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센트, 오픈AI 출신 AI 수석 과학자 영입…중국도 AGI 경쟁 본격화

중국 베이징 — 텐센트의 최고 인공지능 과학자인 야오 순위(Yao Shunyu)가 중국에서 범용인공지능(AGI)을 구축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이는 미국과 중국의 기술 경쟁 구도가 인공지능 분야에서 새로운 단계로 접어들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된다.

2026년 6월 5일, CNBC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야오 순위는 최근 1년 사이 텐센트에 합류했으며, 이전에는 오픈AI에서 근무한 뒤 중국으로 돌아왔다. 그는 CNBC가 만다린어 발언을 번역한 내용에서

“제 개인적인 목표는 중국에서 장기적인 AGI 조직을 세우는 것이다”

라고 말했다.

AGI는 인간 수준 또는 그 이상의 능력을 갖춘 인공지능을 뜻한다. 쉽게 말해, 특정 작업 하나만 잘하는 기존 AI와 달리 다양한 문제를 폭넓게 이해하고 처리할 수 있는 차세대 AI를 의미한다. 미국의 오픈AI, 앤스로픽, 알파벳 등은 오래전부터 AGI를 핵심 목표로 삼아 왔고, 영국 스타트업 딥마인드 역시 이러한 흐름과 맞닿아 있다.

반면 중국 기업들은 미국의 반도체 수출 통제와 추격전 속에서 그동안 공장 자동화, 가전, 소비자용 서비스 등 실제 응용 분야에 보다 집중해 왔다. 바이두의 로빈 리 최고경영자(CEO)는 AGI 도달 시점을 최소 2034년으로 예상한 바 있으며, 이는 당시 일론 머스크가 제시한 2026년 전망과도 큰 차이를 보였다. 그러나 최근 실리콘밸리 인재 유입이 늘면서 중국 기업들 역시 미국식 AGI 비전을 점차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야오 순위는 지난 금요일 베이징에서 열린 텐센트 행사에서 텐센트 클라우드 책임자인 다우슨 통(Dowson Tong)과 무대에 올라 차세대 AI 발전 방향을 논의했다. 이 행사는 현지 당국과 공동 주최됐으며, 베이징의 고위 관료가 개회사도 맡았다.


야오는 AGI 개발을 위해 기초 지식, 제품, 최전선 탐색이 모두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나는 ChatGPT나 Claude가 유일한 슈퍼앱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며, 아직 활용되지 않은 시장 규모가 수조 달러(trillions of dollars)에 이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AI 도구의 성능이 가장 중요하고, 그다음은 비용이라며 중국의 진로는 더 작은 AI 모델기본 작업에서의 일관된 성능에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말하는 슈퍼앱은 여러 기능을 하나의 앱 안에 통합한 플랫폼을 뜻한다. 예를 들어 검색, 대화, 업무 처리, 결제 등 다양한 기능을 아우르는 형태다. 야오의 발언은 대규모 모델 중심의 미국식 접근과 달리, 중국은 효율성과 실용성에 초점을 맞춘 발전 경로를 택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야오의 낙관론은 미국 내에서 커지고 있는 경계심과 대비된다. 앤스로픽은 지난 목요일, 최전선 모델이 인간의 감독 없이 스스로 개선할 수 있는 지점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앤스로픽은 산업 전반의 속도 조절 또는 신규 모델 개발 중단을 촉구하며, 이런 변화가 사회를 혼란에 빠뜨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앤스로픽은 올해 초에도 워싱턴에 중국 모델보다 미국의 우위를 유지해야 한다고 촉구한 바 있다. 창립 초기부터 AI 안전성을 강조해 온 이 회사는 경쟁사들로부터 자사 경고가 경쟁을 저해하려는 의도라는 비판도 받아 왔다. 이는 미국 내에서도 AI의 속도와 안전 사이에서 의견이 엇갈리고 있음을 보여준다.


인재 경쟁도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미국 이민 정책의 불확실성은 중국 국적 인재들이 임금이 다소 낮더라도 자국에서 일자리를 찾도록 부추기고 있다. 동시에 중국은 향후 5개년 과학 성과를 목표로 기초 연구(basic research)에 대한 투자와 인재 유치 자금을 늘리고 있다.

기업 간 인재 쟁탈전은 같은 나라 안에서도, 국경을 넘어선 영역에서도 계속되고 있다. 최근에는 알리바바가 구글 딥마인드 연구원 하오 저우(Hao Zhou)를 영입해 Qwen AI 개발을 지원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하오 저우와 알리바바는 CNBC의 논평 요청에 즉각 응답하지 않았다. 또 구글 딥마인드의 연구 부사장 우융후이(Wu Yonghui)는 2025년 2월 캘리포니아에서 바이트댄스의 연구 조직 Seed를 이끌기 위해 자리를 옮겼다. 또한 Kimi AI 모델의 배후 기업인 스타트업 문샷(Moonshot)은 전 메타 AI 및 구글 브레인 직원인 양쯔린(Yang Zhilin)이 설립했다.

이 같은 움직임은 중국 기업들이 단순한 추격을 넘어 AGI를 포함한 장기 기술 패권 경쟁으로 전략을 전환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오픈AI와 구글 딥마인드 출신 인재들이 중국 빅테크로 이동하는 흐름은 연구개발 역량의 재편을 가속할 가능성이 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변화가 중국 AI 시장의 제품 고도화와 비용 효율화 경쟁을 심화시키는 동시에, 글로벌 AI 공급망과 반도체·클라우드 생태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 AGI(범용인공지능)는 특정 업무에만 특화된 AI가 아니라, 사람처럼 다양한 과제를 이해하고 수행할 수 있는 인공지능을 뜻한다. 현재 상용화된 대부분의 AI 모델은 특정 기능에 최적화돼 있지만, AGI는 학습·추론·문제 해결 능력을 폭넓게 갖추는 것이 목표다. 따라서 AGI 경쟁은 단순한 소프트웨어 경쟁을 넘어 반도체, 데이터센터, 전력, 인재 확보까지 아우르는 종합 경쟁으로 번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