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서스, 딜리버리히어로 지분 4.5%를 우버에 약 2억7천만 유로에 매각

네덜란드 투자회사 프로서스(Prosus)가 독일 배달 플랫폼 딜리버리히어로(Delivery Hero)의 지분 4.5%를 미국 차량공유 및 배달기업 우버(Uber)에 매각하기로 합의했다. 이번 거래 소식에 딜리버리히어로 주가는 2% 이상 상승한 반면, 아므스테르담에서 거래되는 프로서스 주가는 큰 변동 없이 횡보했다. 이 거래를 두고 제퍼리스(Jefferies) 등 일부 애널리스트는 당혹감을 표명했다.

2026년 4월 17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프로서스는 딜리버리히어로의 보통주 13,582,342주를 주당 €20에 매각하기로 합의했다. 이는 2026년 4월 16일 기준으로 한 달간의 거래량 가중 평균가격(VWAP)에 비해 약 22%의 프리미엄을 의미하며, 총 거래 대금(총수익)은 약 €270백만(약 2억7천만 유로)으로 집계된다.

해당 매각은 프로서스가 유럽연합(EU)의 규제 조건에 따라 독일 상장 배달업체에 대한 지분을 크게 감축해야 하는 의무의 일환이다. 프로서스는 2025년 8월에 발생한 €41억 규모의 저스트잇테이크어웨이(Just Eat Takeaway.com) 인수가 EU 집행위원회의 승인(구제조치 조건 부과)을 받으며 딜리버리히어로 지분 축소 의무를 수용한 바 있다. 프로서스는 합의된 시한 내에 요구되는 수준으로 지분을 줄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제퍼리스 애널리스트들은 이번 매각의 타이밍과 논리를 강하게 문제제기했다. 제퍼리스는 “우리는 프로서스의 이번 조치에 당혹감을 느낀다”라고 평가하며, 주당 €20이라는 가격이 프로서스의 평균 매입단가보다 낮을 가능성이 크고, EU가 요구한 구제조치 이행 시한은 8월 12일까지여서 아직 시간이 남아 있었다고 지적했다. 또한 딜리버리히어로가 시행 중인 전략적 검토이 완료될 경우 더 나은 가치 평가(밸류에이션)를 받을 여지가 있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규제 측면도 이번 사안의 복잡성을 더한다고 제퍼리스는 밝혔다. EU의 합병 규정(Merger Rules) 변화가 프로서스에게 딜리버리히어로에 대한 완전 인수를 추구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줄 가능성이 나오고 있었는데, 이런 흐름 속에서 우버에 매각한 결정은 더욱 의아하다는 설명이다.

우버는 이번 매입으로 딜리버리히어로 지분을 약 7%로 끌어올리게 된다. 우버는 이전에 2024년 5월에 발생했던 딜리버리히어로의 대규모 증자(주식 1차 발행) 과정에서 약 3%를 취득한 바 있으며, 당시 우버는 딜리버리히어로의 타이완 사업인 푸드판다(Foodpanda Taiwan) 인수 시도도 병행했으나 최종적으로 성사되지 않았다.

“브뤼셀은 미국 기업이 유럽의 기술기업을 소유하는 구도를 점점 더 꺼리기 시작하고 있다.”

제퍼리스는 우버가 딜리버리히어로를 궁극적으로 인수하는 시나리오에 대해서는 중대한 규제 장벽을 언급하며 회의적인 시각을 유지했다. 우버와 딜리버리히어로는 유럽 9개 시장에서 겹치는 사업을 영위하고 있으며, 이 중 8개국이 EU 관할에 해당한다. 이는 프로서스가 딜리버리히어로 지분 27%를 보유한 상태로 저스트잇테이크어웨이를 100% 소유하는 구조가 브뤼셀의 우려를 샀던 배경과 유사한 갈등을 야기할 수 있다.

한편, 딜리버리히어로는 약 70개국에서 영업을 전개하며 탈라밧(Talabat), 글로보(Glovo), 푸드판다(Foodpanda) 등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최근 투자자들로부터의 압박도 커지고 있다. 행동주의 투자자인 앱섹스 매니지먼트(Aspex Management)는 회사 지분을 약 9% 보유하고 있으며, 자산 매각과 포트폴리오 간소화를 촉구하고 있다. 앱섹스는 진전이 없을 경우 경영진 교체까지 추진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금융타임스(FT)는 이번 우버의 지분 매입을 ‘기회주의적(opportunistic) 투자’의 일환으로 보도한 바 있다. 이번 거래는 우버가 자사의 음식배달 사업을 새로운 시장으로 확장하려는 전략의 일환으로 해석되며, 이는 북미 기업들의 유럽 배달 부문에 대한 관심 확대와도 맥을 같이 한다. 지난해 도어대시(DoorDash)의 딜리버리 루(Deliveroo) 인수 사례 등이 유럽 배달 시장의 매물화와 외국 자본 유입의 전형적 예로 거론된다. 현재까지 우버와 딜리버리히어로는 이번 거래에 대해 공개적으로 별도의 논평을 내지 않고 있다.


용어 설명

거래량 가중 평균가격(VWAP)는 일정 기간 동안의 거래량과 가격을 가중 평균하여 산출한 가격 지표로, 기관 투자자들이 평균 매입단가나 매도 기준을 판단할 때 활용한다. 이번 건에서 €20가 1개월 VWAP보다 약 22% 높은 수준이라는 언급은, 단기 시장에서의 프리미엄을 반영한 것이다.

EU의 구제조치(Remedies)는 합병·인수 심사 과정에서 경쟁 제한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내놓는 조건이다. 예컨대 특정 자산의 매각, 경영권 일부 제한, 또는 지분 축소 등이 해당될 수 있다. 프로서스와 저스트잇테이크어웨이 건에서는 이러한 조건에 따라 딜리버리히어로 지분 감축 의무가 부과되었다.


전망 및 시사점

이번 거래의 즉각적 시장 영향은 제한적일 가능성이 크다. 딜리버리히어로가 공개적으로 전략적 검토를 진행 중인 가운데 소수 지분이 기관 간 이동한 것으로, 단기적으로는 주가에 긍정적 모멘텀을 제공했지만 장기적 가치 재평가나 구조적 변화로 이어질지는 불확실하다. 프로서스 입장에서는 규제상 요구되는 지분 축소 의무를 충족시키는 것이 우선적 과제였을 가능성이 높다. 만약 프로서스가 매입 평균단가보다 낮은 가격에 일부 지분을 매각했다면, 이는 재무적 손실을 수반할 수 있지만 규제상 시한을 맞추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으로 해석될 여지도 있다.

우버의 관점에서는 유럽 내 입지를 강화하고, 딜리버리히어로의 전략적 선택 과정에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했다는 점이 의미있다. 다만 제퍼리스가 지적한 것처럼 광범위한 시장 겹침과 EU 규제의 엄격성은 우버가 딜리버리히어로를 완전 인수하는 시나리오에 큰 제약으로 남아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유럽 배달시장의 구조조정 가능성이 지속될 전망이다. 행동주의 투자자들의 압박, 사업단순화 요구, 그리고 미국계 플랫폼의 전략적 투자 등은 통합·재편의 동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유럽 규제당국의 태도 변화와 합병 규칙의 해석은 이러한 거래의 향방을 결정짓는 핵심 변수다. 투자자와 시장 참여자들은 향후 딜리버리히어로의 전략적 검토 결과, 프로서스의 추가 지분 매각 계획, 그리고 EU의 규제 대응을 주의 깊게 관찰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