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플러 슈브뢰가 이탈리아 재생에너지 기업 ERG에 대한 투자의견을 ‘보유’에서 ‘매수’로 상향하고 목표주가를 24유로에서 27유로로 높였다. 유럽 전역에서 재생에너지 관련 기업을 둘러싼 정책 환경이 더 우호적으로 바뀌고 있다는 판단이 반영된 것으로, 이에 따라 ERG 주가는 금요일 장중 7% 넘게 상승했다.
2026년 6월 5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상향 조정은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이 에너지 부담 완화, 재생에너지와 저장 설비의 보급 가속화, 인허가 절차 간소화, 전력구매계약(PPA)을 통한 산업 탈탄소화 지원에 나설 수 있도록 더 큰 재정적 유연성을 부여한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됐다. 전력구매계약(PPA)은 기업이 발전사업자와 장기적으로 전력을 직접 구매하는 계약으로, 산업계의 전력 조달 안정성과 탄소 감축에 활용되는 방식이다.
EU는 에너지 안보 투자와 화석연료 의존 축소를 위한 전환에 나서는 국가들에 대해 GDP의 0.3%까지 재정 유연성을 허용하고, 2026~2028년 누적 한도는 GDP의 0.6%로 정하기로 합의했다. 케플러 슈브뢰는 2025년 GDP를 기준으로 할 경우 이탈리아에 적용되는 규모가 연간 약 67억7,000만 유로에 달한다고 추산했다.
밀라노 증권거래소에서 ERG.MI로 거래되는 ERG의 시가총액은 35억 유로이며, 보도 시점 주가는 23.26유로였다. 이는 새로운 목표주가 27유로 대비 16.1%의 상승 여력이 있다는 의미다. 증권가는 이번 모델 수정에서 재생에너지 설비가 인위적으로 불이익을 받는 위험이 사라지고, 실제 전력 가격이 더 높게 실현될 가능성을 반영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가격 시나리오 조정으로 케플러 슈브뢰는 ERG의 EBITDA(법인세·이자·감가상각 전 영업이익) 추정치를 2026~2028년 평균 기준으로 약 6% 상향했고, 같은 기간 순이익은 평균 약 20% 늘어나는 것으로 봤다. EBITDA는 기업의 현금창출력을 가늠하는 대표적 수익성 지표다.
케플러 슈브뢰는 또한 눌비(Nulvi) 리파워링 프로젝트를 반영했다. 해당 사업은 총 121메가와트(MW) 규모로, 이 가운데 약 100MW는 추가 설비용량이다. 이 프로젝트는 이미 모든 인허가를 마쳤지만 ERG의 현재 사업계획에는 포함되지 않은 상태다. 증권가는 사업 완료 후 연간 최소 300기가와트시(GWh)의 전력 생산 기여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재무 전망에서도 상향 조정이 이뤄졌다. 케플러 슈브뢰는 ERG의 조정 주당순이익(EPS)을 2026년 1.24유로, 2027년 1.18유로, 2028년 1.16유로로 제시했다. 매출은 각각 8억7,100만 유로, 9억1,200만 유로, 9억1,900만 유로로 예상했다. 조정 EBITDA는 5억8,700만 유로, 6억800만 유로, 6억1,200만 유로로 추정했다.
같은 기간 순차입금은 19억4,000만 유로, 20억6,000만 유로, 19억1,000만 유로로 예상됐다.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주가는 2026년 예상 실적 기준 주가수익비율(P/E) 18.8배에 거래되고 있으며, 2027년과 2028년에는 각각 19.8배, 20배로 제시됐다. EV/EBITDA는 2026년 기준 10.1배다. EV/EBITDA는 기업가치를 수익성으로 나눈 지표로, 업종 내 비교에 자주 활용된다.
배당 측면에서는 세 해 모두 주당 1.00유로의 순배당이 전망되며, 이는 4.3%의 배당수익률을 의미한다. 케플러 슈브뢰는 “ERG는 현재 2027년 추정치 기준 메가와트당 130만 유로, 2028년 추정치 기준 120만 유로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어, 이 지표의 과거 밸류에이션과 비교할 때 할인된 수준”이라고 밝혔다. 이어 증권가는 ERG를 여전히 상장폐지 후보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케플러 슈브뢰의 섹터 선호도에서는 E.ON, EDP, Elia, Enagas, Engie, Veolia가 가장 선호 종목으로 꼽혔고, CEZ, Fortum, Hidroelectrica는 가장 덜 선호하는 종목으로 분류됐다.
시장 영향 측면에서 이번 투자의견 상향은 유럽 재생에너지 업종 전반의 투자심리를 자극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재정 유연성 확대와 인허가 간소화가 실제로 이어질 경우, 발전설비 확충과 저장장치 투자 속도가 빨라질 수 있으며, 이는 중장기적으로 재생에너지 기업들의 수익성 개선 기대를 높일 수 있다. 다만 ERG의 주가가 이미 정책 기대를 일부 반영하고 있을 수 있어, 향후에는 전력 가격 실현 수준, 프로젝트 진행 속도, 순차입금 관리가 주가 흐름의 핵심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ERG는 이탈리아 밀라노 증시에 상장된 재생에너지 기업으로, 풍력과 태양광 등 친환경 발전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이번처럼 목표주가와 투자의견이 동시에 상향될 경우 단기적으로는 주가 모멘텀이 강화될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유럽 정책 변화가 실적에 얼마나 빠르게 반영되는지가 중요하다. 시장에서는 이번 조정이 단순한 기대감이 아니라, EU 차원의 정책 여건 개선과 개별 프로젝트 반영이 결합된 결과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