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전쟁, IMF 회의 개막 앞두고 세계 경제에 부담 가중

런던발이란 전쟁이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여러 국가가 에너지 가격 급등에 대응하기 위한 긴급 지원책을 잇따라 발표하거나 국제사회의 지원을 호소하고 있다. 이번 분쟁은 코로나19 팬데믹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이은 세계 경제를 흔드는 세 번째 대규모 충격으로 평가된다.

2026년 4월 13일, 로이터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사안은 워싱턴에서 열리는 국제통화기금(IMF) 재무당국자 회의에서 핵심 의제로 다뤄질 전망이다. 로이터 통신 보도는 마크 존(Mark John)의 기사에 근거해 전하며 이번 주 IMF 회의에는 세계 각국 재무·금융 책임자들이 참가해 향후 경제정책과 위기 대응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지금의 긴장은 호르무즈 해협(Strait of Hormuz)의 봉쇄 또는 통항 지연 가능성에서 비롯됐다. 지난 주말 미국과 이란 간 협상 결렬로 취해져 있던 미약한 정전(ceasefire) 기대도 더욱 불투명해졌다. 이로 인해 원유 수송 차질 가능성이 커지면서 국제 유가와 물가, 교역 흐름에 미칠 파장이 확대되고 있다.

IMF와 세계은행(World Bank)은 이미 이번 전쟁으로 인해 글로벌 성장 전망을 하향 조정하고 인플레이션 전망은 상향 조정할 것이라고 신호를 보냈다. 특히 신흥시장과 개발도상국들이 신용과 재정적 제약, 외환시장 불안에 취약해 이번 충격의 영향을 크게 받을 것으로 진단됐다.

아프리카 최대 산유국인 나이지리아는 연료비 상승에 대응하기 위해 더 큰 국제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4월 13일 밝히면서도, 원유 가격 상승이 수출수익(외환 수입)을 늘려 일부 긍정적 효과도 발생하고 있음을 언급했다.

“이 충격은 전환점에서 발생했으며 물가 상승 압력을 심화시켜 가계의 생활비를 올리고 있다”고 재무장관 왈레 에둔(Wale Edun)이 이번 주 워싱턴 회의에 앞서 성명을 통해 말했다.

에둔 장관은 분쟁 시작 이후 국내 휘발유 가격이 50% 이상, 디젤 가격은 70% 이상 급등했다고 밝히며, 이번 충격이 2023년에 시작된 경제 안정화 및 성장 회복 노력을 흔들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충격에 대응하는 각국의 정책

에너지 공급 차질의 여파는 거의 모든 국가에 전이되고 있다. 지난 2월 28일 전쟁이 촉발된 이후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에너지 수송이 중단되거나 지연되면서 전례 없는 공급 혼란이 발생했고, 수십여 개국 정부는 에너지 절약 조치 또는 소비자 보호를 위한 지원책을 발표했다.

독일은 당초 지원 요청에 소극적이었으나 4월 13일 연료세 인하 등을 통해 소비자와 기업을 대상으로 총 16억 유로(약 19억 달러) 규모의 연료가격 경감책을 합의했다고 밝혔다. 프리드리히 메르츠(Friedrich Merz)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이 전쟁이 우리 국내에서 겪고 있는 문제의 근본 원인”이라고 말했다.

스웨덴 정부도 연료세 인하와 전기 보조금 확대를 포함한 약 8억 2,500만 달러 규모의 긴급 패키지를 발표했다.

“가계에 닥친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고 재무장관 엘리자베스 스반테손(Elisabeth Svantesson)이 기자들에게 말했다.

영국에서는 재무장관 레이첼 리브스(Rachel Reeves)가 이번 주 후반에 높은 에너지 비용으로 어려움을 겪는 기업 지원 방안을 제시할 예정이다. 리브스 장관은 일요신문에 기고한 칼럼에서 영국 제조업체들이 오랜 기간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에너지 가격에 직면해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총리 키어 스타머(Keir Starmer)는 영국의 대유럽 행보 재정렬 계획을 설명하면서 전 세계 분쟁 상황을 거론하며 “우리는 거대한 충돌과 큰 불확실성의 시대에 살고 있으며, 영국의 국익은 유럽과의 더 강하고 밀접한 관계에 있다”고 BBC 라디오에서 말했다.


중앙은행 정책의 난제

이번 전쟁은 중앙은행들의 정책 운용에도 큰 변수를 제공하고 있다.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지는 가운데 경제성장 둔화 가능성도 동시에 제기되어 정책 당국은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 우려를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 스태그플레이션은 성장 둔화(또는 정체)와 높은 인플레이션이 동시에 발생하는 상태를 뜻한다.

유럽중앙은행(ECB) 부총재 루이스 데 기운도스(Luis de Guindos)는 4월 13일 “ECB의 금리 인상 여부는 상승하는 원유 가격이 광범위한 경제 물가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달려 있다”고 말해 향후 통화정책 결정의 불확실성을 시사했다.

일본은행(BOJ) 정책 결정자들도 이달 말 회의를 앞두고 선택지를 열어두고 있으나, 이전에 강하게 점쳐졌던 금리 인상 가능성은 점차 희박해지는 모습이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용어 설명

호르무즈 해협(Strait of Hormuz)은 페르시아만과 오만만을 연결하는 좁은 해협으로, 세계 원유 수송량 중 상당 부분이 이 해협을 통해 이동한다. 따라서 이 지역에서의 군사적 긴장이나 통항 차단은 곧바로 국제 유가와 공급망에 큰 영향을 미친다.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은 경제성장이 둔화되거나 정체된 상태에서 물가가 지속적으로 오르는 현상으로, 전통적인 통화정책으로 대응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정책당국에 큰 도전이 된다. 통상 금리를 올리면 인플레이션을 억제할 수 있으나 성장 둔화를 심화시킬 수 있고, 금리를 낮추면 경기 활성화에는 도움이 되나 물가 통제가 어려워진다.


전망과 정책적 시사점

단기적으로는 원유 수송 불안과 지정학적 리스크가 지속될 경우 국제유가는 추가 상승 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이는 수입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국가들의 물가와 재정 부담을 증대시키고, 교역 조건 악화로 경상수지 압박을 초래할 수 있다. 특히 외환보유액이 취약하고 수입 의존도가 큰 신흥국·개도국들은 통화 약세와 자본유출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크다.

정책적 대응은 크게 세 축으로 요약된다. 첫째, 단기적으로는 취약 계층과 에너지 집약 산업에 대한 선별적 재정지원과 세제 완화를 통해 생활비 충격을 완화해야 한다. 둘째, 중기적으로는 에너지 다변화와 비화석연료 전환을 촉진하는 구조적 투자를 확대해 외부 충격에 대한 회복력을 높여야 한다. 셋째, 중앙은행들은 인플레이션 억제와 성장 지원 사이에서 보다 정교한 커뮤니케이션 정책과 유연한 수단 조합을 마련해야 한다.

금융시장 관점에서는 투자자들이 지정학적 불확실성 확대에 따라 안전자산으로의 이동을 지속할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국채금리·환율·주가의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 기업들은 에너지 비용의 불확실성에 대비해 헤지(hedge) 전략을 강화하고 비용 구조를 재점검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이란 전쟁은 단순한 지역 분쟁을 넘어 세계 경제의 회복 궤도와 통화정책 방향을 재설정할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IMF와 세계은행의 전망치 조정, 각국의 긴급 재정지원, 중앙은행의 정책 기조 변화 등 일련의 움직임은 앞으로 수개월간 글로벌 거시 환경의 주요 변수가 될 것이다. 정책당국과 시장참여자들은 단기적인 충격 흡수와 함께 중장기적인 구조적 대책을 병행해야 한다.

기사 작성: Mark John, 로이터통신 보도 내용을 한국어로 번역·정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