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이란 전쟁 장기화 우려에 국제유가 급등

5월물 WTI 원유(CL K26)이 목요일 종가 기준 +3.40달러(+3.72%) 올랐고, 5월물 RBOB 휘발유(RB K26)는 +0.0945달러(+3.08%) 상승해 마감했다.

2026년 4월 16일, Barchart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급등은 미국의 호르무즈 해협 해상 차단이 나흘차에 접어들며 중동발 석유 공급이 위축된 데 따른 것이다. 블룸버그 통신 보도로 일부 걸프 아랍 및 유럽 지도자들이 미·이란 평화 합의가 성사되기까지 약 6개월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해 당초 예상했던 빠른 종결 기대가 실망으로 바뀌면서 원유 상승세가 가팔라졌다. 또한 같은 날 S&P 500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점도 글로벌 경기 전망에 대한 자신감을 반영해 에너지 수요 기대를 뒷받침, 국제유가에 추가적 지지 요인으로 작용했다.

목요일 장중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으로 유가가 최고 수준에서 되돌림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평화 합의 가능성에 대해

“looking very good”

라고 언급했으며 양측이 다음주 만료되는 휴전 연장 논의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한 이스라엘과 레바논이 10일간의 휴전에 합의했다고 발표해 중동 긴장이 완화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사건 개요 및 공급 차단 영향
페르시아만 산유국들은 호르무즈 해협 폐쇄로 인해 현지 저장시설이 포화 상태에 이르며 생산을 약 6%가량 감축할 수밖에 없었다. 미 행정부는 월요일부터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해 이란 항구에 입항하거나 향하는 모든 선박에 대해 봉쇄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 해협을 통과하는 원유와 액화천연가스(LNG)가 전 세계 물동량의 약 5분의 1을 차지하는 만큼 봉쇄는 글로벌 원유·연료 공급 부족을 악화시킬 수 있다. 한편 전쟁 기간에도 이란은 원유 수출을 지속해 3월 약 170만 배럴/일(bpd)을 수출한 것으로 집계됐다.

국제기구와 분석업체의 평가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월요일에 이번 이란 전쟁과 호르무즈 해협 폐쇄로 인해 약 1,300만 bpd에 달하는 글로벌 원유 공급이 중단됐다고 밝혔다. IEA는 또한 분쟁으로 인해 80개가 넘는 에너지 설비가 손상되었으며 복구에는 최대 2년이 걸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에너지 시장 분석업체 Vortexa는 4월 10일로 끝나는 주간에 선박에 저장 중인 원유(7일 이상 정박 기준)가 전주 대비 -35% 하락한 8,913만 배럴로 5개월 만의 저점을 기록했다고 보고했다.

사우디아람코 및 OPEC+의 동향
한편 시장 상방 압력을 키운 요인으로는 사우디 국영 석유회사인 사우디아람코가 아시아향 주요 원유 등급의 5월 인도분 가격을 지난주 배럴당 17달러 인상한 것이 있다. 이는 사상 최대 폭의 인상이다. 기술적으로 하방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는 OPEC+의 방침도 존재한다. OPEC+는 4월 5일 5월에 일일 206,000배럴 증산 계획을 발표했으나, 중동 산유국들이 전쟁으로 감산을 강요받는 상황에서 이 증산 계획이 현실화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OPEC+는 2024년 초에 단행한 220만 bpd 감산분을 복원하려고 시도하고 있으나 아직 82.7만 bpd가 남아 있는 상태다. OPEC의 3월 원유생산은 7.56백만 bpd 감소하여 35년 만의 최저치인 22.05백만 bpd를 기록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추가적 영향을 통한 공급 제한
최근 제네바에서 미국이 중재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회담은 우크라이나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가 러시아가 전쟁을 끌고 있다고 비난하며 조기 종료됐다. 러시아는 “영토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우크라이나 영토에 대한 요구가 수용되지 않는 한 장기적 합의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전쟁이 지속될 전망은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제약을 계속 유지시켜 국제유가에 상승 요인으로 작용한다.

우크라이나는 지난 8개월 동안 최소 28곳의 러시아 정유 시설을 드론·미사일로 타격해 러시아의 정제·수출 역량을 제한했으며, 11월 말 이후 발트해에서 탱커를 대상으로 한 공격도 강화해 최소 6척의 탱커가 공격을 받았다. 여기에 미국과 EU의 신규 제재가 러시아의 석유 회사, 인프라, 탱커에 가해지면서 러시아 원유 수출이 억제되고 있다.

미국 내 재고·생산 지표
미 에너지정보청(EIA)이 수요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4월 10일 기준 미국 원유 재고는 계절적 5년 평균 대비 +1.9%, 휘발유 재고는 +1.1%, 증류유(디젤 등) 재고는 -5.2%로 각각 집계됐다. 같은 주의 미국 원유 생산은 전주와 동일한 1,359.6만 bpd로 기록돼 11월 7일 기록한 최고치 1,386.2만 bpd에는 소폭 못 미치는 수준이다.

시추·리그 지표
석유시추업체 베이커휴즈(Baker Hughes)는 4월 10일로 끝나는 주의 미국 가동 중인 유정 수가 전주와 동일한 411대였다고 보고했다. 이는 2025년 12월 19일 보고된 4.25년 저점 406대보다 다소 높은 수준인데, 2022년 12월 기록된 5.5년 최고치 627대와 비교하면 지난 2.5년간 유정 수가 크게 감소했음을 보여준다.

기타 공시·자료
기사 작성 시점에 본 보도의 원문 작성자 Rich Asplund는 기사에 언급된 증권들에 대해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포지션을 보유하고 있지 않았다.


용어 설명
WTI는 서부 텍사스산 원유(West Texas Intermediate)를 의미하는 대표적인 원유 벤치마크다. RBOB는 휘발유 선물의 한 종류로, 정제 후 도심 소비자용 휘발유의 가격 움직임을 반영한다. bpd는 일일 배럴(barrels per day)을 뜻하며 원유 생산·수송 규모를 나타내는 단위다. 호르무즈 해협은 페르시아만과 아라비아해를 잇는 전략적 해상 통로로 전 세계 원유수송의 핵심 경로 중 하나다. 증류유(distillates)는 디젤과 난방유 등 정제된 중질유 제품을 포함한다.

시장 분석 및 향후 전망
단기적으로는 공급 충격과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동시에 작용해 유가는 큰 폭의 변동성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지속되고 중동 산유국의 생산 차질이 장기화되면 실물 공급 부족은 심화돼 유가의 상방 압력이 강화될 것이다. 반면 일단 휴전이 연장되거나 이스라엘-레바논 휴전 등 지역적 긴장 완화가 확산되면 단기적 급등분은 일부 되돌려질 수 있다. 그러나 IEA가 지적한 설비 손상과 복구 기간(최대 2년)은 일시적 완화가 온다 해도 구조적 공급 제약으로 작용할 여지가 크다.

수요 측면에서는 S&P 500의 사상 최고치 경신 등으로 경기 모멘텀이 유지될 경우 에너지 수요가 지지받는 반면, 유가 급등은 소비자 물가와 운송비를 통해 경제 전반의 비용 부담을 높여 수요 둔화를 초래할 수 있다. 특히 증류유 재고가 5년 평균 대비 낮은 점은 난방·운송 연계 수요에서의 취약성을 시사한다. 정책 측면에서는 유가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력이 재차 부각될 수 있어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완화 여지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실무적 투자·산업 관점에서 관찰해야 할 핵심 변수는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 지속 여부, OPEC+의 생산 복원 계획 이행 가능성, 사우디아람코 등 주요 셀러의 공식 판매 가격(오퍼링), IEA·EIA의 재고·공급 통계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제재·피해 복구 속도다. 이들 변수의 변동에 따라 단기적 파동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며 전체적으로는 상방 위험이 우위인 환경으로 평가된다.

결론
종합하면 이번 유가 급등은 지정학적 리스크(미·이란 전쟁, 호르무즈 봉쇄)공급 차질(설비 피해, 제재로 인한 수출 제약)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단기적으로는 휴전 기대와 같은 지정학적 완화 요인이 있을 수 있으나, 설비 손상과 제재, 저장고 포화 등 구조적 요인이 남아 있어 향후 몇 달간 국제유가의 높은 변동성과 상방 리스크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시장 참여자와 정책결정자는 공급 지표와 지정학적 사안의 변화를 긴밀히 모니터링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