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헝다(에버그란데) 회장, 권력층서 몰락해 사기·뇌물 혐의 유죄 인정

중국 부동산 거대기업 중국 헝다(China Evergrande Group)의 창업자이자 억만장자인 후이 카얀(Hui Ka Yan)이 결국 사기와 뇌물 등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했다는 소식이 국제 금융시장과 중국 사회에서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2026년 4월 14일, 로이터(Reuters)의 보도에 따르면, 후이 회장은 거의 3년간의 구금 끝에 자금조달 사기와 뇌물 혐의 등 여러 죄목에 대해 유죄를 자백했다. 이 사건은 총부채가 3천억 달러를 넘는 헝다의 몰락과 더불어 중국 부동산 섹터 전반을 전 세계 투자자들의 주목 대상으로 만들었던 사건의 마무리 지점이다.

한때 톱비즈니스 인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천안문광장(톈안먼)의 중국공산당 창당 100주년(2021년 7월 1일) 행사에 초청되어 단상 위에서 활짝 웃던 후이의 모습은 이제 먼 과거가 되었다. 당시 후이는 네이비 블루 수트에 열린 칼라 셔츠 차림으로 공식적 지지의 표시로 해석된 초청을 받았고, 사업 확대와 부채 축소 목표를 공개적으로 언급했다.

후이의 출발과 헝다의 성장

후이는 원래 제강(철강) 기술자 출신으로, 중국 중부 허난성의 농촌 마을에서 할머니 손에 자라났다. 그는 1996년 광저우(광주)에서 회사를 설립해 저가 주택 중심의 사업모델로 재산을 쌓았다. 헝다는 공격적인 토지 매입과 차입을 통한 확대로 빠르게 성장했으며, 저이윤의 주택을 대량 판매해 회전율을 높이는 전략을 썼다. 그 결과 헝다는 2020년 기준 연간 매출 7천억 위안(약 1,030억 달러)을 기록했다.

2017년 포브스(Forbes)는 후이를 아시아 최고 부자로 평가하며 그의 순자산을 453억 달러로 추정했으나, 2023년에는 그 가치가 30억 달러 수준으로 급감했다. 이러한 급격한 자산 축소는 헝다의 재무구조와 유동성 문제, 그리고 자본시장의 신뢰 하락을 반영한다.

포커 클럽과 사업적 연대

후이는 공개 석상에서는 비교적 저자세를 유지하는 인물로 알려졌으며, 일 중독에 가까운 성향으로 동료들에게도 높은 업무 강도를 요구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 중국 내 대형 정책 목표와 발맞추는 신사업에도 과감히 진출했는데, 전기차와 축구 사업 참여는 국가 지도자의 관심사와도 일부 교차했다.

홍콩 외부에서는 대형 재벌들과 어울리며 이른바 ‘포커 클럽’의 핵심 멤버로 활동했다. 관련자들은 후이가 이 클럽에서 초기에 침착한 태도로 많은 돈을 일부러 잃어가며 신뢰를 얻었다고 전했다. 클럽의 영향력 있는 멤버 중 한 명인 정유통(Cheng Yu Tung)은 헝다의 2009년 홍콩 상장 전 해에 1억5천만 달러를 투자해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의 위기 국면에서 회사를 지원했다는 사실이 헝다의 상장 설명자료에 기재돼 있다.

규제 우려와 공적 발언

헝다의 과도한 레버리지가 규제당국의 우려를 샀다. 당국은 잠재적 연쇄부실(컨태미네이션·contagion) 가능성을 이유로 헝다에 재무구조 개선을 요구했다. 후이는 2018년 중국 자선대회에서 22년간 누적 세금 납부액이 1,850억 위안, 기부금이 100억 위안이 넘는다고 밝히며 기업의 공헌을 강조했다. 당시 발언에서 후이는

“고등교육 개혁 정책이 없었더라면 나는 마을을 떠날 수 없었을 것이다. 매달 14위안의 장학금이 없었더라면 학교를 마칠 수 없었을 것이다.”

라며 국가와 당에 대한 감사의 뜻을 표했다. 이어 그는

“헝다와 내가 가진 모든 것은 당과 국가, 사회가 준 것”

이라고 말했다.


법적 결말과 파급 효과

로이터 보도는 후이의 유죄 인정이 헝다의 청산(liquidation) 절차와 맞물려 이뤄졌다고 전했다. 헝다의 총부채는 3천억 달러를 상회하며 이는 핀란드의 국내총생산(GDP)에 버금가는 규모다. 홍콩 법원이 임명한 청산인은 별도의 논평을 거부했고, 후이 본인 역시 로이터 취재에 응하지 않았다. 선전(Shenzhen)시 정부도 취재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다.

용어 설명: 청산(liquidation)과 레버리지(leverage)

일반 독자를 위해 관련 용어를 설명하면, 청산(liquidation)은 기업이 부채를 변제하기 위해 자산을 처분하고 회사를 종료하는 법적 절차를 의미한다. 레버리지(leverage)는 타인 자본(대출 등)을 이용해 투자규모를 확대하는 전략으로, 자산가격 상승 시에는 수익을 극대화하지만 자산가격 하락이나 유동성 경색이 발생하면 위험이 증폭된다.

향후 경제·시장 영향 분석

후이의 유죄 인정과 헝다의 청산은 단순히 한 기업 창업자의 몰락을 넘는 의미를 지닌다. 첫째, 중국 부동산 시장에 대한 국내외 투자자의 신뢰 회복에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 헝다 사태는 이미 수년 전부터 건설업체들의 자금조달 비용 상승과 판매 급감으로 이어졌으며, 금융기관의 부실채권 증가와 지방정부의 재정 부담을 증대시켰다. 둘째, 금융시장에서는 부동산 관련 채권 및 대출 포트폴리오에 대한 스트레스 테스트 강화와 리스크 프리미엄 상승이 예상된다. 셋째, 단기적으로는 건설 및 연관 산업(자재·건축·가전 등)의 수요 약화가 거시지표(예: 고용, 소비)로 전이될 가능성이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정책 당국의 개입 형태가 관건이다. 중국 정부가 부동산 시장 안정과 시스템 리스크 완화를 위해 재정·통화·규제 정책을 조정한다면 충격은 제한될 수 있다. 반대로 강력한 시장 기반 조정이 이어진다면 시장의 구조적 재편이 가속화될 것이다. 경제 분석 관점에서 보면, 헝다 충격은 중국의 도시화와 주택 수요 구조, 그리고 금융중개 시스템의 취약성을 함께 드러냈다는 점에서 정책 대응의 방향성이 중요하다.

마무리

한때 아시아 최고 부자 반열에 올랐던 후이의 몰락은 개인과 기업, 그리고 국가 정책이 얽힌 복합적 사건의 종착점을 의미한다. 그의 유죄 인정은 수년간 이어진 재무·법적 다툼에 일단의 선을 긋지만, 헝다 사태가 남긴 금융·부동산 시장의 구조적 문제와 그에 따른 파급효과는 당분간 국내외 시장참가자들의 주요 관찰대상이 될 전망이다.($1=6.8171 위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