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코아 선물 가격이 급락했다. 5월 인도분 ICE 뉴욕 코코아 선물(CCK26)은 목요일 종가 기준 -110포인트(-3.16%) 하락 마감했고, 5월 인도분 ICE 런던 코코아 #7(CAK26)는 동일 기간 -60포인트(-2.35%) 하락 마감했다.
2026년 4월 17일, Barchart의 보도에 따르면, 유럽 코코아 협회(European Cocoa Association)는 1분기 유럽의 코코아 그라인딩(cocoa grindings)이 전년 동기 대비 -7.8% 감소하여 325,895MT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6%보다 큰 감소 폭이며, 17년 만에 가장 낮은 1분기 수치다.
동시에 아시아 지역의 자료는 예상과 다른 흐름을 보였다. Barchart 보도는 아시아 코코아 협회(Cocoa Association of Asia)의 집계를 인용해 1분기 아시아의 코코아 그라인딩이 전년 동기 대비 +5.2% 증가한 223,503MT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이러한 상반된 지역별 수요 신호가 코코아 시장의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
용어 설명: 코코아 그라인딩(cocoa grindings)은 원두 코코아를 분쇄하여 코코아 매스, 코코아버터, 코코아파우더 등 가공품으로 만드는 양을 뜻한다. 이는 초콜릿 및 가공 코코아 제품에 대한 실제 수요를 가늠하는 핵심 지표다. 또한 ICE 재고(ICE inventories)는 거래소에 예치된 코코아 공급량을 나타내는 지표로, 공급 과잉·부족 판단의 보조 자료로 활용된다.
해협 봉쇄 등 지정학적 요인도 가격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Strait of Hormuz)의 폐쇄은 비료 공급 감소, 국제 운임 및 보험료 상승, 연료비 상승으로 이어져 코코아 수입업자들의 비용 부담을 높이고 있다. 이는 단기적으로는 가격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투기적 포지션도 주목할 만하다. 지난주 공개된 위클리 커밋먼트 오브 트레이더스(COT) 보고서에 따르면, 펀드들은 뉴욕 코코아에 대한 순공매도 포지션을 전주 대비 1,900계약 증가시켜 16,368계약의 순공매도 포지션을 보유했다. 이는 3년여 만에 최대 수준이다.
순공매도(short position)는 투자자가 가격 하락을 예상해 매도 포지션을 취한 상태를 뜻하며, 과도한 순공매도는 단기적으로 숏커버링(공매도 청산에 따른 반등)을 유발할 수 있다.
공급 측면에서는 아이보리코스트(Ivory Coast)의 누적 출하가 가격에 하방 압력을 가하고 있다. 월요일 발표된 누적 데이터에 따르면, 현 마케팅 연도(2025년 10월 1일~2026년 4월 12일) 동안 농민들이 항구로 출하한 코코아는 1.46MMT로 전년 동기(1.45MMT) 대비 +0.7% 증가했다. 아울러 ICE 재고는 목요일 기준 2,624,492개 포대로 집계되어 약 19.75개월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 같은 풍부한 재고는 본질적으로 가격에는 하방 요인으로 작용한다.
수요 측면의 약화 신호도 분명하다. 지난 화요일 뉴욕 코코아는 5주 저가로, 런던 코코아는 2주 저가로 하락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Bloomberg Intelligence)는 부활절(Easter) 시즌이라는 대표적 초콜릿 성수기의 초콜릿 캔디 판매 초기 추정치가 전년 대비 약 -5% 감소하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세계 최대 벌크 초콜릿 제조업체인 바리 캘레보(Barry Callebaut AG)는 11월 30일 마감 분기에서 코코아 부문 판매량이 -22% 감소했다고 보고하며, 그 원인으로 “부정적 시장 수요 및 코코아 내 고수익 부문에 대한 물량 우선 배분”을 지목했다.
서아프리카의 기상 상황도 불안 요소로 남아 있다. 아프리카 홍수·가뭄 모니터(African Flood and Drought Monitor)에 따르면 3월 29일 기준으로 아이보리코스트의 절반 이상과 가나의 약 2/3 지역에 가뭄이 확산되어 있다. 이러한 기상 악화는 장기적으로 수확량 감소 위험을 높여 중·장기적으로는 가격 상방 리스크로 전환될 수 있다. 다만 최근의 강우는 가뭄 완화에 충분치 않았다고 보고되었다.
정책·가격 결정 변화도 주목된다. 가나는 2025/26 재배 시즌 공급에 대해 농민에게 지급하는 공식 가격을 약 30% 인하했고, 아이보리코스트도 이번 달 시작된 미드크롭(중간 수확)에 적용될 농민지급금을 57% 삭감하겠다고 발표했다. 아이보리코스트와 가나는 전 세계 코코아 생산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이들 국가의 가격·보조금 정책은 글로벌 공급에 직접적 영향을 미친다.
수출 측면에서는 나이지리아의 증가가 추가적인 하방 요인이다. 블룸버그는 2월 17일자 보도에서 나이지리아의 12월 코코아 수출이 전년 대비 +17% 증가한 54,799MT로 집계되었다고 전했다. 다만 나이지리아 코코아 협회는 2025/26 생산량이 전년 대비 -11% 감소한 305,000MT가 될 것으로 예측했다(2024/25는 344,000MT 전망).
상반된 전망 지표도 존재한다. 아이보리코스트는 2025/26 코코아 생산이 전년의 1.85MMT에서 약 -10.8% 감소한 1.65MMT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라보뱅크(Rabobank)는 2025/26 전세계 코코아 잉여량 추정치를 11월의 328,000MT에서 250,000MT으로 하향 조정했다. 반면 국제코코아기구(ICCO)는 2024/25 전세계 코코아 잉여를 11월의 49,000MT에서 75,000MT로 상향 조정했으며, 같은 기간 전세계 코코아 생산은 전년 대비 +8.4% 증가한 4.7MMT으로 추정했다. 스톤엑스(StoneX)는 2025/26 시즌에 전세계 잉여가 287,000MT, 2026/27 시즌에 267,000MT 잉여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시장 영향과 향후 전망(분석적 정리)
첫째, 단기적 관점에서는 유럽의 그라인딩 감소와 소비 위축 신호가 가격에 즉각적인 하방 압력을 가하고 있다. 특히 부활절 등 계절적 수요가 약화된 점은 당분간 수요 회복을 어렵게 만든다. 둘째, 공급 지표는 혼재한다. 아이보리코스트의 누적 출하 증가와 ICE 재고의 19.75개월 최고치는 당장의 공급 과잉 우려를 강화하나, 서아프리카의 가뭄·농가 소득 축소는 중장기적으로 생산 차질 가능성을 상존시킨다. 셋째, 투기적 포지션(높은 순공매도)은 역설적으로 가격의 급락 시 숏커버링에 따른 급반등 리스크를 동반한다. 즉, 가격이 가파르게 하락하면 숏 포지션 청산을 위한 매수세가 유입되어 단기 반등이 나타날 수 있다. 넷째, 지정학적 요인(예: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따른 운임·보험·연료비 상승은 수입 원가를 높여 일부 국가는 수입 축소 혹은 가격 전가로 이어질 수 있어 중기적으로는 공급비용 상승을 통한 상방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종합하면, 현재 코코아 시장은 수요 약화(유럽)와 공급 증가(아이보리코스트, 재고보유)의 하방 압력이 우세한 가운데, 서아프리카 기상 악화와 지정학적 리스크가 상방 요인으로 잠재해 있는 상태다. 따라서 트레이더와 리스크 관리 담당자들은 단기적 수요지표(유럽 그라인딩, 소매 판매, 시즌별 수요 지표)와 재고·COT 데이터(특히 펀드의 순포지션 변화)를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지정학적 사건 발생 시의 운임·보험비용 변동에 대비한 시나리오 플래닝을 병행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기사 작성자 Rich Asplund는 이 기사에 언급된 증권들에 대해 직접적·간접적 포지션을 보유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본 보도는 공개된 데이터와 기관 발표를 바탕으로 사실을 전달하기 위한 목적이며, 투자 판단은 독자의 책임 하에 이루어져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