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평화 기대에 국제유가 하락…미·이란 협상 진전 가능성 주시

7월물 WTI 원유 선물(CL N26)은 3일(현지시간) 2.98달러(3.10%) 하락한 채 마감했고, 7월물 RBOB 휘발유 선물(RBN26)도 0.0933달러(2.98%) 내린 채 거래를 마쳤다.

2026년 6월 4일, 바차트(Barchart)의 보도에 따르면 국제유가는 이스라엘과 레바논 간 휴전 발표가 미국과 이란의 평화 계획으로 이어질 수 있고, 나아가 호르무즈 해협의 재개방까지 가능하게 할 수 있다는 기대 속에 이날 큰 폭으로 밀렸다. 호르무즈 해협은 중동산 원유가 세계 시장으로 나가는 핵심 해상 통로로, 이곳의 통항 안정 여부는 글로벌 유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대표적 변수다.

미국은 지난 3일 늦게 이스라엘과 레바논이 휴전에 합의했다고 밝혔으며, 이 경우 헤즈볼라도 교전을 중단하고 이스라엘과의 국경 인근 지역에서 전투원을 철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해당 합의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이 철수한 뒤에는 레바논군이 그 공백을 넘겨받아 치안 통제를 맡게 된다. 이란은 미국과의 어떤 합의도 레바논에서의 휴전을 필요 조건으로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이날 유가는 장중 저점에서는 일부 회복했다. 헤즈볼라 무장세력이 미 국무부가 발표한 휴전 조건을 따르지 않겠다고 밝히면서, 레바논 남부 지역에서는 충돌이 계속됐기 때문이다. 시장은 현재 휴전이 실제로 중동 전역의 긴장 완화로 이어질지, 또는 단기적 선언에 그칠지에 대해 명확한 신호를 얻지 못한 상태다.

이란과 미국 사이의 잠재적 협상 연장 가능성, 그리고 호르무즈 해협의 재개방 여부에 대한 불확실성은 원유 가격을 지지하는 요인으로 남아 있다. 지난 3일 이란 타스님 통신은 압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이 “이란과 미국 간의 소통이 끊긴 것은 아니지만, 협상 과정에서 가시적인 진전은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즉, 대화 채널은 유지되고 있으나 실질적 성과는 아직 나타나지 않았다는 의미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5월 발표한 월간 보고서에서 3월과 4월 전 세계 석유 재고가 하루 약 400만 배럴(bpd) 감소했다고 밝힌 바 있다. IEA는 분쟁이 곧 끝나더라도 시장은 10월까지 “매우 부족한 공급 상태(severely undersupplied)”를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골드만삭스는 페르시아만 원유 생산이 하루 약 1,450만 배럴 줄어든 것으로 추산했으며, 현재의 차질로 전 세계 원유 재고에서 약 5억 배럴이 빠져나갔고, 이 수치가 6월에는 10억 배럴에 이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원유 가격은 러시아 관련 공급 차질 우려로도 지지받았다. 블룸버그는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정유시설 공격이 5월에 사상 최고 수준에 달한 뒤, 러시아가 제트연료 수출을 금지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 데이터에 따르면 5월 러시아 정유가동률은 전년 동기 대비 13% 감소한 하루 458만 배럴로 떨어졌으며, 이는 2009년 10월 이후 최저 수준이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의 러시아 석유회사, 인프라, 유조선에 대한 제재도 러시아산 원유 수출을 제약하고 있다.

반면 OPEC석유수출국기구는 공급 측면에서 약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OPEC 대표들은 지난 5월 14일, 카르텔이 향후 몇 달 동안 여러 차례의 생산쿼터 인상을 이어가며 9월 말까지 감산 중단분의 복원을 마무리하는 방안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이미 2023년에 시행한 하루 165만 배럴 규모의 감산분 가운데 약 3분의 2를 공식적으로 되돌리기로 합의했으며, 나머지 물량도 향후 세 차례의 월별 단계에 걸쳐 추가로 복원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또 OPEC+는 5월 3일 6월 원유 생산을 하루 18만8,000배럴 늘리고, 5월에는 20만6,000배럴 증산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중동 전쟁으로 인해 일부 산유국이 생산을 줄여야 하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실제 증산 폭은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 OPEC의 4월 원유 생산량은 하루 42만 배럴 감소한 2,055만 배럴로, 35년 만의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원유 선적·저장 추적업체 보텍사(Vortexa)는 지난 5월 29일 종료 주간에 7일 이상 정박한 채 선박에 저장된 원유 물량이 전주 대비 8.8% 늘어난 9,106만 배럴로 증가했다고 전했다. 이는 해상 저장 물량이 확대되고 있음을 의미하며, 단기적인 수요 부진 또는 공급 조정 가능성과도 맞물려 시장의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이 지난 3일 발표한 주간 보고서에 따르면, 5월 29일 기준 미국 원유 재고는 계절적 5년 평균보다 3.5% 낮았고, 휘발유 재고는 4.9% 낮았으며, 정제유 재고는 12.4% 낮았다. 같은 기간 미국 원유 생산량은 하루 1,370만7,000배럴로 전주 대비 0.1% 감소했으며, 이는 11월 7일 주간에 기록한 역대 최고치 하루 1,386만2,000배럴보다 약간 낮은 수준이다.

또한 베이커휴즈는 지난 5월 29일 종료 주간 미국의 가동 중인 원유 시추기 수가 4기 늘어난 429기로, 11개월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12월 19일 주간의 4년 3개월 최저치인 406기보다 높은 수준이다. 다만 지난 2년 반 동안 미국 원유 시추기 수는 2022년 12월에 기록한 5년 반 만의 최고치 627기에서 크게 줄어든 상태다. 이는 미국 셰일 업계가 가격 신호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으나, 전반적으로는 투자와 증산 속도가 이전보다 둔화돼 있음을 시사한다.

이번 유가 하락은 중동 지정학 리스크 완화 기대가 얼마나 빠르게 가격에 반영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다만 이스라엘-레바논 휴전이 실제로 유지되는지, 이란과 미국 간 대화가 실질적 합의로 발전하는지, 그리고 호르무즈 해협 통항 위험이 얼마나 줄어드는지에 따라 국제유가는 다시 방향을 바꿀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휴전이 흔들리거나 중동 내 충돌이 재확산될 경우, 공급 차질 우려가 다시 부각되며 유가가 급반등할 여지도 있다. 따라서 단기적으로는 정치적 합의의 지속성원유 공급 지표가 가격 흐름의 핵심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기사 작성 시점 기준, 로이터식 시장 해설이 아니라 바차트(Barchart) 원문을 한국어 뉴스 문체로 옮긴 내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