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수요일 만나 양국의 포괄적 파트너십을 논의하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골든 돔(Golden Dome)’ 미사일 방어 구상을 함께 비판했다. 다만 양국이 계획해 온 천연가스 파이프라인에 대해서는 큰 돌파구가 나오지 않았다.
2026년 5월 20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명예위병과 예포를 받았으며, 현장에는 중국과 러시아 국기를 흔드는 어린이들도 있었다. 이번 회동은 시 주석이 최근 트럼프 대통령을 베이징에서 비슷한 의전으로 맞이한 지 며칠 만에 이뤄졌다. 중국과 러시아가 최고위급 외교 무대를 통해 서로의 결속을 과시한 셈이다.
두 정상은 회담 뒤 9,935단어 분량의 공동성명에 서명했으며, 이 성명에는 핵 안보, 대만, 야생동물 보전 등 다양한 주제가 포함됐다. 또 위생 기준부터 원자력 에너지에 이르기까지 총 20개의 추가 문서도 체결됐다. 그러나 기사 작성 시점에는 양국 간 대형 합의는 아직 최종 확정되지 않은 상태였다. 중국 독자들에게 낯설 수 있는 ‘골든 돔’은 미사일 요격체계를 뜻하는 미국의 방어 구상으로, 전략 자산에 대한 방어 능력을 강화하겠다는 취지의 계획이다.
크렘린궁은 ‘파워 오브 시베리아 2(Power of Siberia 2)’ 가스관 사업에 대해 원칙적 이해가 이뤄졌다고 밝혔으나, 핵심 세부사항과 일정은 여전히 추가 협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 사업은 러시아 북부 시베리아에서 몽골을 거쳐 중국으로 가스를 운송하는 노선으로, 러시아와 중국은 수년간 이 프로젝트를 협상해 왔지만 가격과 기타 조건이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 천연가스 파이프라인은 에너지 수출과 수입 구조를 장기적으로 바꿀 수 있는 핵심 인프라로, 실제 타결 여부에 따라 러시아의 에너지 수출 다변화와 중국의 공급선 안정화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두 나라의 공동선언에서는 일부 국가가 식민지적 방식으로 세계를 지배하려는 시도가 실패했다고 주장하며, 세계가 ‘정글의 법칙’으로 회귀할 위험에 직면했다고 경고했다. 양국은 또한 트럼프 행정부의 골든 돔 미사일 방어망 계획이 전략적 안정을 위협한다고 비판했으며, 미국이 역사적인 핵 군축 조약의 대체안을 마련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향후 미·중·러 간 전략무기 통제 논의가 더 복잡해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러시아 최대 은행인 스베르방크(Sberbank)의 게르만 그레프 최고경영자(CEO)는 서방 제재로 러시아가 첨단 하드웨어 접근에 계속 제약을 받는 가운데, 자사의 기가챗(GigaChat) 인공지능 모델을 중국산 칩으로 구동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는 제재가 러시아의 기술 조달 경로를 서방에서 중국 중심으로 더 강하게 돌려세우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다만 칩 공급의 안정성, 성능, 그리고 대중 기술 의존 심화는 러시아 기술 산업의 장기 경쟁력에 새로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러시아 측 자료에 따르면 중국은 러시아의 가장 큰 교역국으로, 양국 교역 규모는 약 2,400억 달러에 달하며 러시아산 원유의 최대 구매국이기도 하다. 반면 크렘린궁에 따르면 러시아는 미국, 일본, 한국, 베트남에 이어 중국의 다섯 번째로 큰 교역국이다. 이러한 무역 구조는 서방과의 갈등이 장기화될수록 중국과 러시아의 경제적 상호의존이 더 깊어질 가능성을 보여준다. 특히 에너지, 반도체, 인공지능 등 전략 산업에서 협력이 강화되면 양국의 단기적 이해는 맞아떨어질 수 있지만, 동시에 제재와 기술 통제에 따른 리스크도 함께 확대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