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호세(캘리포니아) — 실리콘밸리와 그를 잇는 고속도로망의 상업 중심지 풍경을 배경으로, 기업용 인공지능(AI) 에이전트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운영상의 불안정성과 비용 문제가 여전히 뚜렷하게 드러나고 있다. 이번 주 실리콘밸리에서 열린 두 차례의 행사는 AI 에이전트의 가능성과 함께 현실적 한계가 동시에 논의되는 장이 되었다.
2026년 4월 19일, CNBC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기업 경영진과 엔지니어들이 참석한 토론에서 AI 에이전트의 효용성에 대한 낙관론뿐 아니라 실무적 난제가 여럿 제기되었다. 특히 대형 언어 모델(LLM)에 모든 처리를 의존하려는 경향이 비용 측면에서 치명적일 수 있다는 경고가 눈에 띄었다.
Meibel의 최고경영자(CEO) 케빈 맥그라스(KEVIN McGRATH)는 세션에서 “지금 우리가 AI에서 겪고 있는 가장 큰 문제는 모든 것을 LLM으로 돌려야 한다는 잘못된 생각”이라며,
“모든 토큰과 모든 돈을 AI 클로봇(AI Claw bot)에 다 맡기면 수백만, 수천만 토큰을 낭비할 것”
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업들이 어떤 업무에 AI 에이전트를 활용할지 더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NVIDIA의 CEO 젠슨 황(Jensen Huang)은 지난 3월에 OpenClaw이 “분명히 다음의 ChatGPT”가 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OpenClaw은 개발자가 다양한 AI 모델을 결합해 디지털 비서 함대를 만들고 관리하는 일종의 하니스(harness)로 소개됐다. 이 기술의 등장 이후 업계는 AI 에이전트를 차세대 주요 흐름으로 밀고 있다.
하지만 4월 중순 샌호세에서 열린 Generative AI and Agentic AI Summit에서는 Google(구글)과 그 산하의 DeepMind, Amazon, Microsoft, Meta 등 기술 기업의 기술진이 참석해 에이전트 설계와 운영의 난제를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Google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딥 샤(Deep Shah)는 대규모 에이전트 시스템을 배포할 때 마주치는 가장 큰 문제로 추론(inference) 비용을 꼽았다. 그는 “기계학습 시스템 또는 다중 에이전트 시스템을 대규모로 배포하려 하면 여러 도전과제를 만나게 된다. 그중 첫 번째가 추론 비용”이라고 설명했다.
스타트업 Synchtron의 CEO 라비 불루수(Ravi Bulusu)는 복잡성 문제를 지적하며, 기업들이 데이터를 정리하고 기술 플랫폼을 선택하며 소프트웨어와 인력을 구축·운영하는 방식이 제각기 다르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AI 에이전트를 운영하는 일은 해당 지점들을 상당히 건드린다. 단일 차원에서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며, 상호 의존성이 이 일을 어렵고 사실상 혼돈적(chaotic)으로 만든다”고 말했다.
기술 설명(용어 정리)
토큰(token)은 대형 언어 모델에서 텍스트를 처리할 때 사용하는 최소 단위(어절이나 형태소 수준에 상응)로, 모델에게 입력하거나 모델이 출력할 때마다 비용이 발생한다. 대규모 에이전트 시스템은 다수의 모델 호출을 필요로 하므로 토큰 사용량이 급증할 수 있다. OpenClaw은 여러 AI 모델을 연동해 에이전트를 운영하는 프레임워크를 뜻하며, 에이전트가 서로 통신하고 작업을 분담하는 멀티에이전트 구성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운영·보안·비용 측면에서 도전과제를 야기한다.
목요일에 열린 마운틴뷰 행사에서는 중국 상하이에 본사를 둔 ThinkingAI와 MiniMax가 참여해 다른 관점을 제공했다. ThinkingAI는 이전의 모바일 게임 분석회사 ThinkingData에서 리브랜딩해 AI 에이전트 관리 플랫폼으로 전환했다. ThinkingAI의 공동창업자 크리스 한(Chris Han)은 게임 분야에서 출발해 전문성이 부족한 타 산업으로 확장하려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MiniMax는 1월에 홍콩에서 상장한 중국의 주요 AI 연구소 가운데 하나로, 오픈소스 커뮤니티에 강력한 모델을 무료로 공개해 중국의 ‘AI 타이거’로 불리기도 한다. ThinkingAI는 MiniMax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서비스가 OpenAI와 Google의 모델도 지원할 수 있음을 밝혔다.
크리스 한은 “OpenClaw는 개인용으로는 좋은 도구일 수 있지만 기업 수준에는 복잡성과 보안 취약성이 너무 크다”고 말하며, 기업용 서비스를 위해서는 메모리 관리, 에이전트·팀 운영, 통신 체계 등 다수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운영비용·보안·시장 영향에 대한 분석
이번 논의에서 공통적으로 드러난 것은 AI 에이전트의 경제성 문제이다. 추론 비용과 토큰 사용량 증가는 클라우드 비용 및 GPU(그래픽처리장치)에 대한 수요를 높일 가능성이 있다. 이는 반도체 및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의 매출 구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예컨대, 에이전트 운영의 경제성이 확보되지 않으면 기업의 도입 속도가 둔화되고, 반대로 운영 효율화 기술(경량 모델, 캐싱, 프롬프트 엔지니어링 등)이 보급되면 관련 인프라 수요는 장기적으로 안정화될 수 있다.
보안 측면에서는 OpenClaw와 같은 오픈형 에이전트 생태계가 기업 환경에 그대로 적용될 경우 외부 모델을 통한 데이터 유출, 모델 무결성 문제, 권한 관리 미흡 등 리스크가 존재한다. 특히 국가 간 규제와 정책 변수가 있다. 중국산 오픈 웨이트(open-weight) 모델에 대한 미국 정부의 규제 가능성은 기업의 모델 선택과 파트너십 전략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또한 AI 에이전트의 복잡성으로 인해 기업 내부의 조직·인력 재구성 필요성이 커질 수 있다. 데이터 엔지니어, MLOps, 보안 전문가, 도메인 전문가 간의 협업 구조가 필수적이며, 이 과정에서 초기 비용이 상승하더라도 장기적 자동화·생산성 향상으로 전환 가능한지에 대한 정밀한 경제성 분석이 요구된다.
실무적 권고
기업들은 AI 에이전트를 도입할 때 다음을 고려해야 한다. 첫째, 모든 작업을 LLM으로 처리할 필요가 없는지 업무 분류를 통해 우선순위를 정하고 경량화 가능한 부분은 룰베이스, 소규모 모델, 서드파티 API로 대체할 것. 둘째, 추론 호출을 줄이는 캐시와 요약 전략을 도입하고 토큰 사용을 모니터링할 것. 셋째, 보안·거버넌스 체계를 사전에 설계해 외부 모델 사용 시 데이터 유출과 권한 오용을 방지할 것. 넷째, 비용·성능·규모의 트레이드오프를 명확히 해 파일럿 단계에서 KPI를 세분화할 것.
요약하면, AI 에이전트는 반복적 업무 자동화와 생산성 향상 잠재력을 제공하지만, 현재의 기술적·운영적 상태에서는 토큰 낭비, 추론 비용 증가, 복잡성에 따른 보안 리스크가 병존한다. 기업과 기술 제공자는 비용 구조와 보안 요건을 면밀히 분석하고 단계적으로 확장하는 전략을 채택해야 한다. 이번 실리콘밸리 현장 논의는 AI 에이전트 시대가 성큼 다가왔음을 시사하면서도, 그 길이 결코 단순하지 않음을 분명히 보여주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