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국 프라이빗 크레딧 유입 사상 최고치 기록…GPCA 자료, 2025년 223억 달러 유입

프라이빗 크레딧(private credit)이 신흥국 시장으로 대거 유입되며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고 글로벌 사모자본 업계 단체가 밝혔다. 은행들의 대출 여건이 악화되고 전통적 ‘안전자산’ 시장이 흔들리자 투자자들이 대체 자금 공급처를 모색한 결과로 해석된다.

2026년 2월 25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업계 단체인 Global Private Capital Association(GPCA)이 25일 공개한 자료에서 프라이빗 크레딧의 신흥국 유입이 지난해 $22.3억 달러(약 223억 달러)로 집계되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 수치는 2016년의 이전 기록보다 거의 40% 높은 수준이다.

GPCA가 집계한 전체 프라이빗 캐피탈(private capital)의 신흥국 투자 규모는 $150.3억 달러로 전년 대비 33% 증가했다. GPCA는 개발도상국에서 자산을 운용하는 투자자들을 대표하는 단체로, 회원들이 관리하는 자산 규모는 2조 달러 이상이다. 집계 항목에는 프라이빗 크레딧, 프라이빗 에쿼티(사모주식), 벤처캐피탈, 인프라·천연자원 펀드 등이 포함되어 있다.

데이터의 주요 숫자와 점유율은 다음과 같다. 프라이빗 크레딧의 비중은 해당 총액에서 14%로 늘어난 반면, 벤처캐피탈의 비중은 24%로 4년 연속 감소했다. 또한 전체 투자 중 거의 4분의 1이 인프라 프로젝트에 투입됐으며, 이 중 인도만 약 $8.8억 달러를 차지했다.

“일반 은행 대출로 충분히 서비스되지 못하는 많은 기업들이 있다. 이들은 대안적 자금원을 찾고 있다.”
— 제프 슐라핀스키(Jeff Schlapinski), GPCA 리서치 매니징 디렉터

슈라핀스키는 특히 에너지와 디지털 인프라 분야에서 프라이빗 크레딧에 대한 수요가 전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GPCA의 분석은 반환(Return) 여건이 서구권 프로젝트에서 압박을 받는 가운데 투자자들이 신흥국으로 ‘프라이빗 크레딧’을 전환하는 현상을 엿볼 수 있게 한다.

글로벌 맥락도 함께 제시됐다. 국제결제은행(BIS)은 전 세계 프라이빗 크레딧 시장 규모가 $1.2조 달러를 이미 초과한 것으로 추정한다. 다만 신흥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여전히 낮아 전 세계 프라이빗 크레딧의 10% 미만 수준이다.

또한 전체 프라이빗 캐피탈 자금은 대형 프로젝트로 집중되면서 거래 건수는 총지출의 큰 증가에도 불구하고 10% 감소했다. GPCA는 이 거래 건수 감소의 일부는 중국과 동남아시아에서의 벤처캐피탈 활동 축소에 기인한다고 분석했다.

중국 시장의 변화에 대해 슐라핀스키는 현지 자본의 비중 증가를 강조했다. GPCA 자료에 따르면 중국에 대한 프라이빗 캐피탈 지출은 4년 연속 감소해 $29.7억 달러로 집계됐으며, 이는 2021년 수준보다 거의 75% 낮은 수준이다. 그는 중국이 점점 더 지역화(localized)되는 시장으로 변화하고 있으며, 정부의 유도와 지역 펀드·투자자가 생태계의 중요한 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반도체, 하드웨어, 전기차 등 국가 전략적 우선순위에 부합하는 분야에 국내 자본의 지원을 점점 더 장려하고 있다.”
— 제프 슐라핀스키


용어 설명

프라이빗 크레딧(private credit)은 은행을 통하지 않고 사모(Private) 형태로 기업·프로젝트에 제공되는 대출 및 신용 제공을 의미한다. 전통적 은행 대출보다 구조화된 조건, 더 높은 수익률, 더 복잡한 담보·계약 조항을 가지는 경우가 많다. 프라이빗 캐피탈(private capital)은 이러한 프라이빗 크레딧을 포함해 사모주식(프라이빗 에쿼티), 벤처캐피탈, 인프라·천연자원 펀드 등을 아우르는 개념이다.

GPCA(Global Private Capital Association)는 개발도상국에 투자하는 사모자본 투자자들을 대표하는 업계 단체로, 관련 데이터와 동향 분석을 제공한다. BIS(국제결제은행)는 중앙은행 간 협의체이자 글로벌 금융안정성에 관한 연구·자료를 제공하는 기관이다.


정책·시장 영향 분석

프라이빗 크레딧의 신흥국 유입 확대는 다음과 같은 구조적·단기적 파급 효과를 가질 가능성이 크다.

첫째, 은행 대출이 위축된 상황에서 프라이빗 크레딧은 인프라·에너지·디지털 전환 프로젝트에 필수적 자금을 공급해 프로젝트 실행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특히 신흥국의 대규모 인프라 수요를 고려하면 민간 대체금융의 역할은 확대될 전망이다.

둘째, 위험·수익 프로필의 변화다. 프라이빗 크레딧은 통상 고정금리 또는 변동금리에 근거한 금융 상품으로, 신용 위험이 은행 대출보다 높은 경우가 있어 채무불이행(default)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동반된다. 신흥국의 정치·환율·유동성 위험을 고려하면 투자자의 리스크 프리미엄이 커질 수 있고, 이는 차입 비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셋째, 자본 흐름의 지역화 및 정책적 대응이다. 중국 사례에서 보듯, 각국 정부는 전략 산업에 대해 국내 자본의 참여를 장려하며 외국 자본에 대한 유인·규제 조합을 통해 자금 유입을 관리할 가능성이 있다. 이는 장기적으로 외국인 자금의 유입 패턴을 변화시켜 현지 금융생태계의 재편을 촉발할 수 있다.

넷째, 글로벌 금리·수익률 환경과의 연계다. 서구권 프로젝트의 기대수익률이 압박받을 때 투자자들은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을 제공하는 신흥국 채권·대출로 이동한다. 이는 신흥국 프로젝트의 자본조달 여건을 개선시키지만, 동시에 신흥국시장의 과열과 자산 버블 위험도 배제할 수 없다.

정리하면, GPCA의 이번 자료는 프라이빗 크레딧이 신흥국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음을 보여주며, 이는 실물 인프라 투자 촉진·금융구조 변화·정책적 대응을 불러올 가능성이 있다. 투자자는 높은 수익 기회와 함께 정치·환율·신용 리스크를 면밀히 평가해야 하며, 정책 입안자들은 외국 자본 유입에 대한 감독과 현지 금융시장 안정 방안을 함께 마련할 필요가 있다.

주: 본문에 인용된 금액과 통계는 GPCA와 BIS가 공개한 자료를 기반으로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