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굴스비 “유가 충격, AI 기대가 자극하는 인플레이션 더 키울 수 있다”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의 오스탄 굴스비 총재가 인공지능(AI)에 대한 과도한 기대가 물가 상승 압력을 키울 수 있다는 경고를 한층 강화했다. 그는 AI가 생산성을 높일 것이라는 기대가 커질수록 경제가 과열되지 않도록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와 다른 중앙은행들이 금리를 더 높여야 할 수 있다고 밝혔다.

2026년 5월 28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굴스비 총재는 일본은행(BoJ) 회의에서 발표할 발언 요약문에서 “미래 생산성에 대한 기대가 클수록 과열을 막기 위해 금리는 더 올라가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중요한 점은, 단기적으로 유가 상승, 공급망 차질 또는 다른 요인으로 인한 공급 충격에 직면하면 이 문제가 더 악화된다”고 덧붙였다.

공급 충격(supply shock)은 원유 가격 급등이나 물류 차질처럼 기업이 필요한 재화와 서비스를 제때 공급받기 어려워지는 상황을 뜻한다. 일반적으로는 성장 둔화를 동반하지만, 굴스비 총재는 이러한 충격이 향후 생산성 향상에 대한 기대와 결합될 경우 물가 불안을 더 자극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그는 AI라는 신기술이 국경을 넘어 확산되는 만큼, 이런 영향이 미국뿐 아니라 다른 나라에도 파급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발언은 굴스비 총재가 이달 초 처음 공개적으로 제기한 논지를 확장한 것이다. 당시 그는 AI가 중앙은행에 금리 인하 여지를 제공할 수 있는 디스인플레이션 요인, 즉 물가 상승률을 낮추는 힘이라는 시각에 반박했다. 이 같은 견해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많은 인사들과 연준의 새 의장인 케빈 워시가 받아들여온 입장으로 알려졌다.

굴스비 총재의 논리는 1990년대 미국 경제가 겪었던 경험과 대비된다. 당시에는 컴퓨터의 광범위한 확산으로 예상치 못한 생산성 향상이 나타나 미국 경제성장이 크게 가속됐지만, 물가 급등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그러나 굴스비 총재는 생산성 향상이 예상되지 않은 채 나타날 때와, 미리 기대가 형성된 상태에서 나타날 때는 상황이 다르다고 본다. 기대가 먼저 커지면 실제 생산성 향상 이전에 기업과 가계가 선제적으로 지출을 늘릴 수 있고, 그 결과 가격이 먼저 오를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런 경우 금리는 아마도 더 올라가야 할 것이다.”

굴스비 총재는 또 “이 같은 현상은 새로운 기술이 국경을 넘나들며 생산성 향상 또는 그 기대가 확산될 경우 다른 나라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AI가 단순히 특정 산업의 효율성을 높이는 데 그치지 않고, 글로벌 금융 여건과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판단까지 흔들 수 있음을 시사한다.

아울러 그는 최근 중동 정세와 관련한 이란 전쟁으로 인한 유가 상승도 우려된다고 밝혔다. 굴스비 총재는 이날 발언에서 해당 유가 상승이 보다 광범위한 인플레이션으로 번지고 있다고 우려했지만, 구체적인 설명은 추가로 내놓지 않았다. 다만 일반적으로 공급 충격은 성장세를 제약해 물가를 억누르는 방향으로 작용하기도 하지만, 동시에 AI 기대에 따른 향후 생산성 상승을 앞당겨 소비와 투자를 자극하는 심리를 더 강하게 만들어 물가 압력을 복합적으로 키울 수 있다.

시장에서는 이번 발언이 AI 기대와 에너지 가격 상승이 결합할 때 통화정책이 더 긴축적으로 기울 수 있다는 신호로 해석될 가능성이 크다. AI가 실제로 생산성을 얼마나 끌어올릴지, 그리고 그 효과가 얼마나 빨리 가격 안정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반면 유가 급등과 공급망 차질은 단기간에 소비자물가와 기업 비용에 직접 영향을 줄 수 있어, 중앙은행 입장에서는 물가 기대가 재차 불안정해지는 상황을 경계할 수밖에 없다. 결국 이번 발언은 향후 기술 혁신에 대한 기대에너지 가격, 금리 경로가 서로 맞물리며 글로벌 인플레이션 전망을 좌우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