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네오클라우드 기업 아이렌 리미티드(IREN Limited, 나스닥: IREN)의 주가가 5월 한 달 동안 39.6%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S&P Global Market Intelligence 집계에 따르면, 아이렌은 비트코인 채굴업체에서 인공지능(AI) 클라우드 기업으로 사업 구조를 전환하는 과정에서 잇따른 호재를 내놓으며 투자심리를 끌어올렸다.
2026년 6월 5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아이렌은 5월에만 3분기 실적 발표, 엔비디아(NASDAQ: NVDA)와의 새로운 공식 파트너십, 그리고 두 건의 인수 발표를 잇달아 내놓았다. 직전 달에는 금리 상승 우려로 주가가 약세를 보였지만, 5월의 긍정적인 소식이 주가 반등을 이끈 것으로 풀이된다.
실적은 둔화했지만 핵심은 사업 전환이다. 아이렌은 5월 5일 3분기 실적을 발표했으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1.6% 감소한 1억4,480만달러를 기록했다. 조정 EBITDA1는 전 분기 대비 20% 줄어든 5,950만달러였다. EBITDA는 이자, 세금, 감가상각비, 무형자산상각비 차감 전 이익을 뜻하는 지표로, 기업의 영업 현금창출력을 가늠할 때 자주 활용된다.
겉으로 보면 실적이 나빠 보이지만, 아이렌의 현 시점 핵심은 수익성 방어보다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에 있다. 회사는 비트코인 채굴 사업을 의도적으로 축소하는 대신 AI 네오클라우드로 변신하고 있다. 현재 매출의 상당 부분은 여전히 비트코인 채굴에서 나오고 있어, 채굴 축소가 매출과 이익 감소로 이어졌다. 반면 AI 클라우드 서비스 매출은 분기 기준 거의 두 배로 증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이렌은 같은 달 물리적 인프라 측면에서도 진전을 보였다. 회사는 대규모 새트워터(Sweetwater) 1.4기가와트(GW) 데이터센터를 가동할 변전소의 전력 공급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 부지는 총 2GW 규모의 더 큰 프로젝트의 일부이며, 아이렌이 보유한 부지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회사는 이 부지의 건설을 2027년부터 본격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서 GW는 기가와트를 뜻하며, 데이터센터처럼 전력 사용량이 큰 시설의 규모를 나타내는 데 쓰인다.
두 건의 인수로 AI 서비스와 유럽 진출 기반 확대도 눈에 띈다. 아이렌은 5월 초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 미란티스(Mirantis)를 주식 6억2,500만달러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미란티스는 1,500개 기업 고객을 보유하고 있으며, 베어메탈과 쿠버네티스 환경을 포함해 기업이 AI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도록 돕는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베어메탈은 가상화 계층이 없는 물리 서버를 뜻하고, 쿠버네티스는 컨테이너화된 애플리케이션을 자동 배포·운영하는 오픈소스 플랫폼이다.
이번 인수는 아이렌이 고객 대상 서비스 영역까지 수직계열화를 강화하고, 기술 역량을 보강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미란티스의 기존 매출과 이익도 아이렌에 편입된다. 이어 아이렌은 스페인 데이터센터 개발업체 노스트럼 그룹(Nostrum Group)도 인수한다고 밝혔다. 거래 규모는 공식 발표되지 않았지만, 애널리스트들은 약 1억6,500만유로 수준으로 추정하며 현금과 주식이 함께 사용된 것으로 보고 있다.
노스트럼 인수는 아이렌의 유럽 확장을 위한 교두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아이렌은 노스트럼이 보유한 490MW의 전력망 연계 전력과 스페인 내 개발 파이프라인을 확보하게 된다. 스페인은 저렴한 전력과 AI 산업 친화적 규제 환경을 갖춘 지역으로 평가된다. MW는 메가와트를 뜻하며, 전력 공급 능력을 나타내는 단위다.
가장 주목받은 것은 엔비디아와의 협력이다. 아이렌은 이달 엔비디아와 새로운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시간이 지나며 최대 5GW 규모의 엔비디아 DSX AI 팩토리 아키텍처를 배치하는 데 협력하기로 했다. DSX는 엔비디아의 AI 공장(reference design) 개념으로, 대규모 AI 컴퓨팅 인프라를 빠르게 구축하도록 돕는 설계 체계다. 또한 엔비디아는 주당 70달러 행사가격으로 아이렌 주식 3,000만주를 5년간 매수할 수 있는 워런트도 받았다. 워런트는 미래에 정해진 가격으로 주식을 살 수 있는 권리다.
아울러 아이렌은 엔비디아와 5년간 34억달러 규모의 클라우드 계약도 확보했다. 업계에서는 이 계약이 엔비디아의 내부 활용을 위한 것일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엔비디아는 아이렌 데이터센터에 들어갈 AI GPU의 핵심 공급업체였는데, 이번 합의로는 오히려 엔비디아가 아이렌의 현재 보유 용량 대부분에 해당하는 5GW를 자체 DSX 아키텍처용으로 활용할 수 있는 선택지를 확보한 셈이다.
향후 실제 최종 수요처가 어디가 될지는 아직 불분명하지만, 시장에서는 엔비디아가 아이렌의 대규모 부지와 저가 전력, 그리고 계통 연계된 토지를 높게 평가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이는 엔비디아가 해당 설비를 자체 소프트웨어 서비스에 활용하거나,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중간 클라우드 사업자를 거치지 않고 직접 임대할 가능성도 시사한다. 최종 목적은 아직 명확하지 않지만, 엔비디아의 지지 신호 자체가 주가에는 강한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자금 조달은 여전히 과제다. 아이렌은 5월 중 대규모 확장 계획을 뒷받침하기 위해 상당한 자본을 계속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다. 주가가 아직 70달러 아래에 머물러 있어, 엔비디아가 지분을 사들일 수 있는 구간에는 아직 도달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아이렌은 같은 달 말 전환사채를 통해 거의 30억달러를 조달했다. 전환사채는 일정 조건에서 주식으로 바꿀 수 있는 채권이다.
주가가 5월 초 상승한 덕분에 아이렌은 1% 금리의 전환사채를 주당 약 73달러 수준의 전환가치로 발행할 수 있었다. 동시에 회사는 일부 자금으로 상한이 설정된 콜옵션(capped calls)을 매입해 전환 행사가를 110달러 이상으로 끌어올렸다. 이는 향후 주가 상승 시 기존 주주 희석을 일부 완화하기 위한 장치로 해석된다.
종합하면 아이렌은 5월에 대형 인수와 엔비디아 제휴, 그리고 자금 조달을 통해 대규모 확장 의지를 분명히 드러냈다. 다만 데이터센터와 AI 인프라를 실제로 끝까지 구축할 수 있을지, 그리고 AI 관련 컴퓨팅 수요가 향후 수년간 지속될지는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 계획이 성공하면 상승 여력은 크지만, 동시에 실행 리스크와 자본 부담도 상당하다는 점에서 주가 변동성은 클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핵심 포인트는 아이렌의 5월 랠리가 단순한 실적 개선이 아니라 비트코인 채굴에서 AI 클라우드로의 사업 전환, 미란티스·노스트럼 인수, 엔비디아와의 전략적 제휴, 대규모 자금 조달이 동시에 맞물린 결과라는 점이다.
1 EBITDA는 영업 현금창출력의 대표적 지표로, 기업의 본업 수익성을 비교할 때 널리 활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