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대중국 의존 줄이기 위해 공급망 제한안 추진

유럽연합(EU)이 중국에 대한 과도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기업들의 공급망 다변화를 요구하는 새 제안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는 EU가 대중 무역 관계를 재조정하고 경제안보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의 일환이다.

2026년 6월 5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EU 수석 통상협상대표 마로시 셰프초비치는 금요일 브뤼셀에서 열린 유럽정책센터 포럼에서 “다변화에는 이제 전용 수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한 공급업체로부터 재고의 40% 이상을 조달하는 기업의 경우, 공급망을 옮기도록 요구하는 방안이 하나의 제안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말하는 공급망 다변화는 특정 국가나 공급자에 지나치게 의존하지 않도록 조달처를 여러 곳으로 분산하는 것을 뜻한다.

브뤼셀은 이달 말 열릴 정상회의에서 EU 정상들이 유럽집행위원회에 어떤 구체적 수단을 추진해야 하는지 정치적 방향을 제시해 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셰프초비치는 EU가 중국과 3,600억 유로(4,170억 달러)의 무역적자를 기록하고 있으며, 중국이 유럽 지역에 필요한 많은 핵심 투입재의 사실상 단독 공급처 역할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무역적자란 수입액이 수출액보다 많은 상태를 뜻하며, 규모가 클수록 상대국에 대한 경제적 의존도가 높아질 수 있다.

EU는 중국이 자국 경제를 충분히 개방하지 않고, 보조금을 받은 제품을 단일시장에 대거 공급하고 있다고 비판해 왔다. 반면 베이징은 반도체와 희토류 광물 등 유럽 기업들이 필요로 하는 핵심 소재에 대한 통제력을 유지하고 있다. 반도체는 첨단 전자제품과 산업장비의 핵심 부품이며, 희토류는 전기차, 배터리, 방산, 전자기기 제조에 널리 쓰이는 전략적 자원이다.

이번 제안은 수년간 이어진 시장 접근성과 과잉공급 문제 논의가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한 뒤, EU가 중국을 상대로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시도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현안을 잘 아는 소식통들은 전했다. 다만 유럽은 중국과의 무역전쟁은 피하려 하고 있으며, 중국 당국은 유럽이 계획을 강행할 경우 보복에 나설 수 있다고 경고한 상태다. 이런 점에서 이번 움직임은 압박 수단을 강화하되, 전면 충돌은 피하려는 절충적 전략으로 읽힌다.

셰프초비치는 이번 주 초 중국의 리청강 상무부 부부장과 회동했으며, 향후 수 주 내 왕원타오 상무부장을 브뤼셀로 초청해 유럽의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논의를 가속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가 내부적으로 보고 있는 것은 중국 파트너들과의 외교적 접촉, 소통, 논의를 어떻게 개선할 수 있느냐는 점”이라고 말했다.


이번 제안이 가져올 가능성 있는 파장은 분명하다. EU가 기업들에 특정 공급업체 의존도를 낮추도록 요구할 경우, 단기적으로는 조달 비용이 오르거나 생산 일정이 조정될 수 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공급망이 분산되면서 지정학적 충격에 대한 회복탄력성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또한 반도체, 희토류, 핵심 부품 등 전략 물자의 공급선이 재편되면 유럽 내 제조업 투자와 역내 공급망 구축이 가속될 수 있어, 관련 산업의 경쟁 구도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반대로 중국과의 긴장이 커질 경우 일부 수출입 기업들은 불확실성 확대에 직면할 수 있어, EU가 어떤 범위와 강도의 규제를 선택하느냐가 향후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다변화에는 이제 전용 수단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