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국제화 나선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취임…위기 경험의 ‘대담한 통화 체계 개편’ 추진

서울에서 취재한 결과, 신현송 신임 한국은행 총재가 이달 한국은행의 수장 자리에 오르면서 원화를 글로벌 통화로 육성하려는 포부를 밝히고 있다. 그는 자본 흐름을 급격히 뒤흔들지 않으면서도 원화의 사용 범위를 해외로 확장하는 대담한 개편을 추진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2026년 4월 21일, 로이터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신 총재는 취임사에서 원화의 국제화를 “우리 경제의 위상에 걸맞는 통화 인프라를 재구축하는 중요한 과제”로 규정했다. 신 총재는 과거 2010년 대통령 자문역으로 근무할 당시 자신이 설계에 관여했던 원화를 보호하는 장치들을 해체 또는 재편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신현송(66)은 국제적으로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사전에 경고한 인물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는 1968년 이후 40년 이상 해외에서 학문과 정책 경력을 쌓았고, 옥스퍼드와 프린스턴에서의 학업을 거쳐 스위스 바젤에 본부를 둔 국제결제은행(BIS)에서 10년 이상 근무했다. BIS는 흔히 ‘중앙은행의 중앙은행’으로 불리며 금융안정과 시스템 리스크 관련 조언을 제공하는 기관이다.

신 총재의 취임사 중 일부: “원화의 국제화는 우리 경제의 위상에 걸맞는 통화 인프라를 구축하는 중요한 과제이다.”

신 총재는 구체적 방안으로 외환시장의 24시간 거래 추진과 오프쇼어(역외) 원화 결제 체계 구축을 제시했다. 이는 기업과 투자자가 한국의 경계를 넘어 원화를 결제 통화로 쓸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려는 조치다. 다만 이런 변화는 역외 투자자 간 원화 거래에 대한 현행 규제를 완화하는 것을 전제로 할 수 있으며, 이는 투기적 변동을 막기 위해 설계된 기존의 통제 장치들을 조정해야 함을 의미한다.

배경과 도전 요인

현 시점에서 원화의 국제화 시도는 여러 도전 요인을 안고 있다. 원화는 달러당 약 1,500원 수준으로 17년 만의 저점에 머물러 있고, 국제 유가 상승은 물가 상승 압력을 높이고 있다. 또한 인구 감소에 따른 노동력 축소는 중장기 성장 잠재력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러한 경제·구조적 약점은 통화 국제화 작업을 복잡하게 만든다.

경제연구기관 피나클(Pinnacle Economic Research Institute)의 장재철 연구원은 “중국조차 위안화 국제화에 어려움을 겪는 현실을 보면 현실적으로 도전적인 과제“라며 신 총재의 목표 달성이 쉽지 않음을 지적했다. 다만 장 연구원은 “신 총재가 국제적으로 폭넓은 네트워크를 보유했다는 점은 큰 강점“이라고 평가했다.

신 총재의 글로벌 네트워크와 평판

신 총재는 BIS 근무 이후 각국 중앙은행 총재와 금융안정분야에서 긴밀히 교류해 왔고, 호주중앙은행 총재 미셸 불록(Michele Bullock)은 그를 “냉정하고 조용한 권위를 가진 인물로, 논의에서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한다“고 평가했다. 또한 전 한국거래소 이사장 손병두는 1990년대 말 브라운 대학 박사과정 시절부터 신 총재의 학문적 업적과 국제적 주목도를 회고하며 그의 영향력을 언급했다.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MIT) 경제학자 스티븐 모리스는 신 총재가 국제사회와 한국 학계 양쪽에서 모두 통합된 인물이었다고 회고했다. 모리스는 신 총재의 문화적 자부심과 국제적 네트워크가 동시에 작동했다고 평가했다.

역사적 맥락과 개인적 배경

신 총재는 2009년 프린스턴에서 귀국해 이명박 정부 시절 대통령 요청으로 경제팀에 참여했다. 당시 한국은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로 어려움을 겪고 있었고, 손 전 이사장은 신 총재가 금융안정을 회복하는 데 중추적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그 결과 국제통화기금(IMF)은 한국의 거시건전성 정책을 모범 사례로 인정한 바 있다.

또한 신 총재의 가계 배경은 상징성이 크다. 그의 부친 신병화는 1957년 한국의 전후 최초 외환보유액을 집계하는 데 관여했으며 당시 수치는 $207만 미만이었다. 그 이후 외환보유액은 약 2,000배 성장해 2026년 3월 기준 세계 12위 규모가 되었다. 이런 점은 한 세대 만에 축적된 대외방어력과 그 수혜자가 이제는 이를 일부 해체하는 과제를 맡게 되었다는 아이러니를 낳는다.

용어 해설

BIS(국제결제은행)는 중앙은행 간 협의와 국제금융안정 방안을 연구·조정하는 기구로, 글로벌 통화정책과 결제체계 관련 권고를 제공한다. MSCI는 글로벌 주가지수 제공업체로 국가 분류(예: 선진국·신흥국)와 관련한 지수 편입 여부는 외국인 투자 유입에 큰 영향을 미친다. 오프쇼어(역외) 원화 결제는 해외 금융시장·은행에서 원화를 직접 결제·청산할 수 있게 하는 시스템을 뜻하며, 이는 통화의 국제화에 필수적이다.

정책적 함의 및 시장 영향 전망

정책적으로 원화 국제화는 단기적으론 자본유출·유입의 변동성을 증가시킬 수 있다. 특히 역외 거래 규제를 완화할 경우 외국인 단기 투기성 자금의 유입으로 원화 가치가 단기적으로 높은 변동성을 보일 수 있다. 반면 장기적으로는 결제 통화로서의 채택 확대, 외환시장 깊이(유동성) 증가, 해외 투자자들의 원화 기반 금융상품 확산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이는 한국의 자본시장 성숙도 향상과 함께 MSCI의 선진시장(Developed Market) 재분류에 긍정적 신호로 작용할 수 있다.

MSCI의 선진시장 편입은 외국인 포트폴리오 자금의 구조적 유입을 유도할 수 있으며, 이는 장기 금리 하락 압력과 원화 강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다만 이러한 변화가 실현되기 위해서는 외환시장 규제 완화, 결제 인프라 확충, 금융감독과 거시건전성 정책의 정교한 조율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자본유출·유입이 급격히 반복되어 시장 불안정을 초래할 위험이 있다.

향후 관전 포인트

첫째, 한국은행과 정부의 정책조정 속도와 강도다. 원화 국제화 관련 제도 개편은 단계적으로 시행될 가능성이 높으며, 이에 대한 시장의 반응과 중앙은행의 비상대응 여력 확보가 핵심이다. 둘째, 글로벌 금리·달러 흐름과 국제 유가 등 외부 충격이다. 셋째, MSCI 등 국제지수 제공기관의 평가와 외국인 포지셔닝 변화다. 마지막으로, 국내 거시건전성 장치(예: 거주자·비거주자 간 거래 규제, 파생상품 규제 등)의 보강 여부가 중요하다.


결론

신현송 총재의 취임과 원화 국제화 시도는 한국 금융체계의 다음 단계로의 전환을 모색하는 의미 있는 정책 실험이다. 그의 국제적 신뢰도와 네트워크는 장점으로 작용할 수 있으나, 현재의 취약한 대내외 여건과 구조적 과제는 안전한 전환을 위해 보다 세심한 정책 설계와 점진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