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유가 변동성의 최대 수혜자들, 그리고 전략이 다시 바뀌는 이유

2026년 국제 유가 급등과 이어지는 변동성 확대는 좀처럼 헤드라인을 장식하지 않던 시장 한쪽에서 큰 수익을 안기고 있다. 바로 계량적 추세추종 헤지펀드다. 이들 펀드는 원유를 비롯한 에너지 가격이 급등락하는 국면에서 매수·매도를 기계적으로 반복하며 성과를 쌓아왔고, 최근 중동 분쟁으로 촉발된 원자재 가격 급등은 이들에게 수년 만에 가장 매력적인 거래 환경을 제공했다.

2026년 6월 5일, CNBC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퀀트 추세추종 전략은 올해 들어 특히 에너지 시장에서 두드러진 성과를 내고 있다. 퀀트 추세추종은 상품거래자문업자(CTA, commodity trading advisors) 또는 매니지드 퓨처스 펀드(managed futures funds)로도 불리며, 주식·채권·원자재·통화 선물시장 전반에서 머신러닝 알고리즘, 통계 분석, 팩터 기반 모델링을 활용해 가격 추세를 포착하는 방식이다. 인간의 판단이나 감정이 아니라 데이터와 신호에 기반해 투자 결정을 내리기 때문에, 상승장과 하락장 모두에서 수익을 노릴 수 있고, 시장이 흔들릴 때는 포트폴리오에 이른바 ‘크라이시스 알파’, 즉 위기 국면에서도 다른 자산과 상관없이 발생하는 초과수익을 제공할 수 있다.

소시에테제네랄의 대표 지표인 SG CTA Index는 6월 3일까지 올해 들어 12.2% 이상 상승했다. 추세추종 헤지펀드 10곳의 일일 성과를 추적하는 SG Trend Index도 같은 기간 12.3% 상승했다. 특히 중동 분쟁이 시작된 2월 28일 이후 에너지 원자재는 CTA 수익의 핵심 기여처로 떠올랐다. 브렌트유는 중동 긴장 고조와 공급 불안이 맞물리며 가격 흐름이 크게 흔들렸고, 이 과정에서 추세를 따라가는 펀드들이 수익을 거뒀다.

“많은 펀드가 올해 1분기 초 원유 가격 상승에 맞춰 장기 에너지 포지션을 구축했다. 2월 말과 3월 초 이란 관련 사건으로 나타난 급격한 랠리를 포착하기 위한 포지션이었다.”

애비 캐피털 U.S.의 헤드인 헬렌 두디는 이메일을 통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CTA 전략이 통상 가솔린디젤 같은 정제유 선물의 상승 구간에도 함께 참여했다고 설명했다. 파리에 본사를 둔 CTA 운용사 메토리 캐피털 매니지먼트의 최고경영자 겸 최고투자책임자(CIO)인 니콜라 가셀은 자사 성과의 약 3분의 1이 올해 에너지 거래에서 나왔다고 밝혔다.

CTAs의 또 한 번의 ‘대형 해’가 될 수 있을까

이번 성과는 2022년과의 비교도 불러오고 있다. 당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 이후 유가와 다른 원자재 가격이 급등했고, 추세추종 헤지펀드는 사상 최고의 연간 성과를 냈다. SG CTA Index는 2022년 한 해 20% 이상 상승했으며, 당시 운용자들은 주식과 채권의 지속적인 하락 추세도 성공적으로 포착했다. 시장에서는 2026년에도 비슷한 ‘대형 수익의 해’가 재현될 수 있는지 주목하고 있다.

에스펙트 캐피털의 라즈반 렘싱 최고상품전략가는 현재의 에너지 부족 충격이 과거의 어떤 충격보다 “훨씬 더 깊고 광범위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과거에는 세계화와 표준화가 더 진행된 환경에서 충격이 발생했지만, 지금은 그보다 더 복합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세계 에너지 공급 차질의 가능성이 더 크다며, 인공지능(AI) 낙관론이 위험자산을 끌어올리는 가운데서도 장기적으로는 원자재 부족 우려가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마스트 인베스트먼츠의 융-신 쿵 헤드 겸 CIO는 올해 들어 장기 에너지 포지션이 기여한 금액의 규모가 2022년 3월과 비슷하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CTA들이 2026년 2월까지는 에너지 익스포저에서 대체로 손실을 보고 있었고, 올해 누적 성과는 3월 이후의 반등이 반영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그의 표현대로라면, 3월 이후의 수익 기여는 3월 이전 손실 규모의 약 250%에 해당하며, 이는 2022년 1분기 CTA들이 에너지 익스포저에서 거둔 이익과 비슷한 수준이다.


원유를 넘어선 광범위한 수익원

소시에테제네랄의 톰 워블 자본자문·프라임서비스·청산 담당 이사는 2026년 CTA 수익은 단순한 유가 상승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한 시장의 한 추세만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보다 광범위한 거시 환경이 수익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CTA들은 올해 초 은과 금 등 귀금속 랠리를 포착한 뒤, 이후에는 AI 인프라 투자와 중동 분쟁으로 인한 공급 제약의 수혜가 예상되는 산업용 금속으로 전략을 옮겨가고 있다.

렘싱은 또 노르웨이 크로네, 호주달러, 브라질 헤알 같은 원자재 민감 통화도 강한 추세를 보였다고 밝혔다. 그는 달러 약세를 겨냥한 탈달러화 테마가 힘을 잃은 데다, 전쟁 여파로 유로화가 약세를 보인 점도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가셀 역시 석유와 에너지 시장이 걸프전 이후 수익을 크게 안긴 사례는 있었지만, 올해 CTA 성과가 그 섹터에만 집중된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유가 상승세 둔화 조짐, 포지션 축소로 이어져

그러나 중동 평화협상이 좀처럼 진전을 보이지 못하는 가운데 유가 상승 모멘텀이 둔화 조짐을 보이자, 정량 모델들은 에너지 익스포저를 줄이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두디는 변동성이 커지고 가격 흐름이 더 불규칙해지면서 에너지 시장 전반의 롱 포지션이 축소됐다고 밝혔다. 그 결과 CTAs는 여전히 에너지에 대해 대체로 순매수 상태이지만, 연초보다 노출도는 낮아졌다.

반면 채권 시장은 여전히 어렵다. 인플레이션 우려로 금리가 상승하면서 고정금리 자산은 추세추종 전략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두디는 현재 CTA들은 전반적으로 채권 선물에 대해 숏 포지션을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포지션은 시장 전반에 걸쳐 넓게 분산돼 있으며, 가장 큰 숏 포지션 가운데 일부는 미국 국채 선물에 자리하고 있다. 이와 함께 유럽·호주·일본 선물 계약도 전반적으로 숏에 놓여 있다고 덧붙였다.

워블은 운용사들이 포지션을 면밀히 점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시장이 다시 하락으로 되돌아갈 경우 지나치게 큰 손실을 피하려는 판단이 작용하고 있다며, 많은 CTA가 이미 포지션 규모를 줄였을 것이라고 봤다. 다만 이는 CTA에게 익숙한 방식이기도 하다. 추세가 나타날 때는 따라가고, 추세가 약해질 때는 위험을 줄이는 것이 이들의 기본 운용 원칙이라는 설명이다. 워블은 변동성이 높아질수록 같은 수익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꼭 큰 포지션을 가질 필요는 없다고 덧붙였다.

변동성 프리미엄과 향후 관전 포인트

시티그룹 애널리스트들은 화요일 메모에서 금, 구리, 대두유상대적으로 높은 변동성 프리미엄을 지목했다. 이는 3개월 내재변동성1개월 실현변동성의 차이를 의미한다. 반면 석유 복합체 전반에서는 변동성 프리미엄이 여전히 음수라고 분석했다. 이는 시장이 향후 변동성을 충분히 가격에 반영하지 못하고 있거나, 실제 변동성이 최근보다 낮아질 가능성도 있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다.

가셀은 CTA에 가장 부정적인 시나리오는 대부분의 시장이 평균회귀 모드로 전환되는 경우라고 말했다. 평균회귀란 가격이 특정 방향으로 추세를 지속하기보다, 지나치게 오른 자산은 내려오고 지나치게 내린 자산은 올라오면서 평균 수준으로 되돌아가는 현상을 의미한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해방의 날(Liberation Day)’ 관세 발표 이후에 나타났던 상황이 그런 사례였다고 설명했다.

“에너지에서만 급격한 조정이 발생하면 그 섹터에서는 손실이 날 수 있다. 하지만 주식이나 다른 원자재에서는 오히려 이익이 날 수 있어, 반드시 전체 손실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그의 말처럼 CTA는 개별 섹터의 급변에도 불구하고, 다른 시장에서의 상쇄 수익을 통해 전체 성과를 방어할 수 있는 구조를 갖고 있다. 다만 올해처럼 에너지, 금속, 통화, 채권이 동시에 복합적인 방향성을 보이는 국면에서는 포지션 조절의 속도와 정확성이 수익률을 좌우할 가능성이 크다. 중동 정세, 미국과 이란 간 평화 협상, 인플레이션, 금리 흐름, AI 투자 확대가 서로 얽혀 있는 만큼, 추세추종 전략은 앞으로도 시장의 가장 민감한 수혜자이자 가장 빠르게 포지션을 바꿔야 하는 운용자로 남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