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 일본 기업들이 실적 시즌을 시작하면서 과거의 호실적 보고서가 이어지고 있지만, 투자자들은 중동 분쟁이 기업들의 사업 전망을 흔들고 세계적으로 선도해온 주식 랠리를 저해할 조짐이 있는지 주시하고 있다.
2026년 4월 27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기초지표인 닛케이(=Nikkei) 주가 지수는 목요일 심리적 숫자였던 60,000 포인트를 돌파했으며, 이는 인공지능(AI)과 기술주에 대한 급증한 기대감이 전쟁 초기에 전 세계 증시가 겪은 급락에서 회복하는 데 기여한 결과이다.
하지만 자원 빈약국인 일본의 입장에서 이번 분쟁이 물가(인플레이션)와 원유 공급에 미치는 지속적 영향은 기업 이익 전망과 추가적인 주가 상승 가능성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이미 주택자재업체 리시루(Lixil)와 화학기업 아사히카세이(Asahi Kasei) 등은 미국-이스라엘 전쟁과 이란 연루로 공급망이 교란되면서 투입제약을 알리거나 제품가격을 인상했다고 밝혔다.
“소비자 관련 기업들이 급격히 약세를 보인 엔화에도 불구하고 강한 실적을 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3월 실적 시즌은 제조업 중심으로 진행되며 오히려 긍정적으로 봐야 한다.”
— 타츠노리 카와이, 미쓰비시 UFJ eSmart Securities 수석 전략가
로이터가 집계한 LSEG 데이터에 따르면, 닛케이 지수 내에서 지금까지 실적을 발표한 13개 기업의 당기분기 실적은 평균적으로 9%의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유니클로(패스트 리테일링)는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를 6500억 엔에서 7000억 엔으로 상향 조정해, 5년 연속 사상 최고 실적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2025년 닛케이는 연간 기준으로 27%의 폭발적 상승을 기록하며 AI 투자 기대감과 도쿄증권거래소가 추진한 기업 지배구조 개선의 성과가 반영됐다. 그러나 이번 중동 분쟁은 에너지 가격을 다시 전면에 올려놓음으로써 시장의 향방을 불확실하게 만들고 있다.
“시장은 전반적으로 승자와 패자가 엇갈리는 가운데 광범위하게 중립세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그중 반도체 같은 섹터는 강한 수요를 기반으로 향후 긍정적 구간으로 이동해 닛케이를 끌어올릴 것”
— 코타 스즈키, 노무라자산운용 수석 전략가
중요 수치와 지표로는 노무라증권의 이익 추정치 수정 지수(Revision Index)가 전쟁 발발 전 말(2월 말) 27에서 13으로 하락해 9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으나, 여전히 미국·유럽·중국·신흥국을 추적하는 같은 계열 지표들의 마이너스 판독과는 달리 플러스권을 유지하고 있다. 또한 일본은 중동으로부터 원유 수입의 약 95%를 의존하며, 이 중 상당 부분이 호르무즈 해협(Strait of Hormuz)을 통해 통과한다. 해당 해협은 이번 분쟁으로 인해 사실상 이란에 의해 봉쇄된 지역도 있어 공급 위험이 상존한다.
투자은행계열인 UBS SuMi Trust Wealth Management는 최근 유가 급등을 이유로 일본 기업 이익 성장률 전망(2027년 3월 회계연도 기준)을 기존 11%에서 7%로 하향 조정했다. 치사 코바야시, UBS SuMi Trust의 일본 주식 전략가는 초기 전망이 미·중 관세 효과가 비교기저에서 빠지는 점을 전제로 했다고 설명하면서, 이번 시장은 2025년과 유사한 비용 및 인플레이션 중심의 시나리오를 반영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용어 설명 및 배경
닛케이(Nikkei)는 일본을 대표하는 주가 지수로 도쿄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주요 대형주로 구성된다. Revision Index는 애널리스트들의 이익 추정치가 상향·하향 조정된 정도를 수치화한 것으로, 지수의 하락은 향후 실적 기대치가 낮아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또한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 해로서, 해당 수로의 안전이 훼손되면 국제 유가가 급등할 위험이 크다.
향후 영향과 시나리오별 전망
첫째, 낙관적 시나리오에서는 AI·반도체 수요의 지속과 기업 구조개선·배당·자사주 환매 등 주주환원 정책이 주가 상승을 견인한다. 노무라의 낙관적 가정처럼 반도체 등 수출주가 강한 흐름을 이어 닛케이가 연말에 61,000 포인트까지 도달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둘째, 비관적 시나리오에서는 중동 리스크가 장기화하면서 국제 유가가 높은 수준을 유지해 기업의 원가 상승과 소비자물가 상승으로 이어진다. 이 경우 이익률 하락과 밸류에이션(주가수준) 축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며, UBS SuMi Trust가 반영한 것처럼 기업 이익 성장률 전망치가 추가로 낮아질 수 있다.
셋째, 혼재된(중립) 시나리오에서는 섹터 간 희비가 갈린다. 에너지·중공업 등 비용 상승에 취약한 업종은 부진하나, 반도체·소프트웨어·AI 관련 장비주 등은 수요 견조로 상대적 아웃퍼폼이 예상된다. 결과적으로 시장은 승자와 패자가 뚜렷하게 갈린 형태로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
투자 및 기업 실무 관점의 실용적 시사점
기업들은 원자재·유가 급등에 대비한 헤지 전략과 공급망 다변화, 그리고 비용 전가(가격 인상)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점검해야 한다. 투자자 관점에서는 섹터·기업별 이익 민감도(원재료 의존도, 가격전달력, 환율 노출 등)를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엔화 약세가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과 함께 원유 가격 상승의 순효과를 면밀히 따져야 한다.
“기업들이 비용 상승분을 어느 정도 소비자에게 전가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는 만큼, 일정 수준의 이익 성장은 유지될 수 있다.”
— 치사 코바야시, UBS SuMi Trust Japan 수석 전략가
결론적으로, 단기적으로는 중동발 리스크가 일본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으나, 산업 구조 변화와 AI·반도체 등 수요 호조가 이를 일부 상쇄할 가능성이 있다. 투자자와 기업 모두 단기 충격에 대한 대비와 함께 중장기적 수혜 업종을 식별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환율(달러당 엔화: 1달러 = 159.7400엔)과 국제 유가의 향방이 향후 시장 흐름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