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기대에도 ‘숨 고르기’…오라클 주가 7% 급락, 고평가 논란 부상

미국 소프트웨어 기업 오라클(Oracle)이 인공지능(AI) 열풍에 힘입어 이어오던 주가 랠리를 잠시 멈추고 17일(현지시간) 7% 하락하며 올 1월 이후 최대 일일 낙폭을 기록했다.

Oracle conference

2025년 10월 17일, CNBC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오라클은 전날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Oracle AI World’ 콘퍼런스의 애널리스트 미팅에서 2030회계연도 클라우드 인프라 매출을 1,660억 달러로 끌어올리고, 총매출 2,250억 달러·조정 주당순이익(EPS) 21달러를 달성하겠다는 장기 전망을 제시했다. 이는 2026회계연도 클라우드 인프라 매출(180억 달러) 대비 연평균 31% 이상 성장해야 도달 가능한 수치다.

발표 직후 시장 반응은 긍정적이었다. 16일(현지시간) 오라클 주가는 3.1% 상승하며 2년 새 시가총액이 160% 넘게 불어난 랠리를 연장했다. 그러나 17일 들어 일부 애널리스트가 ‘목표 실현 가능성’을 의문시하면서 투자자들 사이에 냉철한 재평가(valuation reset) 움직임이 일었다. 실제 종가는 291.37달러로 마감돼 한세션 만에 7% 급락했다.


“숨 고르는 구간…실현 가능성 검증 필요”

RBC 캐피털마켓의 리시 잘루리아 애널리스트는 이메일 인터뷰에서 “투자자들이 장기 숫자를 소화하며 달성 가능성에 안도할 때까지 주가가 잠시 숨 고를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목표가를 유지하며 ‘보유(Hold)’ 의견을 제시했다.

Oracle stock reaction

UBS의 칼 키어스테드 애널리스트는 보고서에서 목표주가를 360달러에서 380달러로 상향하면서도 ‘베어(약세) 시나리오’로 OpenAI에 지나치게 집중된 매출 구조 위험, 공격적인 인프라 구축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예기치 못한 병목(bottleneck) 등을 지목했다.


AI 인프라 수혜…그러나 “OpenAI 의존 논란”

오라클은 최근 5년간 OpenAI와 맺은 3,000억 달러 규모 칩 공급 계약으로 AI 인프라 시장의 ‘핵심 수혜주’로 부상했다. 9월 실적 발표 당시에도 남은 수행 의무(remaining performance obligations)는 전년 대비 359% 급증한 4,550억 달러로 집계돼 1992년 이래 최대 주가 상승률을 연출했다.

그러나 수십억 달러의 전례 없는 주문 백로그가 ‘단일 고객 집중도’라는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꾸준하다. 키어스테드가 언급한 대로 대규모 클라우드 전환 프로젝트가 본격 가동(go-live)되는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기술·인력·규제 병목이 발생하면 수익성 추정치가 흔들릴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분기 650억 달러어치 클라우드 인프라 계약을 체결했으며, 이는 4개 고객·7건 계약으로 구성됐다. 그중 OpenAI는 포함되지 않았다” — 클레이 머거윅(Clay Magouyrk) 오라클 공동 CEO

머거윅 CEO는 “OpenAI는 훌륭한 고객이지만, 우리는 다수의 고객을 확보하고 있다”며 고객 다변화를 강조했다. 이와 함께 AI 인프라 사업의 조정 총마진을 30~40%로 제시해 시장 예상을 웃돌았다.


◆ 용어 해설

남은 수행 의무(Remaining Performance Obligations, RPO)란 고객과 체결한 계약 중 아직 인식되지 않은 미래 매출을 의미한다. 클라우드·소프트웨어 기업의 수주 잔고 지표로 활용되며, RPO가 높을수록 향후 매출 가시성이 크다는 뜻이다.

조정 주당순이익(Adjusted EPS)은 회계상 일회성 요인을 제외해 본업 수익성을 파악하기 위한 지표다. 오라클이 제시한 2030년 EPS 21달러는 2025년 대비 약 세 배 증가 예상치로, 높은 성장률을 전제로 한다.

클라우드 인프라(Cloud Infrastructure)는 기업이 데이터를 저장·처리·분석하기 위한 서버, 네트워크, 스토리지 등 물리·가상 자원을 포함하며, AI 모델 학습·추론용 고성능 칩도 핵심 요소다.


전문가 시각: “밸류에이션 재조정 불가피”

시장조사업체 가트너 출신 애널리스트 A씨는 “AI 인프라 투자 경쟁이 가열되면서 수주‧매출 규모가 기하급수적(up to exponential)으로 늘어나는 것은 사실”이라며 “다만 오라클은 마이크로소프트·아마존·구글 등 ‘빅3’ 퍼블릭 클라우드 사업자 대비 시장점유율이 낮아 단기간에 31%의 연평균 성장률(CAGR)을 유지하기는 도전적”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현 주가에 이미 AI 모멘텀이 상당 부분 반영됐다”며 “차익실현 매물 출회 가능성을 열어둘 필요가 있다”는 견해도 밝혔다.


주가 전망과 투자 포인트

AI 트래픽 폭증 → 고성능 GPU‧TPU 수요 증가 → 오라클의 칩 기반 인프라 매출 확대. ② OpenAI, Meta 등 빅테크와 장기 계약 → 장기 매출 가시성. ③ 다만 고객집중·공급망 병목·규제 변수 등 위험 요인 상존.

결국 투자자는 장기 비전 대비 단기 밸류에이션과 위험을 균형 있게 따져야 한다. UBS·RBC 등 주요 증권사는 여전히 ‘매수’ 혹은 ‘보유’를 유지하지만, 목표가 산정 과정에서 전제된 실현 가능성 검증이 향후 주가 방향을 결정할 관건으로 지목된다.


※ 본 기사는 CNBC 원문을 완역하고, 국내 투자자 이해를 돕기 위해 추가 해설 및 전문가 의견을 덧붙였다. 기사에 언급된 가격·수치는 모두 현지 기준이며, 환율 변동에 따라 달러 환산액이 변동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