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이 상승세를 이어간 가운데 원유 가격은 5% 가까이 급락했고, 달러는 1주일 만의 최저치 부근에서 움직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토요일 이란과의 평화 합의가 “대체로 협상됐다”고 밝힌 이후, 시장에서는 중동 지정학적 긴장이 완화될 수 있다는 기대가 확산됐다.
현물 금은 온스당 1% 조금 넘게 오른 4,556.54달러에 거래됐고, 8월 인도분 미국 금 선물은 0.7% 상승한 4,590.34달러를 기록했다. 금은 통상 불확실성이 커질 때 안전자산으로 수요가 몰리는 대표적 자산으로, 지정학적 리스크와 인플레이션 우려가 동시에 높아지면 강세를 보이기 쉽다.
2026년 5월 25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토요일 이란과의 합의가 “대체로 협상됐다”고 말하며 세부 내용이 곧 발표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그는 일요일에는 자신의 대표단에 이란과의 어떤 합의도 서두르지 말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양측은 원칙적으로 호르무즈 해협을 다시 개방하는 데 합의했으며, 테헤란은 고농축 우라늄을 처리하기로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호르무즈 해협은 중동 원유 수송의 핵심 경로로, 이곳의 통항이 차단되면 국제 유가와 해상 운송비가 즉각 흔들릴 수 있어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서 매우 민감한 지점이다. 고농축 우라늄은 핵무기 제조 가능성과 직결될 수 있는 물질로 간주돼 각국의 우려를 불러온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X(옛 트위터)에 “최종 합의에는 이란의 핵 농축 시설 해체와 이란 영토에서 농축 핵물질 제거가 필요하다”고 적었다.
이란의 마수드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일요일 테헤란이 “우리가 핵무기를 추구하지 않는다는 점을 세계에 확신시킬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이란이 핵개발 의혹을 완전히 부인하지는 않으면서도, 국제사회의 우려를 완화하려는 의도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이란 혁명수비대와 연계된 타스님 통신은 미국이 여전히 잠재적 합의의 일부를 막고 있으며, 여기에는 동결 자금 해제에 대한 테헤란의 요구도 포함돼 있다고 전했다. 이는 협상 타결이 단순한 정치적 선언만으로 끝나지 않고, 실제 제재 완화와 자금 유동성 회복 문제까지 맞물려 있음을 보여준다.
분석가들은 설령 호르무즈 해협이 재개방되더라도, 전쟁 이전 수준으로 에너지와 기타 상품 생산을 끌어올리기까지 생산시설과 인프라를 복구하는 데 얼마나 오랜 시간이 걸릴지에 대해 여전히 불확실성이 크다고 지적한다. 즉, 군사적 긴장이 완화돼도 공급 정상화는 즉각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있어, 유가 하락폭이 단기적으로 확대되더라도 변동성은 상당 기간 남을 수 있다.
지정학적 소식 외에도 투자자들은 이번 주 유럽 전역의 인플레이션 지표와 미국의 4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 발표를 기다리고 있다. PCE 물가지수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물가 흐름을 판단할 때 중요하게 보는 지표로, 향후 금리 정책의 방향을 가늠하는 핵심 변수다. 유럽과 미국의 물가 수치가 예상보다 높게 나오면 금리 인하 기대는 후퇴하고 달러와 국채수익률이 다시 강세를 보일 수 있다.
채권 전략가들은 이란 전쟁이 끝나더라도 글로벌 국채수익률은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장은 현재 연말 이전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가 기준금리를 한 차례 더 올릴 가능성을 반영하고 있으며, 이는 케빈 워시가 미국 중앙은행 수장에 오를 것이라는 전망과도 맞물려 있다. 워시는 지난 금요일 연방준비제도 의장으로 취임했으며, 앨런 그린스펀의 통화정책 노선을 선호하며 유연성과 낮은 금리를 중시하는 방향 전환 신호를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시장 분석 측면에서 보면, 이번 흐름은 지정학적 완화가 안전자산 선호를 줄이고 위험자산 심리를 일부 회복시키는 전형적인 패턴과 맞닿아 있다. 다만 이란 핵 협상은 아직 세부 쟁점이 남아 있고, 호르무즈 해협 개방이나 제재 완화가 실제 이행으로 이어질지 불투명해 단기적으로는 금과 유가 모두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원유는 공급 차질 위험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는 한 급락 이후 반등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고, 금은 달러 약세와 실질금리 흐름에 따라 추가 상승 여지를 시험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이번 장세는 유가 약세, 금 강세, 달러 약세가 동시에 나타나는 전형적인 위험회피 완화 국면으로 해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