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사카(Lusaka)에서 보낸 소식이다. 미국과 잠비아 간의 새로운 보건 지원 양해각서(MOU)가 마감 시한을 넘기며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한 가운데, 미국은 잠비아 정부가 협상 과정에서 충분히 소통하지 않았다고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2026년 5월 1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마이클 곤잘레스(Michael Gonzales) 주 잠비아 미국 대사는 4월 30일로 정해진 기한이 지나도록 양국 간 MOU가 최종 확정되지 않아 미국의 10억 달러(약 1조원) 규모 보건 예산 집행이 임시적·임의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실무적인 협의 없이 방치되는 대신, 우리의 보건 양해각서에 따른 실제 자금은 이번 달에 시작했어야 한다.”
곤잘레스 대사는 이번 양해각서가 완성되지 않음으로써 HIV(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 말라리아, 모자보건(모성·아동 보건) 및 질병 대비(팬데믹 대비 포함) 등 주요 보건 프로그램에 대한 일관된 시행계획이 결여된 상태로 자금 지원이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한 워싱턴 측의 수차례 연락이 무시당했고, 잠비아 관료들이 회의를 취소하거나 전화를 받지 않아 실질적인 협상이 불가능했다고 밝혔다.
협정의 주요 조건과 재정 분담
로이터가 검토한 초안에 따르면, 이 협정은 미정부의 약 10억 달러 지원뿐만 아니라 잠비아 정부의 약 3억4천만 달러(약 3억 4,000만 달러) 상당의 공동 재원 마련(코파이낸싱, co-financing)을 요구하고 있다. 즉, 향후 같은 기간 동안 잠비아 측이 일정 비율의 재원을 부담해야 한다는 조건이 포함되어 있다.
배경과 쟁점
이번 협정은 당초 작년 11월 서명될 예정이었으나 수정안이 오가면서 합의가 지연되었다. 이번 사안은 그동안 잠비아 보건 체계에 대한 거버넌스 우려를 부각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워싱턴은 기부 의약품 도난 사건 등으로 이미 잠비아에 대한 일부 원조를 중단한 바 있으며, 이번 협상 결렬로 인해 광범위한 지원의 재개 여부는 구체적 개혁 조치에 달려 있다고 곤잘레스 대사는 경고했다.
곤잘레스 대사는 “잠비아 관료들로부터 사실상 실질적인 참여가 전무했다”고 말하며 “전화에 응하지 않거나 회의를 취소하는 등의 행태로 인해 향후 협력과 관련한 의미 있는 협상이 불가능했다”고 밝혔다.
잠비아 정부의 반응
잠비아 대통령 대변인 클레이슨 하마사카(Clayson Hamasaka)는 곤잘레스의 발언에 대해 정부는 외교 채널을 통해 미국과 대화할 것이라 답변했다. 하마사카 대변인은 “미국과 다른 국가들로부터 받은 지원에 감사한다”며 우려 사항이 있다면 정해진 외교 채널을 통해 대화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오해와 비판 제기
일부 보건 인권 단체와 보건 옹호자들은 이번 협정 조건이 광물 채굴 접근(mining access)과 연결돼 있으며 데이터 공유에 따른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를 표명해왔다. 곤잘레스 대사는 이러한 우려 중 “생명을 구하는 보건 지원을 중단하겠다는 협박”과 관련된 주장을 “역겹고 명백히 거짓(disgusting and patently false)”이라고 강하게 부인했다.
용어 설명
여기서 사용된 주요 용어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MOU(양해각서)는 당사자 간의 기본적 합의사항을 확인하는 문서로 법적 구속력은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으며, 코파이낸싱(co-financing)은 외부 원조와 수원국의 재원 분담을 의미한다. 또한 antiretroviral drugs(항레트로바이러스제)는 HIV 감염 치료에 사용되는 약제로, 예방적·치료적 측면에서 중요하다는 점에서 이번 협정의 핵심 지원 항목으로 언급되었다.
보건 현장에 미치는 즉각적 영향
미국측의 대사 언급에 따르면, 미국은 여전히 항레트로바이러스제 제공과 모자간 HIV 전염 예방 활동은 계속 수행하겠다고 했으나, 대규모 자금 투입과 장기적 프로그램 확대는 잠비아의 구체적 개혁과 협의 참여에 달려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불확실성은 의료 제품 공급망, 약품 배분 계획, 현지 보건 인력의 배치와 교육 프로그램 등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경제·사회적 파급 효과 분석
장기간 지속되는 MOU 부재와 자금 집행의 단절은 잠비아의 공공 보건 예산 운용에 압박을 가할 가능성이 높다. 단기적으로는 HIV 약품 공급 차질 리스크가 있으며, 모자보건 프로그램의 예산 불안정은 산모·영아 사망률 관리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중장기적으로 보면, 국제 공여국의 신뢰 회복이 지연될 경우 외국인 투자 유치나 광물 부문 협력과 같은 다른 분야에도 위축 효과가 파급될 수 있다. 특히 초안에 포함된 공동재원 3억4천만 달러 부담은 잠비아 정부의 재정 여건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정책적 시사점
이번 사안은 개발 원조의 투명성, 수원국 거버넌스, 그리고 외교적 소통의 중요성을 재확인시킨다. 잠비아 정부가 지속 가능한 보건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도난 등 내부 통제 문제를 해결하고, 자금 집행 및 데이터 관리에 대한 명확한 체계를 제시해야 한다. 반대로 미국 측도 대규모 자금 지원을 재개하기 위해서는 잠비아와의 신뢰 회복을 목표로 외교 채널을 통한 적극적 대화와 합리적 조건 설정이 필요하다.
향후 전망
양국이 외교 채널을 통해 실무적 협의를 재개하지 않을 경우, 보건 프로그램의 장기적 확대는 어렵고 현재의 임시적 지원 체계가 일정 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 반면 잠비아 정부가 구체적 코파이낸싱 방안과 내부 개혁 로드맵을 제시할 경우, 대규모 지원의 재개와 함께 관련 보건사업의 체계적 확장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양국의 합의 여부에 따라 잠비아의 보건 지표 개선 속도와 국제사회로부터의 추가 투자 유치 가능성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