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지수 강세가 설탕 선물시장의 롱 청산을 촉발하면서 5월 15일(현지시간) 설탕 가격이 급락했다. 7월물 뉴욕 세계 설탕 11호(SBN26)는 0.39달러, 2.54% 하락한 채 장을 마쳤고, 8월물 런던 ICE 화이트 설탕 5호(SWQ26)도 12.50달러, 2.74% 떨어졌다.
2026년 5월 15일, 바차트(Barchart)의 보도에 따르면 이날 설탕 가격 약세는 달러지수($DXY)가 2주 만의 최고치로 상승한 영향이 컸다. 달러 강세는 달러로 거래되는 원자재의 매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하며, 이미 보유 중이던 매수 포지션을 정리하려는 움직임, 즉 롱 청산을 부추겼다. 롱 청산은 가격 상승을 기대하고 매수했던 투자자들이 반대 방향으로 포지션을 정리하는 과정을 뜻한다.
공급 부족 우려가 전날까지는 가격을 떠받쳤지만, 이날은 환율 요인이 우세하게 작용했다. 수요일에는 전 세계 설탕 공급이 더 타이트해질 수 있다는 전망에 힘입어 설탕 가격이 1주일 만의 고점을 기록했다. 인도는 내수 공급을 지키기 위해 9월 30일까지 4개월간 설탕 수출을 금지했다. 또한 데이터그로(Datagro)는 2026/27년 세계 설탕 수급 전망에서 초과공급 전망치를 기존 226만톤(2.26 MMT)에서 317만톤 부족(-3.17 MMT)으로 조정했다. 화요일에는 스톤엑스(StoneX)도 2026/27 시즌 세계 설탕시장이 230만톤 흑자에서 55만톤 적자(-550,000 MT)로 돌아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월요일에는 씨티그룹이 브라질의 2026/27년 설탕 생산량을 3,950만톤(39.50 MMT)으로 전망했다. 이는 코나브(Conab)가 제시한 4,395만톤(43.95 MMT)보다 낮은 수치다. 씨티그룹은 브라질 설탕 제분업체들이 치솟는 휘발유 가격에 대응해 사탕수수의 더 많은 비중을 에탄올 생산에 배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씨티그룹은 또 올해 강한 엘니뇨(El Niño) 기상 패턴이 향후 6~12개월 동안 인도와 태국의 설탕 생산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밝혔다. 엘니뇨는 해수면 온도 변화로 전 세계 기상 패턴에 영향을 주는 현상으로, 주요 사탕수수 생산국의 작황에 직접적인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생산 지표를 보면 브라질 공급 우려는 이어지고 있다. 유니카(Unica)는 4월 30일 발표에서 2026/27년 브라질 중남부 지역의 4월 상반기 설탕 생산량이 전년 동기 대비 11.9% 감소한 647만톤(647 MT)이라고 밝혔다. 같은 기간 제당용으로 압착된 사탕수수 비율도 지난해 44.7%에서 32.9%로 낮아졌다. 4월 28일 코나브는 새 설탕 시즌의 초기 보고서에서 2026/27년 브라질 설탕 생산량이 0.5% 감소한 4,395.2만톤(43.952 MMT)으로 줄어드는 반면, 에탄올 생산량은 전년 대비 7.2% 늘어난 292.59억리터(29.259 million liters)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4월 21일 미국 농무부(USDA) 역시 브라질의 2026/27년 설탕 생산량을 4,250만톤(42.5 MMT)으로 예상하며, 이는 전년 대비 3% 감소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브라질은 세계 최대급 설탕 생산국으로, 사탕수수의 에탄올 전환 비중은 국제 설탕 가격에 큰 영향을 미친다.
공급 차질 우려도 가격의 하방을 제한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의 지속적인 폐쇄는 전 세계 설탕 무역의 약 6%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코브리그 애널리틱스(Covrig Analytics)는 분석했다. 이 같은 물류 차질은 정제 설탕 생산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아울러 코브리그 애널리틱스는 4월 21일 2026/27년 세계 설탕 흑자 전망을 기존 140만톤에서 80만톤으로 낮췄다. 설탕 트레이더 차르니코우(Czarnikow)도 4월 20일 2026/27년 세계 설탕 흑자 전망을 2월의 340만톤에서 110만톤으로 하향했고, 2025/26년 흑자 전망도 830만톤에서 580만톤으로 줄였다.
인도는 여전히 시장의 핵심 변수다. 인도 협동조합 설탕공장연맹(National Federation of Cooperative Sugar Factories Ltd.)은 4월 16일 2025~26년 10월 1일부터 4월 15일까지의 설탕 생산량이 전년 동기 대비 7.7% 늘어난 2,748만톤(27.48 MMT)이라고 발표했다. 인도 설탕·바이오에너지 제조업협회(ISMA)는 4월 7일 2025/26년 인도 설탕 생산량 전망치를 기존 3,240만톤에서 3,200만톤으로 소폭 낮췄고, 수출량 전망은 80만톤으로 제시했다. 인도는 2022/23 시즌 늦은 비로 생산이 감소하고 내수 공급이 부족해지자 설탕 수출 쿼터제를 도입한 바 있다. 한편 USDA는 4월 30일 인도의 2026/27년 설탕 흑자가 250만톤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는데, 이는 2년 만의 첫 흑자 전망이다. 인도는 세계 2위 설탕 생산국이다.
국제기구의 전망도 공급 회복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국제설탕기구(ISO)는 2월 27일 2025~26년 세계 설탕시장이 122만톤(1.22 MMT)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발표했다. 이는 2024~25년의 346만톤(-3.46 MMT) 적자에서 반전된 것이다. ISO는 인도, 태국, 파키스탄의 생산 증가가 흑자 전환을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또 2025~26년 세계 설탕 생산량이 전년 대비 3.0% 증가한 18억130만톤(181.3 million MMT)으로 늘어날 것으로 집계했다.
미국 농무부는 지난해 12월 16일 발표한 반기 보고서에서 2025/26년 세계 설탕 생산량이 전년 대비 4.6% 증가한 사상 최대 1억8,931만8,000톤(189.318 MMT)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같은 기간 세계 인간 소비용 설탕 소비량도 1.4% 늘어난 사상 최대 1억7,792만1,000톤(177.921 MMT)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기말 재고는 2.9% 줄어든 4,118만8,000톤(41.188 MMT)으로 전망했다. 미국 농무부 해외농업국(FAS)은 브라질의 2025/26년 설탕 생산량을 전년 대비 2.3% 증가한 사상 최대 4,470만톤(44.7 MMT)으로, 인도는 몬순 호우와 재배면적 확대에 힘입어 25% 늘어난 3,525만톤(35.25 MMT)으로, 태국은 2% 증가한 1,025만톤(10.25 MMT)으로 예상했다.
시장 관점에서 보면 단기적으로는 달러 강세가 설탕 가격의 가장 직접적인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다만 인도 수출 제한, 브라질의 에탄올 전환 확대, 호르무즈 해협 관련 물류 차질, 그리고 주요 기관들의 잇따른 흑자 전망 하향 조정은 중장기적으로 설탕 가격의 하단을 지지할 수 있는 재료다. 따라서 향후 설탕 시장은 환율·기상·생산 배분·무역 제약이 동시에 작동하는 복합 변동성 국면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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