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요 증시가 29일(현지시간) 상승세를 이어가며 사상 최고치를 다시 썼다. S&P 500 지수는 0.41% 오르고,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0.43%, 나스닥100지수는 0.66% 상승했다. 6월물 E-미니 S&P 선물은 0.37%, 6월물 E-미니 나스닥 선물은 0.66% 올랐다. 미국 장 초반부터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시장 전반의 위험선호 심리가 강화됐다.
2026년 5월 29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이날 주가 상승은 중동 평화 협상 진전 기대와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확대가 동시에 투자심리를 떠받친 결과다. 중동 지역에서의 평화 합의 가능성이 커지면서 국제유가에 가해지던 상승 압력이 누그러졌고, 이에 따라 인플레이션 우려도 다소 완화됐다. 여기에 델 테크놀로지스가 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도는 매출 전망을 내놓으면서 AI 관련 기술주가 강하게 반등했다. AI 인프라란 데이터센터, 서버, 반도체, 네트워크 장비처럼 AI 서비스 구동에 필요한 기반 설비를 뜻한다.
시장에서는 미국과 이란이
“중동 지역의 긴장 완화 기대가 유가와 물가 압력을 동시에 낮추는 방향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이 이날 시장의 핵심 배경이다.
국제유가는 5주 만의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이날 1% 넘게 하락했고, 미국과 이란이 휴전 연장에 잠정 합의하면서 호르무즈 해협이 조만간 다시 열릴 수 있다는 낙관론이 확산됐다. 다만 실제로 원유 수송이 재개되기까지는 여러 장애물이 남아 있다. 호르무즈 수로에 설치된 지뢰를 제거해야 하고, 가동이 멈춘 유전을 다시 가동하는 데는 수개월이 걸릴 수 있으며, 드론과 미사일 공격으로 훼손된 에너지 인프라도 복구해야 한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로, 이곳의 통항 여부는 국제유가와 글로벌 물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연방준비제도(Fed) 기준금리 전망도 시장은 크게 바뀌지 않는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시장은 6월 16~17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25bp(0.25%포인트) 금리 인하 가능성을 3% 수준으로 반영하고 있다. 즉, 이번 회의에서는 금리 동결 가능성이 압도적으로 높게 평가되고 있다는 뜻이다.
1분기 실적 시즌은 막바지에 접어들고 있다. 현재까지 실적을 발표한 S&P500 기업 485곳 가운데 84%가 시장 전망치를 웃돌았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1분기 S&P500 기업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2%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기술섹터를 제외하면 증가율은 약 3%에 그쳐, 최근 2년 사이 가장 약한 수준으로 평가된다. 이는 전체 실적 개선이 여전히 대형 기술주의 영향에 크게 의존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해외 증시는 혼조세를 나타냈다. 유로스톡스50은 0.29% 올랐고,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0.73% 하락 마감했다. 반면 일본 닛케이평균주가는 사상 최고치를 다시 경신하며 2.53% 급등했다. 지역별로는 정책 기대와 환율, 수출 전망에 따라 주가 흐름이 엇갈렸다.
미국 국채시장에서는 6월물 10년 만기 T-노트가 2틱 상승했다. 10년물 국채금리는 0.8bp 내린 4.439%를 기록했다. 국제유가 하락으로 물가 기대가 완화된 점이 채권 가격을 지지했고, 지난주 미 재무부의 2,150억 달러 규모 10년물 입찰에 대비해 숏포지션을 잡았던 채권 딜러들의 포지션 청산도 가격 상승에 힘을 보탰다. 숏커버링은 하락에 베팅했던 투자자들이 손실을 줄이기 위해 다시 매수에 나서는 행위를 뜻한다.
유럽 국채금리도 하락했다. 독일 10년물 국채금리는 0.5bp 내린 2.957%, 영국 10년물 길트 금리는 1.0bp 하락한 4.804%를 나타냈다. 독일의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유럽연합 조화 기준)는 전월 대비 0.1% 하락했고, 전년 동월 대비로는 2.7% 올라 예상치였던 변동 없음과 2.8% 상승을 모두 밑돌았다. 독일 5월 실업자 수는 1만2,000명 감소해 예상치인 1만명 증가와 달랐고, 실업률도 6.3%로 0.1%포인트 낮아졌다. 이는 유럽 최대 경제국의 노동시장이 예상보다 견조하다는 신호로 해석됐다.
유럽중앙은행(ECB) 인사들의 발언도 시장의 관심을 끌었다. ECB 집행이사회 위원 파비오 파네타는 “전망을 선반영한 그림은 지속적인 인플레이션 압력을 억제하기 위해 통화정책 기조를 재조정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집행이사회 위원 기디미나스 심쿠스는 6월 금리 인상을 지지할 가능성이 높으며, “두 번째 금리 인상 가능성이 더 높다”고 밝혔다. 스왑시장은 오는 6월 11일 열리는 ECB 정책회의에서 25bp 금리 인상 확률을 94%로 반영하고 있다.
개별 종목에서는 AI·반도체·보안주가 강세를 이끌었다. 퀄컴은 4% 넘게 상승했고, ARM 홀딩스도 4% 이상 올랐다. 인텔과 브로드컴은 3% 넘게 뛰었으며, ASML 홀딩은 2% 이상 상승했다.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 KLA, 마이크로칩 테크놀로지, 램리서치, 샌디스크도 1% 이상 올랐다. 반도체 업종은 AI 서버, 데이터센터, 고성능 컴퓨팅 수요 확대의 직접 수혜주로 분류된다.
소프트웨어 종목도 강세를 보였다. 서비스나우는 9% 넘게 급등했고, 오라클은 6% 이상 상승했다. 국제비즈니스머신스(IBM)는 다우지수 내 상승률 1위를 기록하며 5% 이상 뛰었다. 아틀라시안은 5% 이상 올랐고, 데이터독과 세일즈포스는 4% 이상 상승했다. 워크데이는 3% 이상, 마이크로소프트는 2% 이상 올랐으며, 인튜이트와 어도비도 1% 이상 상승했다.
사이버보안주에서는 옥타가 20% 넘게 급등했다. 옥타는 1분기 조정 주당순이익(EPS) 91센트를 기록해 시장 예상치 85센트를 웃돌았고, 2027년 조정 EPS 전망을 기존 3.74~3.82달러에서 3.79~3.87달러로 상향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 3.78달러보다도 높다. 크라우드스트라이크는 5% 이상, 팔로알토네트웍스는 4% 이상 올랐고, 클라우드플레어와 포티넷은 2% 이상, 지스케일러는 1% 이상 상승했다.
덩치가 큰 실적 서프라이즈도 시장을 자극했다. 델 테크놀로지스는 1분기 총매출 438억4,000만 달러를 발표해 시장 예상치 355억2,000만 달러를 크게 웃돌았고, 2027년 매출 전망도 기존 1,380억~1,420억 달러에서 1,650억~1,690억 달러로 대폭 상향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 1,421억2,000만 달러보다도 높다. 델은 이날 S&P500 상승 종목 가운데 최대 상승률인 33% 이상을 기록했다.
넷앱은 4분기 순매출 19억5,000만 달러를 내 시장 예상치 18억7,000만 달러를 웃돌았고, 2027년 매출 전망을 73억3,000만~75억8,000만 달러로 제시해 예상치 72억 달러를 상회했다. 주가는 32% 이상 급등했다. 넥스트파워는 프리발론 에너지를 현금과 주식 포함 최대 3억6,500만 달러에 인수하기로 합의하면서 15% 이상 상승했다.
반면 실적과 전망이 기대에 못 미친 종목들은 급락했다. 갭은 1분기 비교매출이 2.00% 늘어 시장 예상치 2.93%를 밑돌았고, 2027년 순매출 증가 전망도 기존 2%~3%에서 1%~2%로 낮췄다. 주가는 17% 이상 떨어졌다. 아메리칸이글아웃피터스는 1분기 총비교매출이 8.00% 증가했지만 예상치 8.48%에는 못 미치며 13% 이상 하락했다.
센티넬원은 1분기 매출 2억7,670만 달러를 기록해 예상치 2억7,730만 달러를 소폭 밑돌았고, 2분기 매출 가이던스도 2억8,900만~2억9,100만 달러로 제시해 예상치 2억9,210만 달러에 못 미쳤다. 주가는 11% 이상 하락했다. 오토데스크는 36억 달러에 마인트MX를 인수하기로 한 결정이 지나치게 비싸다는 일부 애널리스트 평가가 나오며 7% 이상 밀렸다. 비아샛도 4분기 매출 11억7,000만 달러가 예상치 11억9,000만 달러에 못 미쳐 7% 이상 하락했고, UI패스는 1분기 조정 EPS 15센트로 예상치 16센트를 밑돌며 4% 이상 내렸다.
이날 시장 흐름은 두 축으로 요약된다. 하나는 중동 긴장 완화가 유가를 누르고 물가 압력을 낮출 수 있다는 기대이고, 다른 하나는 AI·클라우드·사이버보안·반도체 투자 확대가 주요 기술주와 성장주의 실적을 끌어올리고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조합은 단기적으로 위험자산 선호를 강화해 주가를 밀어올리는 반면, 유가 안정과 금리 기대가 이어질 경우 채권시장에도 지지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다만 중동 협상은 여전히 세부 문안 조율과 핵 관련 쟁점이라는 변수가 남아 있어, 향후 국제유가와 증시의 방향성은 협상 진전 여부에 따라 다시 크게 흔들릴 수 있다.
5월 29일 기준 실적 발표 예정 기업으로는 American Woodmark Corp(AMWD), Atlantic International Corp(ATLN), Buckle Inc/The(BKE), Critical Metals Corp(CRML), Genesco Inc(GCO), Liberty Live Holdings Inc(LLYVA), Navan Inc(NAVN), Pioneer Bancorp Inc/NY(PBFS), Richtech Robotics Inc(RR), Whitestone REIT(WSR)이 포함됐다. 기사 작성 시점인 2026년 5월 29일, 리치 애스플런드는 본문에 언급된 어떤 증권도 직접적 또는 간접적으로 보유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기사에 담긴 모든 정보와 수치는 정보 제공 목적이라는 점도 함께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