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우데자네이루, 6월 7일(로이터) – 유나이티드항공은 유가 상승으로 경쟁사들이 압박을 받을 경우 공항 슬롯이나 게이트, 기타 자산을 매입하는 방안에는 여전히 열려 있지만, 아메리칸항공과의 합병 추진이 무산된 이후 대형 통합 거래를 다시 추진할 가능성은 낮다고 스콧 커비 최고경영자(CEO)가 7일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2026년 6월 7일, 로이터의 보도에 따르면 커비 CEO는 4월 아메리칸항공에 합병 논의를 제안했으나 거절당했다고 말했다. 로이터는 앞서 그가 2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도 이 구상을 제기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아메리칸항공의 로버트 아이섬 CEO는 이 같은 결합이 반경쟁적이며 고객에게도 해롭다며 일축했다.
커비 CEO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연례회의 현장에서 로이터와 만나 “유나이티드의 통합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며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시장에서 자산을 사지 않겠다는 뜻은 아니지만, 대규모 합병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말했다.
합병 성사에는 경영진의 동의가 필수
커비 CEO는 아메리칸항공과의 거래 필요성을 방어하면서, 자신은 그런 합병이 소비자에게 이익이 될 것이라고 믿었다고 말했다. 다만 그처럼 규모가 크고 전례가 없는 거래는 아메리칸항공 경영진의 지지 없이는 성사될 수 없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노동조합, 주주, 고객은 거래를 지지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아메리칸항공 경영진이 공개적으로 반대 입장을 표명한 탓에 협상 자체가 비현실적이 됐다고 말했다. 커비 CEO는 “경영진이 공개적으로 반경쟁적이라고 말하는 상황에서는 거래를 추진할 수 없다”고 밝혔다.
유나이티드가 아메리칸항공과의 논의를 사실상 포기했는지, 아니면 나중에 다시 시도할 가능성이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 그는 거듭 “기꺼이 나서는 파트너(willing partner)”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이는 합병이나 대형 인수는 상대방의 자발적 동의가 있어야만 가능하다는 의미다.
커비 CEO는 또 유나이티드가 어떤 합병 제안과 관련해 미국 정부에 골든셰어를 부여하는 방안을 트럼프 행정부와 논의했다는 점도 부인했다. 골든셰어는 일반 주식보다 훨씬 강한 거부권이나 경영 개입 권한을 정부 또는 특정 주체에 주는 특수 지분을 뜻한다.
유가 급등, 항공사 수익성 시험대에
유가 상승은 항공사들의 마진을 시험하고 있으며, 브랜드와 가격 결정력이 강한 대형 항공사와 그렇지 못한 경쟁사 사이의 격차를 더 벌리고 있다. 커비 CEO는 운임 인상이 올해 후반에는 치솟는 연료비로 입은 손실을 완전히 만회하는 흐름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항공권 가격이 오르는 가운데서도 수요가 여전히 견조하다는 유나이티드항공의 자신감을 보여준다.
그는 수요가 강한 흐름을 유지하고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운임 인상이 결국 일부 수요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도 말했다. 항공업계에서는 연료비와 운임, 수요의 상호작용이 수익성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로 꼽힌다.
브랜드 충성도가 강한 항공사들이 우위
여러 항공사 경영진은 연료비 충격이 강한 항공사와 약한 항공사를 갈라놓고 있다고 말해왔다. 커비 CEO는 이 격차를 고객 충성도가 있는 항공사와 여전히 가격 경쟁에 주로 의존하는 항공사 사이의 차이로 규정했다.
그는 대형 미국 항공사들이 경쟁을 압박하고 있다는 윌리 월시 국제항공운송협회장(IATA)의 비판도 반박했다. 커비 CEO는 유나이티드와 델타항공이 승리하고 있는 이유는 여행객이 가치를 느끼는 브랜드와 제품에 투자해 왔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고객은 기술, 서비스, 신뢰성, 제품에 관심이 있다. 이들은 단순히 좌석만 원하는 것이 아니라 좋은 경험을 원한다.”
그는 또 유나이티드의 경쟁우위는 재무제표보다 영업이익에서 더 크게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영업이익이 있어야 항공기가 새로워지고 서비스와 네트워크에 계속 투자할 수 있지만, 비슷한 규모의 경쟁사들 가운데 일부는 간신히 손익분기점을 맞추는 수준이라는 것이다.
만약 제트블루항공이 챕터 11 구조조정 절차에 들어간다면 유나이티드의 인수 매력이 높아질지에 대한 질문에는, 커비 CEO는 제트블루가 보유한 현금과 담보가 잡히지 않은 자산을 언급하며 그런 상황은 가능성이 낮다고 봤다. 챕터 11은 미국 파산법상 기업이 영업을 계속하면서 채무를 재조정하는 절차를 말한다.
그는 연료비 변동성에 대한 구조적 해법으로 항공사가 많이 활용해 온 연료 헤지도 효과적이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장기적으로 돈을 잃는다면 헤지는 의미가 없다는 설명이다.
델타항공이 현재의 환경에서 정유시설을 보유한 점이 도움을 주고 있다는 사실은 인정했지만, 유나이티드는 미국 내 경쟁사처럼 정유소를 사는 데에는 관심이 없다고 밝혔다.
업계 파장과 향후 관전 포인트
이번 발언은 미국 대형 항공사 간 인수합병(M&A) 기대가 단기적으로는 낮아졌음을 시사한다. 다만 유나이티드가 공항 슬롯, 게이트, 기타 자산 매입에는 열려 있다는 점에서, 업계 내에서는 대형 통합 대신 부분 자산 확보와 운항 네트워크 강화 경쟁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특히 유가가 계속 높게 유지될 경우, 대형 항공사의 브랜드 충성도와 가격 전가 능력이 중소 항공사보다 더 부각될 수 있어, 향후 미국 항공업계의 수익성 양극화가 심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아울러 운임 상승이 수요를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그리고 연료비 부담이 소비자 항공권 가격에 어느 정도까지 반영될지가 향후 실적과 주가 흐름의 핵심 변수로 꼽힌다. 유나이티드가 강조한 고객 경험, 신뢰성, 기술 투자 전략은 향후 경쟁사 대비 차별화 포인트로 작용할 수 있지만, 동시에 가격 민감도가 높은 수요층 이탈 위험도 함께 안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