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 증시가 중동 지역의 긴장 완화 기대에 힘입어 12일(현지시간) 크게 올랐다. S&P 500 지수는 1.75% 상승했고,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1.86% 올랐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100 지수는 3.29% 뛰었다. 6월물 E-미니 S&P 선물은 1.73% 상승했고, 6월물 E-미니 나스닥 선물은 3.26% 올랐다.
2026년 6월 12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이날 시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에 대한 계획된 공습을 취소하고, 전쟁을 끝낼 평화 합의가 임박했다고 시사하면서 상승 탄력을 받았다. 특히 반도체 업체와 기타 인공지능(AI) 관련 종목이 강하게 반등하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또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이 이날 2% 넘게 급락하면서 항공사와 크루즈 운영사 주가가 급등했다. 다만 소프트웨어 종목은 오라클이 예상보다 큰 자본지출을 발표한 뒤 8% 급락하면서 약세를 보였다. 자본지출은 기업이 데이터센터, 장비, 설비 등에 투입하는 투자비용을 뜻하며, 향후 성장 기대와 비용 부담을 동시에 반영하는 지표로 해석된다.
장중 후반 들어 증시는 더욱 가파르게 올랐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지도부와의 “논의”를 이유로 계획된 군사 타격을 취소했다고 밝히면서다. 그는 협상을 통한 전쟁 종식 합의의 “서명 시간과 장소는 곧 발표될 것”이라고 했고,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미국 해군의 봉쇄는 “거래가 최종 완료될 때까지 완전한 효력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호르무즈 해협은 중동산 원유 수송의 핵심 경로로, 이 해협의 통제 여부는 글로벌 에너지 공급과 유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이날 증시는 초반에는 중동 긴장 고조 우려로 압박을 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이 이날 밤 이란을 “매우 강하게” 공격할 것이라고 말했고, “어느 시점에는” 이란의 핵심 수출 거점인 카르크섬(Kharg Island)을 장악해 이란의 석유·가스 시장을 통제할 것이라고 언급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미국의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가 4개월 만의 최고치로 예상 밖 증가했고, 5월 생산자물가지수(PPI)도 엇갈린 흐름을 보이면서 투자심리를 자극했다. 신규 실업수당 청구는 미국 노동시장의 흐름을 가늠하는 대표 지표로, 증가세는 고용 둔화를 시사한다.
전날 늦게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임시 평화 합의에 동의하지 않으면 미국은 폭격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수요일 이란 관련 표적에 대한 여러 차례 타격을 지시했고, 이에 이란은 쿠웨이트, 바레인, 요르단의 미군 기지에 대응 공격을 가했다. 긴장 고조는 이란과 미국 간 평화 협상을 무산시킬 위험이 있으며,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 지속과 글로벌 에너지 공급 추가 압박으로 이어질 수 있다.
미국 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는 4,000건 증가한 22만9,000건으로 4개월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22만 건 감소와 달리, 노동시장이 다소 약해지고 있음을 보여줬다.
미국의 5월 생산자물가지수(PPI) 최종수요는 전월 대비 1.1%, 전년 대비 6.5% 상승해 시장 예상치인 각각 0.7%, 6.4%를 웃돌았다. 이는 3년 6개월 만의 가장 큰 연간 상승률이다. 다만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PPI는 전월 대비 0.4%, 전년 대비 4.9% 올라 예상치인 0.5%, 5.4%를 밑돌았다. 생산자물가는 기업이 제품과 서비스를 공급할 때 받는 가격 변화를 보여주며, 향후 소비자물가와 인플레이션 압력을 가늠하는 선행 신호로 여겨진다.
WTI 원유는 이날 극심한 변동성을 보였다. 장 초반에는 밤사이 2% 넘게 오른 상승분을 반납했고,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 대한 공습을 취소했다고 말하며 평화 합의가 임박했다고 시사하자 2% 넘게 하락했다. 반대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이란 공격 지속과 카르크섬 원유 터미널 점령 가능성을 언급했을 때는 2% 넘게 급등했다. 이처럼 유가는 지정학적 발언 하나에도 크게 흔들리며, 항공·운송·에너지 업종 전반의 실적 기대를 바꾸는 핵심 변수로 작용했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6월 16~17일 회의에서는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 가능성이 사실상 없다고 시장은 보고 있다. 시장은 다음 회의에서 금리 인상 확률을 0%로 반영하고 있다. 이는 최근의 물가와 고용 지표가 연준의 긴축 강도를 높이기보다 완화 쪽 기대를 강화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해외 증시는 혼조세를 보였다. 유로스톡스 50 지수는 0.78% 상승했고,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0.16% 하락했다. 일본 닛케이225 평균주가는 2주 반 만의 저점에서 반등해 0.06% 올랐다.
미국 국채 시장에서는 9월물 10년 만기 국채선물이 17틱 올랐고, 10년물 국채수익률은 9.3bp 하락한 4.459%를 기록했다. bp는 베이시스포인트의 약자로 0.01%포인트를 의미한다. 국채선물은 주식 하락이나 경기 불안 시 안전자산 선호가 커질 때 강세를 보이는 경향이 있다. 이날 국채가 오른 것은 주간 실업수당 청구 증가와 근원 생산자물가 둔화가 연준의 완화적 정책 기대를 키웠기 때문이다. 여기에 WTI 급락이 인플레이션 기대를 낮추면서 국채 수요를 더 자극했다. 10년 만기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5개월 만의 최저치인 2.303%로 떨어졌다.
다만 주가가 크게 오르면서 안전자산 수요가 줄어들어 국채 상승폭은 제한됐다. 또 미 재무부의 300억 달러 규모 30년물 국채 입찰 수요가 부진했던 점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해당 입찰의 응찰 대비 낙찰 비율은 2.33배로, 10차례 평균인 2.39배를 밑돌았다. 응찰 대비 낙찰 비율은 국채 수요 강도를 보여주는 지표다.
유럽 국채 금리도 하락했다. 독일 10년물 국채금리는 2주 반 만의 고점인 3.091%에서 내려와 4.5bp 하락한 3.032%로 마감했고, 영국 10년물 길트 금리는 2.6bp 하락한 4.905%를 기록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예상대로 예금금리를 2.00%에서 2.25%로 25bp 인상했다. ECB는 “전망은 여전히 불확실하며, 인플레이션에는 상방 위험이, 경제성장에는 하방 위험이 있다”고 밝혔다. 또한 ECB는 2026년 유로존 국내총생산(GDP) 전망치를 기존 0.9%에서 0.8%로 낮췄고, 2026년 유로존 식품·에너지 제외 물가 상승률 전망은 기존 2.3%에서 2.5%로 높였다. 스왑시장은 7월 23일 다음 정책회의에서 ECB가 25bp 추가 인상할 확률을 62%로 반영하고 있다.
개별 종목 가운데서는 반도체와 AI 인프라 관련 종목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오라클이 데이터센터 지출 확대에 따른 예상치 상회 자본지출을 내놓으면서 AI 투자가 계속되고 있다는 신호가 강화됐다. 샌디스크(SNDK)는 14% 넘게 올라 S&P 500과 나스닥 100의 상승 종목을 이끌었고, KLA는 13% 넘게 올랐다. 램리서치는 12% 넘게 뛰었으며,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 ARM 홀딩스, 마벨 테크놀로지,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는 11% 넘는 상승률을 기록했다. 인텔과 ASML 홀딩은 9% 넘게 올랐고, AMD와 웨스턴디지털은 7% 넘게 상승했다. 시게이트, NXP세미컨덕터, 퀄컴은 6% 넘게 올랐으며, 마이크로칩 테크놀로지와 텍사스인스트루먼트는 5% 넘게 상승했다.
항공사와 크루즈 운영사도 WTI 급락에 따른 연료비 부담 완화 기대에 크게 올랐다. 알래스카 에어그룹은 11% 넘게 상승했고, 유나이티드항공홀딩스와 아메리칸항공그룹은 9% 넘게 올랐다. 카니발은 8% 넘게 뛰었고, 사우스웨스트항공과 로열캐리비안크루즈는 7% 넘게 상승했다. 노르웨지안크루즈라인홀딩스와 델타항공도 6% 넘게 올랐다.
가상자산 노출 종목도 비트코인이 3% 넘게 오르면서 동반 강세를 보였다. 갤럭시디지털홀딩스는 10% 넘게 상승했고, 라이엇플랫폼스는 8% 넘게 올랐다. 마라홀딩스는 7% 넘게 뛰었으며, 코인베이스글로벌은 4% 넘게, 스트래티지(MSTR)는 3% 넘게 올랐다.
반면 소프트웨어 종목은 시장 상승폭을 제한했다. 오라클은 연간 자본지출이 700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해 예상보다 200억~250억 달러 많다고 밝히면서 8% 넘게 하락해 S&P 500 하락 종목을 이끌었다. 오토데스크는 7% 넘게 떨어져 나스닥 100 하락률 상위를 기록했고, 어도비는 6% 넘게 내렸다. 워크데이는 5% 넘게 하락했으며, 세일즈포스는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 하락 종목을 이끌며 2% 넘게 밀렸다. 서비스나우, 아틀라시안, 인튜이트는 2% 넘게 내렸고, 마이크로소프트도 1% 넘게 하락했다.
에너지 업종과 서비스 공급업체는 WTI 급락 여파로 약세를 보였다. 데번에너지는 4% 넘게 내렸고, 코노코필립스와 APA는 3% 넘게 하락했다. 셰브런, 다이아몬드백에너지, 엑손모빌, 옥시덴털페트롤리엄도 2% 넘게 떨어졌다.
또한 Voyager Technologies(VOYG)는 BTIG가 매수 의견과 55달러의 목표주가로 커버리지를 개시한 뒤 16% 넘게 올랐다. Navan(NAVN)은 연간 매출 전망을 기존 8억6,600만~8억7,400만 달러에서 9억700만~9억1,300만 달러로 상향 조정하며 9% 넘게 상승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8억7,170만 달러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Eaton Corp Plc(ETN)는 모빌리티 사업부를 Dana Inc와 합병하기로 합의한 뒤 5% 넘게 올랐다. 합병법인의 가치는 부채를 포함해 약 100억 달러로 평가된다. Allegion Plc(ALLE)는 Longbow Research가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매수로 상향하고 목표주가를 165달러로 제시한 뒤 3% 넘게 상승했다.
실적 발표 일정에는 America’s Car-Mart Inc/TX(CRMT), Atlantic International Corp(ATLN), Friedman Industries Inc(FRD), Liberty Live Holdings Inc(LLYVA), Pioneer Bancorp Inc/NY(PBFS), Richtech Robotics Inc(RR), Seneca Foods Corp(SENEB), Whitestone REIT(WSR)이 포함됐다.
이번 장세는 중동 평화 기대, 원유 급락, AI 투자 확대 신호가 동시에 맞물리며 위험자산 선호를 크게 키운 것이 특징이다. 특히 반도체와 항공, 크루즈, 가상자산 관련 종목이 강세를 보인 반면 소프트웨어와 에너지주는 흔들리며 업종별 차별화가 뚜렷했다. 향후 시장은 이란과 미국 간 협상 진전 여부, 호르무즈 해협의 통행 안정성, 그리고 유가가 다시 급등할 가능성에 민감하게 반응할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연준이 주목하는 고용과 물가 지표가 완화 기조를 유지할 경우, 기술주 중심의 반등 흐름이 이어질 여지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