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갈등으로 연료와 비료 비용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가운데, 미국 농민들에게 앞으로 “매우 좋은 일들”이 있을 것이라고 말하며 농업 부문 달래기에 나섰다.
2026년 6월 6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블룸버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위스콘신주 치페와 폴스(Chippewa Falls)의 옥수수 및 대두 농장에서 열린 원탁회의에서 이같이 언급했다고 전했다. 그는 농민들이 앞으로 몇 달 안에 비용 부담이 줄어들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입력비용(input costs) 상승을 완화하기 위해 행정부가 검토 중인 구체적인 대책은 제시하지 않았다.
입력비용은 농민이 생산을 위해 지출하는 연료, 비료, 종자, 장비 유지비 등을 뜻한다. 특히 이번 사안에서는 연료와 비료 가격이 핵심 부담으로 지목된다. 중동 분쟁과 연동된 공급 차질이 세계 에너지 및 비료 시장에 압력을 주면서, 농가의 운영비는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농업 생산의 기반이 되는 원자재 가격이 흔들릴 경우 수확량보다도 먼저 수익성이 훼손될 수 있어, 현장의 체감 부담은 더 크다는 점이 문제로 꼽힌다.
호르무즈 해협은 원유와 비료 선적의 핵심 경로로, 지정학적 긴장이 집중되는 지점이다. 중동 해역의 불안이 장기화될 경우 물류 지연과 운임 상승이 이어질 수 있어, 미국을 포함한 글로벌 농업·에너지 시장 전반에 파급 효과가 커질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상황이 해소되면 에너지 가격도 하락할 것이라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그는 최근의 유가와 비료 가격 급등을 “인위적”이라고 표현하며, 행정부가 이를 상쇄할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방문은 행정부가 중서부 농민의 지지를 유지하려는 가운데 이뤄졌다. 중서부는 미국 대선과 의회 정치에서 농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큰 지역으로, 농민층은 핵심 정치 기반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그러나 최근 몇 년 동안 농민들은 운영 비용 상승, 무역 차질, 농업 소득 둔화라는 삼중 부담에 직면해 왔다. 비용이 먼저 오르고 판매 가격은 제때 따라오지 못하는 구조가 지속되면서, 현금 흐름이 취약한 농가일수록 압박이 더욱 커지고 있다.
무역 정책 역시 농업 부문의 주요 불안 요인이다. 미국 농산물 생산자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 이후 교역 상대국들의 보복 조치에 영향을 받았으며, 특히 대두 시장에서 타격이 컸다. 이날 행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최근 대화를 강조하며, 중국이 미국산 농산물을 수십억 달러 규모로 구매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앞서 베이징은 지난달 체결된 보다 광범위한 무역 합의의 일환으로 향후 2년간 170억 달러 규모의 농산물 구매를 약속한 바 있다.
농가 소득을 떠받치기 위한 세제·규제 측면의 조치도 주목받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세법에 포함된 조항을 언급하며, 상속세 면제 범위 확대와 농기계·장비·건축물의 전액 비용 처리가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이는 농장을 다음 세대로 넘길 때 발생하는 세 부담을 낮추고, 투자 비용을 한 번에 손비 처리해 자금 부담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 다만 이러한 제도가 실제로 농가 전반의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지는, 작물 가격과 금리, 유통 여건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한편 미국 농업 당국은 남부 텍사스에서 송아지 한 마리에서 신세계 나사벌레(New World screwworm)가 발견된 뒤 확산 가능성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 신세계 나사벌레는 상처 부위에 알을 낳아 유충이 조직을 파먹는 기생성 파리로, 가축 건강과 축산업에 심각한 위협을 줄 수 있다. 이 발견 이후 검역 조치가 시행됐고, 축산 농가들 사이에서는 소 떼에 미칠 영향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산업계 자료를 인용한 블룸버그에 따르면, 2025년 미국 전역에서 300건이 넘는 농가 파산이 기록됐다. 이는 고금리, 비용 상승, 낮은 수익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농민들은 에너지 가격, 비료 가격, 무역 환경, 세제 정책, 가축 질병 리스크까지 동시에 관리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 시장 관점에서 보면 연료와 비료 가격이 내려갈 경우 농업 원가 부담이 완화될 수 있지만, 중동 정세가 안정되지 않는 한 가격 변동성은 여전히 클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향후 미국 농업주, 비료 관련 종목, 에너지 가격, 곡물 선물시장에는 지정학적 뉴스와 정책 발언이 계속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핵심 정리
트럼프 대통령은 위스콘신주 농장에서 농민들과 만나 연료·비료 비용이 곧 내려갈 것이라고 언급하며 지원 의지를 드러냈다. 그러나 구체적 대책은 제시되지 않았고, 중동 갈등과 호르무즈 해협 리스크가 에너지·비료 가격을 계속 자극하고 있다. 중국의 미국산 농산물 구매 약속과 세제 혜택도 거론됐지만, 농가 파산 증가와 신세계 나사벌레 확산 우려까지 겹치며 미국 농업의 경영 환경은 여전히 불안정한 상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