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Nvidia) 최고경영자 젠슨 황이 최근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컴퓨텍스(Computex) 무대에서 경쟁사이자 협력사인 마벨 테크놀로지(Marvell Technology)를 공개적으로 치켜세우며 “다음 1조 달러 기업이 될 수 있다”고 언급해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26년 6월 7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황의 발언 이후 마벨 테크놀로지 주가는 지난 화요일인 6월 2일 32.5% 급등했다. 이 급등으로 마벨의 시가총액은 현재 2,500억달러를 웃도는 수준으로 불어났다. 만약 황의 전망이 맞는다면, 현재 주가 기준으로도 주가는 앞으로 4배가량 더 오를 여지가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엔비디아는 올해 초 마벨에 20억달러를 투자한 바 있다.
마벨 테크놀로지는 무엇을 하는 회사인가를 이해하려면, 이 회사가 단순한 반도체 업체가 아니라 맞춤형 반도체 설계와 연결 기술에서 강점을 가진 기업이라는 점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반도체 업계에서 ASIC은 특정 용도에 맞게 설계된 전용 반도체를 뜻한다. 마벨은 브로드컴과 함께 이 분야의 선두주자로 꼽히며, 자체 칩을 설계하려는 고객사에 핵심 지식재산권(IP)을 제공한다. 마벨의 ASIC 접근 방식은 브로드컴처럼 전체 생태계를 제공하기보다, 필요 기능을 조합하는 à la carte 방식에 가깝다. 여기에 더해 마벨은 SRAM 관련 주요 IP도 보유하고 있다. SRAM은 고속으로 데이터를 읽고 쓰는 메모리로, 엔비디아의 언어 처리 유닛과 세레브라스(Cerebras)의 추론용 칩에 쓰인다.
마벨은 20곳이 넘는 맞춤형 칩 고객을 확보하고 있으며, 현재 가장 큰 고객은 아마존이다. 아마존은 자사 트레이니엄(Trainium) 칩에 마벨의 일부 IP를 활용하고 있다. 다만 향후 트레이니엄의 다음 버전에서는 대만 기업 AI칩(AIchip)이 더 주도적인 역할을 맡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마벨은 또 마이크로소프트의 최신 마이아(Maia) 칩에도 IP를 제공하고 있다. 이는 아마존 관련 매출 감소 가능성을 일부 상쇄할 수 있지만, 마이크로소프트의 맞춤형 칩은 아직 본격적인 시장 traction을 확보하지 못했다. 반대로 아마존의 전체 칩 수요가 계속 빠르게 확대된다면 마벨에는 실질적인 타격이 없을 수 있고, 마이크로소프트 내부 수요가 충분하다면 마이아 관련 성장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마벨에 대한 엔비디아의 투자 이유나 젠슨 황이 이 회사를 1조 달러 기업 후보로 본 배경은 ASIC 사업만이 아니다. 핵심은 연결성(connectivity) 사업, 특히 광인터커넥트(optical interconnects) 분야다. 광인터커넥트는 빛을 이용해 장비 간 데이터를 전송하는 기술로, 구리선보다 훨씬 빠르고 효율적인 연결을 가능하게 한다. 인공지능(AI) 클러스터가 점점 더 커지고 있는 데다, 하이퍼스케일러들이 추론(inference)의 프리필(prefill)과 디코드(decode) 단계를 각각 분리해 처리하는 특화 클러스터 구조로 서버 아키텍처를 재편하기 시작하면서, 초고속 연결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광인터커넥트는 기존의 구리선 자리를 빠르게 대체하고 있다.
마벨의 연결 사업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회사는 올해 이 사업이 70%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전체 매출은 약 115억달러로 40%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이런 수치만으로 기업가치가 1조달러에 도달하기는 쉽지 않다. 마벨의 총이익률(gross margin)이 약 52% 수준에 머물고 있기 때문이다. 총이익률은 매출에서 제품 생산에 직접 들어가는 비용을 뺀 뒤 남는 비율로, 기업의 수익성을 가늠하는 핵심 지표다.
현재 마벨 주식은 향후 12개월 예상 이익 기준 주가수익비율(forward P/E) 70.5배에 거래되고 있다. 주가수익비율은 현재 주가가 예상 이익의 몇 배인지를 보여주는 지표로, 수치가 높을수록 시장이 미래 성장을 더 많이 반영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처럼 이미 높은 밸류에이션을 감안하면, 주가가 현재 수준에서 4배 더 오르려면 매우 큰 폭의 실적 성장이 필요하다. 따라서 단기적으로는 상승 기대보다 조정 위험이 더 커 보이며, 기사에서는 당분간은 되돌림을 기다리는 것이 낫다는 판단을 제시하고 있다. 현재 주가는 과열된 상태로 보인다는 의미다.
마벨 테크놀로지 주식, 지금 사야 하나라는 질문에 대해 기사에 따르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마벨은 AI 인프라 확대, 맞춤형 칩 수요 증가, 광인터커넥트 전환이라는 강력한 순풍을 타고 있다. 다만 시장은 이미 젠슨 황의 발언과 AI 기대를 상당 부분 반영했고, 고평가 부담도 적지 않다. 특히 1조달러 기업으로 가기 위해서는 매출 성장뿐 아니라 마진 확대, 고객 다변화, 투자자 신뢰의 지속적 축적이 필요하다. 향후 주가 흐름은 AI 데이터센터 확장 속도와 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 등 대형 고객의 맞춤형 칩 채택 여부에 크게 좌우될 가능성이 크다. 반면 경쟁 심화나 특정 고객 의존도 확대는 변동성을 높이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마벨은 성장 스토리가 분명하지만, 현재 주가는 이미 많은 기대를 반영하고 있다.”
한편 모틀리 풀의 애널리스트팀은 현재 투자자가 매수할 만한 10개 종목을 별도로 제시했으며, 마벨 테크놀로지는 그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다. 기사에서는 넷플릭스와 엔비디아가 과거 이 목록에 포함됐을 때의 높은 수익률 사례도 제시하며 장기 투자 관점의 잠재력을 강조했지만, 동시에 마벨에 대해서는 지금 당장 추격 매수하기보다 조정 시점을 기다리는 전략이 더 적절하다고 분석했다. 공개된 기준으로는 스톡 어드바이저의 누적 평균 수익률이 941%로, S&P 500의 206%를 크게 웃돈다고 설명했다.
이번 발언이 시장에 주는 의미는 분명하다. 엔비디아가 직접 지분을 보유한 기업을 향해 미래 가치를 언급했다는 점은 AI 반도체 생태계 전반에 대한 신뢰를 재확인시켰다. 동시에 마벨 테크놀로지에 대한 기대가 단순한 테마성 급등으로 끝날지, 아니면 실제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지가 향후 투자 판단의 핵심이 될 전망이다. 결국 시장은 AI 연결 인프라라는 새로운 성장축을 주목하고 있으며, 마벨은 그 중심에 서 있다. 다만 지금의 주가 수준에서는 성장성 못지않게 밸류에이션 리스크를 함께 따져봐야 하는 국면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