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프협력회의(GCC) 국가들이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분쟁으로 촉발된 에너지 시장 충격으로 팬데믹 이후 최악의 경기침체에 직면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2026년 4월 27일, 인베스팅닷컴이 인용한 로이터 여론조사 보도에 따르면 이번 분쟁은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 공급 충격을 일으키며 국제 유가를 급등시켰다. 그러나 과거의 유가 급등 때와 달리 걸프 지역은 인프라 피해와 호르무즈 해협의 사실상 봉쇄 상황으로 생산 및 수출이 심각하게 제약되어 수혜를 보지 못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에너지 수송의 약 5분의 1(약 20%)을 통과하는 전략적 해상로이다.
로이터의 설문조사 결과는 2026년 성장 전망치가 크게 하향 조정되었음을 보여준다. 카타르는 -6.0%, 쿠웨이트는 -4.4%, 바레인은 -2.9%의 성장률로 축소되어 이전의 성장 예상치에서 역전되었다. 아랍에미리트(UAE)는 이전에 전망되었던 5% 성장에서 경기 정체(스태그네이션)로 하향 조정되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오만은 다소 완만한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며, 2026년 성장률 전망치는 각각 2.6%와 2.2%로 제시되었다. 그러나 이 수치들 역시 분쟁 이전의 기대치보다 상당히 낮은 수준이다.
전문가들의 경고에 따르면 이번 경제적 충격은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렵다. 에너지 인프라의 재건과 공급망의 완전한 복구는 2026년 말까지도 온전히 이루어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며, 이로 인해 비(非)석유 부문인 관광·유통 등 주요 산업들도 상당한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만약 분쟁이 조기에 종식된다면 경제는 2027년에 강한 반등을 기록할 수도 있다. 로이터는 2027년 성장률이 카타르 7.8%, UAE 5.4%, 쿠웨이트 5.0%까지 반등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러한 반등은 주로 에너지 생산의 회복과 공공 투자 확대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물가 측면에서도 충격이 예상된다. 국제 유가 상승 압력으로 인해 지역 전반의 물가가 오를 것으로 보이며, 특히 바레인의 2026년 인플레이션 전망치는 2.4%로 제시되는 등 인플레이션 상승이 광범위한 현상이 될 가능성이 있다.
요약하면, GCC 경제는 단기적으로 급격하고 불균형한 하강을 겪고 있으나, 중기적 회복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회복의 전제조건은 분쟁의 해결과 에너지 인프라의 복구이다.
용어 설명 및 배경
1. 걸프협력회의(GCC)는 사우디아라비아, UAE, 카타르, 쿠웨이트, 오만, 바레인으로 구성된 지역경제협력체로, 석유·가스 등 에너지 자원에 대한 상호 의존도가 높다. 이들 국가는 석유 수출이 국가 재정과 성장에 큰 영향을 미친다.
2. 호르무즈 해협는 페르시아만과 오만만을 연결하는 전략적 해협으로, 전 세계 원유 및 액화천연가스(LNG) 수송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해협이 봉쇄되거나 통행이 제한되면 국제 에너지 공급망에 즉각적인 충격을 준다.
3. 공급 충격(supply shock)은 생산·수송 등 공급 측의 제약으로 인해 공급량이 급감하면서 가격이 급등하는 현상을 뜻한다. 이번 분쟁은 물리적 인프라 피해와 해상 통로 제약이라는 복합적 요인으로 공급 충격을 유발했다.
영향 분석 및 전망
단기 영향: 분쟁 직후의 즉각적 효과는 국제 유가의 급등과 수출 제약으로 인한 세수 감소, 물가 상승 압력이다. 선박 우회와 보험료 상승 등 물류비 증가로 수입 물가가 추가로 오를 가능성이 있다. 관광·항공·유통·서비스 업종은 불확실성 증가로 수요가 급감하며 지역 내 고용과 소득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중기 영향(2026년 말까지): 로이터 설문조사가 시사하듯 에너지 인프라 복구가 지연되면 공급능력의 회복이 제한되고, 이는 국가 재정 건전성에 부담을 준다. 석유 수출 의존도가 높은 국가일수록 단기 충격에 대한 완충 능력이 약화된다. 이들 국가는 재정적 여력을 바탕으로 인프라 재건과 사회안전망 비용을 관리해야 하며, 일부 국가는 예산 조정·지출 우선순위 변경을 불가피하게 검토할 가능성이 있다.
중장기 영향(2027년 및 그 이후): 분쟁이 종식되고 에너지 생산과 수출이 정상화되면 통상적으로 강한 성장 반등이 가능하다. 로이터의 전망처럼 카타르·UAE·쿠웨이트 등은 2027년에 높은 성장률로 회복할 여지가 있다. 다만 회복의 속도와 강도는 인프라 복구 속도, 글로벌 수요 회복, 투자 여건 및 정치적 안정성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정책적 시사점
정책 당국은 단기적 충격 흡수와 중장기적 회복 기반 마련을 병행할 필요가 있다. 구체적으로는 비상 재정지출과 함께 우선순위에 따른 인프라 복구, 민간부문의 유동성 지원, 물가 안정 정책, 공급망 회복을 위한 국제 협력 강화 등이 요구된다. 또한 관광·유통 등 비(非)석유 부문의 회복을 위한 맞춤형 지원책과 노동시장 안정화 정책도 중요하다.
모니터링 포인트
향후 시장과 정책 결정자들이 주목해야 할 주요 지표는 다음과 같다: 국제 유가(브렌트 기준) 추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통항량과 운송 비용, GCC 국가별 수출 통계와 에너지 생산량 변화, 각국의 재정수지·외환보유고 변화, 그리고 관광·소매판매 등 비(非)석유 부문 실적이다. 이들 지표는 분쟁의 진전과 인프라 복구 속도에 따른 경제적 파급효과를 판단하는 핵심 정보가 될 것이다.
결론
로이터 여론조사 결과는 걸프 지역 경제가 현재의 지정학적 충격으로 인해 단기적으론 심각한 경기하강을 경험하고 있음을 분명히 보여준다. 다만 분쟁 종식과 인프라 복구가 이루어질 경우 2027년에는 강력한 회복이 가능하다는 점도 제시된다. 향후 경제 흐름은 분쟁의 경과와 에너지 공급망 복원 여부에 크게 좌우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