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해협 봉쇄 우려에 원유·휘발유 급등…공급 차질 현실화 위기

미국산 WTI 6월물은 4월 22일(현지시간) 종가 기준으로 전일 대비 +3.29달러(+3.67%) 상승했으며, 6월 RBOB 휘발유 선물도 같은 날 종가 기준으로 +0.1201달러(+3.84%) 올랐다. 원유와 휘발유 가격은 수요일에 급등했고, 휘발유의 경우 3주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에너지 가격 급등은 미·이란 평화회담 취소와 이로 인한 호르무즈 해협 폐쇄로 글로벌 공급망이 교란된 영향이 크다. 수요일 발표된 미 에너지정보청(EIA)의 주간 재고 보고서는 원유와 정제유에 대해 혼재된 신호를 내놓았다.

2026년 4월 23일, Barchart의 보도에 따르면, 이날 원유 가격 상승은 미·이란 전쟁의 격화 우려가 커진 데 따른 것이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선박 2척을 나포했고, 영국 해군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의 소형 무장함정이 다른 화물선 2척을 향해 발포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사건들은 해상 운송의 안전을 위협하며 유가에 즉각적인 상승 압력을 가했다.

주요 사안: 페르시아만 산유국들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현지 저장 탱크가 포화상태에 이르며 생산을 약 6%가량 감축한 상태다. 미국은 지난 월요일부터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해 이란 항구로 향하거나 이란 항구에서 출발한 모든 선박에 대해 봉쇄 조치(blockade)를 시작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기사 인용문 기준)은 금요일에 “해협에서의 미 해군 봉쇄는 합의가 완전히 도출될 때까지 완전 가동 상태로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와 액화천연가스(LNG) 수송의 약 5분의 1이 지나는 전략적 요충지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지난 월요일 발표에서 약 1,300만 배럴/일(bpd) 규모의 글로벌 원유 공급이 이란 전쟁과 호르무즈 해협 폐쇄로 인해 차단되었다고 평가했다. IEA는 또한 분쟁 과정에서 80개 이상의 에너지 시설이 피해를 입었으며, 복구에는 최대 2년이 걸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 같은 공급 차질 우려는 시장에 지정학적 리스크 프리미엄을 부여하고 있다.

한편, 약세 요인도 존재한다. OPEC+은 4월 5일 발표에서 5월에 약 206,000 bpd의 원유 증산을 밝힌 바 있으나, 중동 산유국들이 전쟁으로 생산을 감축하고 있는 현실을 고려할 때 이 증산 계획은 실현 가능성이 낮아지고 있다. OPEC+는 2024년 초에 단행한 220만 bpd의 감산분을 단계적으로 복구하려 하고 있으나, 현재까지 827,000 bpd의 복구 잔여분이 남아 있다. 또한 OPEC의 3월 원유 생산은 -756만 bpd 감소해 35년 만의 저수준인 2,205만 bpd를 기록했다.

시장 모니터링 업체인 Vortexa는 4월 17일로 끝난 주(week ended April 17)에 7일 이상 정박 중인 유조선에 저장된 원유가 전주 대비 +11% 증가해 1억 1,589만 배럴에 달했다고 보고했다. 이는 선박 대기(漂泊) 재고의 증가를 의미하며, 지상 저장 탱크 포화와 맞물려 공급 여력 축소를 시사한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관련해서는 최근 제네바에서 미국 중재로 열린 회의가 조기 종료됐다. 우크라이나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가 전쟁을 지연시키고 있다고 비난했고,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영토 문제(territorial issue)가 해결되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장기적 타결 가능성이 낮다고 밝혔다.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제재 및 수출 제한은 여전히 유효하며, 이는 공급을 더욱 긴축시키는 요인이다.

우크라이나의 드론·미사일 공격은 최근 9개월 동안 최소 28개의 러시아 정유시설을 타격해 러시아의 정제 능력을 저하시키고 세계 공급을 줄였다. 또한 11월 말 이후 발트해에서 최소 6척의 유조선이 드론·미사일 공격을 받았고, 미국 및 유럽연합의 새로운 대러시아 제재는 러시아의 석유 회사, 인프라, 유조선에 대한 수출을 제한하고 있다.

수요일 발표된 미국 EIA 주간 보고서는 원유·제품별로 혼재된 결과를 내놨다. 긍정적(강세) 신호로는 휘발유 재고가 -457만 배럴 감소해 예상(-200만 배럴)보다 큰 감소를 보였고, 증류유(디스틸레이트) 재고는 -340만 배럴로 예상(-180만 배럴)보다 큰 감소를 기록했다. 반면 부정적(약세) 요인으로는 원유 재고가 예기치 않게 +193만 배럴 증가해 2년 9개월 만의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고, WTI 인도지점인 커싱(Cushing)의 원유 재고도 +80.6만 배럴 늘었다.

EIA는 4월 17일을 기준으로 (1) 미국 원유 재고가 계절적 5년 평균 대비 +2.8% 높고, (2) 휘발유 재고는 -0.1%로 평균 이하이며, (3) 증류유 재고는 -7.5%로 평균을 크게 밑돈다고 집계했다. 미국의 원유 생산은 4월 17일로 끝난 주에 전주 대비 -0.1% 감소해 1,358.5만 bpd를 기록했으며, 이는 11월 7일 기록한 최고치 1,386.2만 bpd보다 다소 낮은 수준이다.

정유 및 탐사·생산 활동을 가늠하는 지표인 베이커휴즈(Baker Hughes)의 리그 카운트는 4월 17일로 끝난 주에 미국 내 가동중인 유정시추 rig 수가 -1대 감소해 410대가 되었다고 보고했다. 이는 4.25년 만의 저점인 406대(지난해 12월 19일 주)에 근접한 수치이며, 2022년 12월의 627대에서 크게 줄어든 흐름을 반영한다.


용어와 배경 설명

RBOB는 ‘Reformulated Blendstock for Oxygenate Blending’의 약어로, 미국 동부 지역에서 거래되는 휘발유 선물을 의미한다. bpd는 ‘barrels per day'(배럴/일)의 약자로 하루당 원유 생산 또는 수송량을 나타낸다. 커싱(Cushing)은 미국 오클라호마에 위치한 원유 저장·거래의 허브로, WTI 선물의 인도지점이다. 증류유(distillate)는 경유·난방유 등 원유 정제 과정에서 얻는 제품을 통칭한다. 기관 약자인 EIA는 미국 에너지정보청(United States Energy Information Administration), IEA는 국제에너지기구(International Energy Agency)를 뜻한다. OPEC+는 OPEC 회원국과 러시아 등 비회원 산유국들의 협의체를 의미하며, 세계 원유 공급에 큰 영향을 미친다.


전문적 분석 및 향후 전망

이번 사태는 단기간 내에 유가에 강한 상방 압력을 가할 가능성이 높다. 첫째,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인한 실제 물리적 공급 차단은 즉각적이고 명확한 공급 감소로 이어지며, 전 세계 원유·LNG 수송의 약 20%가 영향을 받는 점에서 공급 충격의 범위가 크다. 둘째, IEA가 제시한 1,300만 bpd 차단이라는 수치와 지역 저장시설 포화로 인한 생산 감축(약 6%)은 단기적으로 수요 대비 공급 부족을 심화시킬 가능성이 높다. 셋째, OPEC+의 증산 계획(5월 206,000 bpd)은 분쟁 상황에서 실현되기 어려워 보이며, 이미 OPEC의 생산량이 3월에 큰 폭으로 줄어든 점은 추가적인 공급 여유가 제한적임을 시사한다.

재고 측면에서는 EIA의 원유 재고 증가(+193만 배럴)가 일시적으로 가격 상승을 제약할 수 있으나, 휘발유와 증류유 재고의 큰 폭 감소는 정제마진과 지역 연료가격을 끌어올릴 소지가 크다. 또한 커싱 재고 증가와 선박 대기 재고의 동시 증가는 수송 병목 및 저장 용량 부족을 반영하므로, 물리적 이동이 재개될 때까지 가격의 변동성이 확대될 전망이다.

금융시장 관점에서는 지정학적 리스크가 금융투자자들에게 안전자산 회피보다는 원유와 에너지 섹터에 대한 포지셔닝을 유도할 가능성이 있다. 이는 정유사 및 통상적 에너지 기업의 단기적으로는 마진·수익성 개선을 가져오나, 운송비·보험료 상승 등 비용요인이 뒤따를 수 있다. 정책적 대응으로는 주요 소비국의 전략비축유(SPR) 방출 논의 및 대체 수송로 확보, 비(非)중동 증산 유도 등이 있지만, 단기간에 이를 통해 현재의 공급 차질을 완전히 상쇄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결론적으로, 호르무즈 해협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글로벌 연료 가격 상승과 공급 불안정은 지속될 가능성이 크며, 단기적으로는 유가의 추가 상승과 시장 변동성 확대가 예상된다. 투자자·정책결정자·산업 관계자들은 해협 상황의 전개, 지역 생산설비 복구 여부, OPEC+의 정책 변화, 주요국 전략비축유 방출 여부를 주의 깊게 관찰할 필요가 있다.


취재·자료 Barchart, IEA, EIA, Vortexa, Baker Hughes 보고서 및 공개 발표 자료 종합. 기사 작성 시점 저널리즘 원칙에 따라 공개된 수치와 보도를 그대로 인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