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불확실성에 영국 집값 보합…할리팩스 “남부는 약세, 북아일랜드는 강세”

영국 주택시장이 5월 들어 지역별로 뚜렷하게 엇갈린 흐름을 보였다. 북아일랜드는 연간 기준으로 가장 강한 상승세를 이어간 반면, 런던과 잉글랜드 남부는 하락세를 지속했다.

2026년 6월 5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주택담보대출 기관 할리팩스(Halifax)가 발표한 자료에서 5월 영국의 평균 주택 가격은 29만8,806파운드로 집계됐다. 이는 4월의 29만9,251파운드보다 0.1% 하락한 수치로, 전월 대비 같은 폭의 감소가 2개월 연속 이어진 것이다.

연간 주택가격 상승률은 4월 0.4%에서 5월 0.5%로 소폭 상승했다. 다만 분기 기준으로는 0.2% 하락했다. 할리팩스는 최근 주택시장이 전반적으로 큰 방향성을 보이기보다 지역별·계층별로 차별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북아일랜드는 이번에도 가장 두드러진 지역으로 꼽혔다. 5월 기준 주택가격은 1년 전보다 7.8% 상승해 평균 22만7,177파운드를 기록했다. 이는 주택 공급 부족과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 접근성이 가격 상승을 떠받친 결과로 풀이된다. 해당 상승률은 영국 전체 지역 가운데 가장 높은 연간 상승률이자, 최근 6개월 만의 북아일랜드 최고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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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지역에서도 상승과 하락이 뚜렷하게 갈렸다. 스코틀랜드는 연간 3.8% 상승해 평균 집값이 22만2,650파운드로 올랐다. 잉글랜드 북동부3.1% 상승18만1,703파운드를 기록했고, 잉글랜드 북서부3% 상승24만8,304파운드였다.

반면 남부 주택시장은 약세를 이어갔다. 잉글랜드 남동부는 연간 기준 2.1% 하락하며 가장 큰 낙폭을 보였고 평균 집값은 38만2,704파운드였다. 런던1.5% 하락53만4,375파운드로 나타났다. 웨일스는 연간 상승률이 0.1%에 그치며 사실상 보합권에 머물렀고, 평균 주택 가치는 23만355파운드였다.

생애 첫 주택 구매자의 경우 연간 집값 상승률은 0.3%로 더 완만했다. 이는 신규 진입자들이 체감하는 부담이 여전히 크다는 점을 보여준다. 생애 첫 주택 구매자(first-time buyers)는 과거에 주택을 소유한 적이 없는 사람을 뜻하며, 보통 대출 여건과 자금 조달 능력에 따라 시장 반응이 일반 구매자보다 더 민감하게 나타난다.

할리팩스 모기지 책임자 아만다 브라이든(Amanda Bryden)은 “

주택가격 추세는 계속해서 중동 정세 전개와 연계된 불확실성을 반영하고 있다

”고 말했다. 이어 “최근 모기지 금리가 인하됐지만, 높아진 인플레이션 기대로 인해 차입 비용은 연초 수준보다 여전히 높은 상태이며, 이는 많은 구매자들에게 구매 여력을 압박하고 수요를 누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브라이든은 거래 활동이 전반적으로는 “잘 버티고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거래량은 비교적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금리 부담에도 불구하고 일부 수요가 시장에 남아 있음을 시사한다.

공식 통계도 시장이 한 방향으로 움직이지 않고 있음을 보여준다. 영국 국세청(HM Revenue & Customs) 자료에 따르면 계절조정 기준 주거용 부동산 거래는 4월 10만1,030건으로, 3월의 10만3,910건에서 3% 감소했다. 그러나 4월~6월 분기 전체로 보면 거래는 잠정적으로 직전 3개월보다 약 1% 높은 수준에서 진행되고 있다.

모기지 승인 건수는 다소 긍정적인 신호를 보냈다. 영국중앙은행(BOE) 자료에 따르면 주택구입 목적의 대출 승인 건수는 4월 3.1% 증가6만5,945건을 기록했다. 이는 2025년 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며, 1년 전보다 9% 많다. 모기지 승인 증가는 향후 실제 거래로 이어질 가능성을 보여주는 선행지표로 해석된다.

한편 영국왕립감정사협회(RICS) 조사에서는 시장이 여전히 전반적으로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규 매수 문의는 약세를 이어갔고, 4월 조사에서 응답 감정사 가운데 34%가 감소를 보고했다. 이는 3월의 40%보다 개선된 수치이지만, 여전히 수요가 강하지 않다는 뜻이다.

합의된 매매도 큰 변화가 없었다. 4월에는 36%의 응답자가 거래 감소를 보고해, 3월의 35%와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신규 매물 출회는 다소 나아져 4월에는 3%의 응답자가 감소를 보고했다. 이는 3월의 6%보다 개선된 것으로, 공급 측면의 위축이 일부 완화됐음을 시사한다.

브라이든은 향후 시장 전망과 관련해 “차입 비용과 소비자 신뢰가 앞으로 몇 달간 시장 활동을 계속 좌우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금리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동안 집값은 대체로 안정적인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지속적인 집값 상승인플레이션 전망 개선모기지 비용 하락에 달려 있다”고 덧붙였다.

별도로 내이션와이드(Nationwide)가 발표한 자료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확인됐다. 계절조정 주택가격지수는 5월 515.3으로, 4월의 516에서 소폭 하락했다. 다만 연간 상승률은 0.5%로 변동이 없었다. 이는 영국 주택시장이 전반적으로 급등도 급락도 없는 보합권에 머물고 있음을 보여준다.


시장 해석을 종합하면, 영국 주택시장은 현재 금리 부담, 인플레이션 기대, 지역별 공급 격차, 수요 회복의 불균형이 동시에 작용하는 국면에 놓여 있다. 북아일랜드와 일부 북부 지역의 강세는 상대적 가격 메리트와 공급 부족의 영향을 보여주는 반면, 런던과 남동부의 약세는 높은 가격대와 차입 비용 부담이 수요를 제약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향후에도 모기지 금리와 소비심리가 개선되지 않는다면, 집값은 단기적으로 큰 상승보다 지역별 차별화 속 안정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