는 가운데 제정될 경우 미국 주(州) 단위로는 처음으로 대형 데이터센터의 건설을 일시 중단하는 조치가 될 예정이었다.

2026년 4월 24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해당 법안은 서명되어 발효되었을 경우 전력 수요가 20메가와트(MW)를 초과하는 데이터센터에 대해 승인을 2027년 10월까지 잠정적으로 중단하도록 규정하고 있었다. 동시에 주정부가 임명한 위원회가 이들 시설이 지역 전력망, 전기요금, 대기 및 수질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밀스 주지사는 메인주 의회에 보낸 서한에서 모라토리엄 자체의 필요성은 지지하지만 이번 법안은 특정 사업을 예외로 두지 않아 서명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특히 밀스 주지사는 제이(Town of Jay) 마을에서 진행 중인 데이터센터 사업에 대한 예외 규정이 포함되어 있지 않은 점을 거부 사유로 들었다.

“모라토리엄은 다른 주들에서 대규모 데이터센터가 환경과 전기요금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할 때 적절하다. 그러나 이 법안의 최종 버전은 지역 사회와 지역 전반에서 강한 지지를 받고 있는 제이 마을의 특정 사업을 허용하지 않는다.”

해당 지역에서는 2023년 보일러 폭발로 인해 앤드로스코긴(Androscoggin) 제지 공장이 가동을 중단하면서 수백 개의 일자리가 사라진 바 있다. 밀스 주지사는 그 부지에 들어설 예정인 $5억5천만(약 6천억 원) 규모의 데이터센터 건설이 건설 일자리 800여 개와 최소 100여 개의 고임금 상시직을 창출하고, 제이 마을에 재산세 수입을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결정은 정치 지도자들이 직면한 복잡한 선택을 보여준다. 즉, 데이터센터가 초래할 수 있는 환경 영향과 가계 전기요금 상승 우려를 어떻게 완화할 것인지와, 동시에 수백만 달러 규모의 민간투자와 세수 증대, 지역 고용 창출 간의 균형을 어떻게 맞출 것인지의 문제다.

밀스 주지사는 별도로 행정명령을 통해 메인주 내 데이터센터의 영향을 조사할 위원회를 구성할 계획이라고 밝히고, 데이터센터 사업을 메인주의 비즈니스 개발 세제 인센티브 프로그램에서 제외하는 법안에는 서명했다고 발표했다.

한편, 미국의 주요 기술 기업들은 인공지능(AI) 연산 수요를 감당하기 위한 데이터센터에 대해 올해에만 6천억 달러(> $600 billion) 이상을 투자하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이러한 대규모 투자는 미국 경제에 단기적으로는 건설경기와 설비투자를 촉진하는 효과를 가져왔으며, 1990년대 후반의 통신(텔레콤) 붐 이후 최대 규모의 기업 투자 확대로 평가된다.

그러나 데이터센터의 대규모 확장에 대한 반발도 커지고 있다. 최소 11개 주가 데이터센터 개발을 중단하거나 규제하는 법안을 검토 중이며, 일부 주에서는 개발을 제한하는 방향의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반면 트럼프 행정부는 주정부가 AI를 규제하는 데 관여하지 말라는 압박을 가하고 있다.

전력 요금 상승 우려를 완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워싱턴에서는 지난달 백악관에서 대형 기술기업들이 자발적인 서약에 서명하도록 해 데이터센터 가동을 위한 신규 발전설비 비용을 기업들이 부담하겠다는 약속을 이끌어냈다. 이러한 자발적 합의는 주(州) 차원의 규제 대신 민간의 투자로 전력 인프라 부담을 전환하려는 시도로 읽힌다.

또한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과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즈 하원의원 등 일부 진보 성향의 연방 의원들은 의회가 AI 안전 관련 법안을 통과시킬 때까지 모든 데이터센터 건설을 중단하도록 요구하는 법안을 발의한 상태다.


용어 설명 및 배경

데이터센터(Data Center)는 서버, 스토리지, 네트워크 장비 등을 집적하여 클라우드 서비스·AI 연산·웹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시설을 말한다. 이러한 시설은 대량의 전력을 소비하고 냉각을 위한 추가 에너지가 필요하여 지역 전력망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메가와트(MW)는 전력의 단위로, 1메가와트는 1,000킬로와트에 해당한다.

모라토리엄(Moratorium)은 특정 기간 동안 행정·법적 행위를 일시 정지하는 조치를 뜻한다. 이 경우에는 신규 대형 데이터센터에 대한 승인(허가)을 잠정 중단하는 것을 의미한다.

비즈니스 개발 세제 인센티브는 주정부가 기업 유치 및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제공하는 세금 감면·환급·보조금 등을 포함하는 프로그램이다. 메인주는 이번에 데이터센터를 해당 인센티브 프로그램에서 배제하는 법안에 서명했다.


전문가 분석 및 향후 파급 효과

정책적 관점에서 이번 거부는 지역 경제와 에너지 정책 사이의 이해관계 충돌을 잘 보여준다. 단기적으로는 제이 마을의 $5억5천만 규모 프로젝트가 취소되거나 지연될 경우 해당 지역의 고용과 재정에 즉각적인 타격이 예상된다. 건설 일자리 800여 개와 상시직 100여 개의 기대 효과가 축소될 수 있으며, 재산세 기반의 지방재정 확충 계획도 불확실해진다.

반면 중장기적으로는 대규모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가 지역 전력망에 추가적인 부하를 주면 가정용 전기요금과 산업용 전기요금 모두 인상 압력을 받을 수 있다. 특히 전력망 확충과 신규 발전설비(예: 천연가스 발전소, 재생에너지+에너지저장장치 등)를 병행하지 않으면 전력 공급 불안정성이 커질 위험이 있다. 워싱턴의 기업 자발 서약은 이러한 비용 부담을 기업으로 이전하려는 시도로, 실효성은 계약 조건과 발전 설비의 구축 속도에 달려 있다.

투자 유치 측면에서는 주정부의 규제 불확실성이 커질 경우 일부 기업이 투자 계획을 재검토하거나 다른 주로 이전할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엄격한 규제는 지역사회의 환경·생활환경 보호 요구를 반영하는 것이며, 재생에너지 전환과 전력망 현대화 계획을 병행하는 정책 패키지가 마련될 때 갈등을 완화할 수 있다.

금융·부동산 시장 관점에서는 대형 데이터센터 프로젝트가 지역 상업용 부동산 가치와 관련 서비스업(물류·숙박·식음료·유틸리티) 수요를 끌어올릴 수 있다. 그러나 동시에 전력 인프라 비용 전가와 환경 규제 위험이 투자수익률 불확실성과 맞물려 자본비용을 증가시킬 수 있다. 따라서 주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인센티브 제공과 규제 관리를 병행하면서 전력망 확충 계획, 재생에너지 조달 전략, 지역 주민의 수용성을 확보할 구체적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


정리

메인 주지사의 이번 거부권 행사는 데이터센터 확장과 관련한 사회적, 경제적, 환경적 쟁점이 복합적으로 얽힌 문제임을 보여준다. 주정부는 행정명령을 통한 조사위원회 구성과 세제 인센티브 배제 등 추가 조치를 통해 균형을 모색하고자 하나, 향후 연방 차원의 규제 논의와 주(州)별 입법 동향, 그리고 기업의 투자 결정이 어떻게 전개되는지에 따라 지역 경제와 전력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가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