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와(로이터) — 캐나다 중앙은행(Bank of Canada, BoC) 통화정책위원회(Governing Council)는 10월 29일 기준금리 결정에 앞서, 연간 물가 상승률의 ‘울퉁불퉁한(choppy)’ 흐름을 일시적 변동으로 간주하고, 근원적 물가 지표에 더 큰 비중을 두어 추세를 판단하기로 합의했음이 의사록에서 확인됐다고 밝혔다.
2025년 11월 12일,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위원들은 이러한 접근이 총(헤드라인) 인플레이션의 방향성을 파악하는 데 더 유효한 신호를 제공할 것이라고 결론지었다고 의사록은 전했다. 이는 단기 교란 요인을 걸러내고 지속성 있는 물가 압력을 가늠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중앙은행은 전달에 기준금리를 25bp(0.25%p) 인하해 2.25%로 조정했다. 당시 BoC는 통화정책이 침체 국면의 경기를 완전히 떠받칠 수는 없다는 점을 들어, 당분간 추가 인하가 어려울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의사록에 따르면, 위원들은 전년의 판매세 감면(sales tax breaks)과 소비자 탄소세 폐지의 잔존 효과로 인해 전년동기 대비 물가율의 변동이 불가피하게 커질 것임을 인정했다. 이에 대해 의사록은 다음과 같이 밝혔다.
“위원들은 이러한 출렁임(choppiness)을 일시적 노이즈로 보고, 총인플레이션 추세를 가리키는 근원적 인플레이션 지표를 주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캐나다의 9월 연간 물가상승률은 2.4%로 상승했다. 이는 주로 휘발유 가격의 전년 대비 하락폭이 줄어든 영향이 컸다고 의사록은 설명했다.
BoC는 향후 2년 동안 인플레이션이 대체로 2% 수준, 즉 목표 범위 1%~3%의 중간값에 머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 금리는 중앙은행이 보는 중립 범위의 하단에 위치해 있으며, 이는 경제에 다소 완화적(stimulative)으로 작용한다고 평가됐다.
정책 여력과 대응 의지
의사록은 “현재 여건에서 통화정책이 경기 지원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한계에 근접했다”는 데 위원들이 의견을 같이했다고 전했다. 티프 맥클렘(Tiff Macklem) 총재는 금리 발표 직후, 경제가 실질적으로 더 약화할 경우 대응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은행이 금리 인하를 단행한 배경에는 인플레이션 안정화 가능성에 대한 판단이 핵심 요인으로 작용했다. 다만, 인하 시점을 두고서는 위원 간 견해차가 일부 존재했다는 설명이다.
의사록은 또, 잉여 공급(초과공급)의 지속, 노동시장 약세, 하반기 성장세 둔화, 그리고 물가가 목표에 근접한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을 감안할 때, 10월 인하의 논거가 더욱 설득력 있었다고 덧붙였다.
대외 불확실성과 노동시장
위원들은 미국발 관세와 무역 불확실성이 기업의 의사결정을 여전히 위축시키는 가운데, 노동시장 약세가 지속 및 확산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다만, 이민 억제 조치로 인구 증가율 둔화가 진행되면, 현 고용 수준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일자리 수가 줄어들 수 있다는 점도 함께 인정했다. 이는 인력 수요와 공급의 균형점이 인구 동학 변화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용어와 맥락 설명
근원적 인플레이션 지표란, 판매세나 에너지 등 단기에 크게 출렁이는 요인을 걸러내고 물가의 기저 흐름을 파악하려는 측정치를 뜻한다. 의사록에서 말하는 ‘choppy(출렁이는)’ 물가란, 정책 변화나 일회성 세제 같은 요인 탓에 전년대비 수치가 들쑥날쑥해지는 현상을 지칭한다.
중립 금리 범위는 경기 과열도 위축도 유발하지 않는, 경제에 중립적인 금리 구간을 의미한다. 금리가 이 범위의 하단에 있으면 일반적으로 완화적 성격이 강해진다. 또한 bp(basis point)는 금리의 최소 단위를 나타내며, 1bp = 0.01%p, 25bp = 0.25%p를 뜻한다.
정책 신호의 의미
이번 의사록은 BoC가 일시변동을 배제한 물가 추세를 핵심 나침반으로 삼아, 데이터 기반으로 완화 정도를 미세 조정하려는 의지를 재확인한 것으로 해석된다. 세제 조치와 규제 변화가 만들 ‘기저효과’로 연간 물가율이 출렁이더라도, 정책은 근원 압력의 진폭과 방향을 우선 점검하겠다는 메시지다.
아울러 정책 여력의 한계를 명시한 대목은, 단기적으로는 추가 인하의 문턱이 높아졌음을 시사한다. 동시에 총재의 발언처럼 경기 하방 위험이 현실화될 경우에는 신속한 대응 가능성을 열어두었다는 점에서, 조건부 유연성을 강조한 커뮤니케이션이라 볼 수 있다.
리스크와 점검 포인트
의사록은 대외 불확실성과 노동시장 약세의 확산을 잠재 리스크로 제시했다. 특히 기업 투자와 고용 계획을 제약하는 관세·무역 변수가 지속될 경우, 완화적 정책의 파급력이 제한될 수 있음을 내포한다. 반면, 인구 증가 둔화가 동시에 진행되면 필요 고용량 자체가 낮아져, 표면적 고용지표의 해석이 달라질 수 있다.
결국 정책 판단의 관건은, 근원 물가 압력의 지속성과 수요·공급의 괴리가 시간 경과에 따라 어떻게 수렴하는가에 달려 있다. BoC는 이번 의사록을 통해 단발성 요인에 흔들리지 않는 일관적 프레임을 천명함으로써, 정책 예측 가능성을 높이려는 의도를 드러냈다.
핵심 인용
의사록 발췌:
“위원들은 이러한 출렁임을 감안하지 않고(look through) 근원 인플레이션 지표를 지켜보며 총인플레이션의 추세를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요약하면, 캐나다 중앙은행은 세제와 규제 변화로 인한 기저효과를 정책 판단에서 필터링하고, 근원 지표에 의존해 인플레이션 안정을 지켜보겠다는 방침을 확고히 했다. 동시에 완화적 환경의 유지와 위기 시 신속 대응이라는 두 축을 병행하겠다는 의지가 의사록 전반에 반영돼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