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평화 기대와 기술주 강세에 뉴욕증시 상승 마감

미국 뉴욕증시가 4거래일 연속으로 강세를 이어가며 상승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0.37% 올랐고,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0.58% 상승해 사상 최고치를 다시 썼다. 나스닥100지수도 0.42% 상승했다. 6월물 E-mini S&P 선물은 0.35%, 6월물 E-mini 나스닥 선물은 0.42% 각각 올랐다.

2026년 5월 25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상승은 미국과 이란이 평화 합의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기대가 투자심리를 지탱한 데다, 인공지능(AI) 인프라와 반도체 관련 종목이 강한 매수세를 보인 데 따른 것이다. 여기에 업무용 소프트웨어 업체 워크데이(Workday)가 1분기 실적과 가이던스를 시장 예상보다 좋게 내놓으면서 소프트웨어주 전반도 동반 강세를 보였다. 다만 장중에는 미시간대의 미국 5월 소비자심리지수가 사상 최저치로 하향 조정되고, 인플레이션 기대치가 상향 조정되면서 지수는 장중 고점에서 일부 밀려났다.

미시간대의 미국 5월 소비자심리지수는 44.8로 하향 조정돼, 1978년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48.2와도 크게 낮은 수치다. 같은 달 1년 기대인플레이션은 4.8%로 상향 조정돼 9개월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시장 예상치 4.6%보다 높았다. 5년 기대인플레이션도 3.9%로 상향 조정돼 7개월 만의 최고치를 나타냈다. 소비자심리지수는 가계가 현재와 미래의 경제 상황을 얼마나 낙관하거나 비관하는지 보여주는 지표이며, 기대인플레이션은 향후 물가상승 압력을 가늠하는 데 쓰인다.

에너지 시장에서는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이란 전쟁 관련 뉴스에 극심한 변동성을 보였다. 호르무즈 해협이 여전히 닫힌 상태인 가운데 유가는 금요일 급등락을 반복했고, 결국 소폭 상승으로 마감했다. 로이터통신이 카타르가 미국과 공조해 테헤란에 협상단을 보냈다고 전한 뒤에는 한때 마이너스로 떨어지기도 했다. 이란은 미국의 최신 제안이 양측 간 “격차를 좁혔다”고 밝혔으며, 해당 제안에는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열고 미국이 이란 항만 봉쇄를 해제한 뒤 핵 프로그램에 대한 보다 심층적인 협상으로 넘어가는 단기 합의가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도 금요일 “약간의 진전”이 있었다고 언급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월요일 늦게 걸프 동맹국들이 외교에 더 많은 시간을 달라고 요청해, 화요일 예정된 이란 공습을 취소했다고 말했다.

중동발 공급 불안은 원유시장을 계속 압박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지난 수요일 월간 보고서에서 세계 원유 재고가 3월과 4월에 하루 약 400만배럴(bpd)씩 감소했으며, 충돌이 다음 달 끝나더라도 시장은 10월까지 “심각한 공급 부족”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고 밝혔다. 골드만삭스는 현재의 차질로 전 세계 원유 재고에서 이미 약 5억배럴이 줄었고, 6월까지 10억배럴에 이를 가능성도 있다고 추정했다. 이러한 흐름은 유가와 물가, 나아가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 경로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금리선물 시장은 오는 6월 16~17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25bp(0.25%포인트) 금리인하 가능성을 사실상 0%로 반영하고 있다. 반면 연준이 인플레이션 재가속을 우려하는 발언을 내놓을 경우, 금리 인하 기대는 더 후퇴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실적 시즌은 막바지에 접어들고 있으며, 지금까지의 성적은 대체로 주가에 우호적으로 작용했다. 금요일 기준으로 실적을 발표한 S&P 500 편입기업 475곳 가운데 83%가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1분기 S&P 500 기업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2%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기술주를 제외하면 1분기 이익 증가율은 약 3%에 그칠 것으로 예상돼, 2년 만에 가장 약한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해외 증시도 전반적으로 상승했다. 유로스톡스50지수는 2주 만의 최고치로 올라 0.99% 상승 마감했고,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3주 만의 저점에서 반등해 0.87% 올랐다.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1주 만의 최고치로 뛰며 2.68% 급등했다.

미 국채와 금리 동향도 변동성을 보였다. 6월물 10년 만기 미 국채선물은 0.5틱 상승했고, 10년물 국채수익률은 1.2bp 하락한 4.558%를 기록했다. 인플레이션 기대치가 하락하면서 10년물 손익분기 인플레이션율은 1개월 만의 최저치인 2.401%로 내려갔다.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의 하향 수정도 국채에는 우호적으로 작용했다. 손익분기 인플레이션율은 채권시장이 향후 물가상승률을 얼마나 보고 있는지 보여주는 지표다.

그러나 연방준비제도 위원 크리스토퍼 월러가 인플레이션이 곧 둔화하지 않으면 금리 인상을 지지할 수 있다고 밝히면서 국채의 상승폭은 대부분 반납됐다. 미시간대의 5월 기대인플레이션 상향 조정 역시 국채에는 부담으로 작용했다. 아울러 금요일 주가가 강세를 보인 점도 안전자산 선호를 약화시켜 국채 수요를 줄였다.

유럽 국채 수익률은 하락했다. 독일 10년물 분트 금리는 1.5주 만의 저점인 3.022%까지 내려간 뒤 6.0bp 하락한 3.038%로 마감했고, 영국 10년물 길트 금리도 2주 만의 저점인 4.887%까지 떨어진 뒤 6.8bp 내린 4.897%로 장을 마쳤다.

독일의 5월 IFO 기업신뢰지수는 전월 대비 0.4 오른 84.9로 예상 밖 상승했다. 독일의 6월 GfK 소비자신뢰지수도 3.3 오른 -29.8로 개선돼, 시장 예상인 -34.0을 웃돌았다. 유럽중앙은행(ECB) 집행이사회 멤버 알렉산더 데마르코는 “6월에는 ECB가 아마도 금리를 올려야 할 것”이라며 “중기 2% 물가 목표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는 신호를 보내야 한다”고 말했다. 영국의 4월 소매판매는 자동차 연료를 제외한 기준으로 전월 대비 0.4% 감소해 예상치인 0.3% 감소보다 부진했다. 스왑 시장은 다음 ECB 정책회의인 6월 11일에 25bp 금리인상 확률 88%을 반영하고 있다.

종목별로는 반도체와 AI 인프라 관련주가 시장 상승을 이끌었다. 퀄컴은 11% 이상 급등해 나스닥100지수 내 상승률 1위를 기록했고, NXP세미컨덕터도 5% 이상 올랐다. AMD, 애널로그디바이시스(ADI), 텍사스인스트루먼트(TXN)는 3% 이상 상승했다. ARM홀딩스, 마벨테크놀로지, ASML홀딩, KLA, 마이크로칩테크놀로지도 2% 이상 올랐고, 램리서치와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도 1% 이상 상승했다.

워크데이는 1분기 조정 주당순이익(EPS) 2.66달러를 기록해 시장 예상치 2.51달러를 웃돌았고, 2분기 구독 매출 가이던스로 24억6,000만달러를 제시해 예상치 24억5,000만달러를 상회하면서 5% 이상 뛰었다. 아틀라시안과 인튜이트는 4% 이상 올랐고, 세일즈포스와 서비스나우는 2% 이상 상승했다. 데이터독과 오라클도 1% 이상 올랐다. AI 인프라, 반도체, 클라우드 소프트웨어는 이번 장세에서 위험선호 회복과 실적 기대가 맞물리며 투자자들의 매수 우선순위로 부상했다.

개별 종목 중에서는 델테크놀로지가 웰스파고증권의 목표주가 상향 조정에 힘입어 16% 이상 급등해 S&P 500 상승률 상위권에 올랐다. 웰스파고는 델의 목표주가를 180달러에서 270달러로 높였다. 아이맥스는 월스트리트저널이 회사가 매각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으며 잠재적 인수 후보로 엔터테인먼트 기업들과 접촉했다고 보도한 뒤 15% 이상 올랐다. 에스티로더는 샤를로트 틸버리의 보상 요구로 푸이그 브랜즈와의 합병이 무산됐다는 소식에 11% 이상 상승했다.

줌 커뮤니케이션스는 1분기 매출 12억4,000만달러가 시장 예상치 12억2,000만달러를 웃돌았고, 2027년 매출 전망치를 기존 50억7,000만~50억8,000만달러에서 50억8,000만~50억9,000만달러로 상향해 9% 이상 올랐다. 로스 스토어스는 1분기 매출 60억1,000만달러로 시장 예상치 56억1,000만달러를 크게 웃돌며 8% 이상 상승했다. 알코아는 UBS가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매수로 상향하고 목표주가를 80달러로 제시한 뒤 7% 이상 올랐다.

다우지수 구성종목인 머크앤코는 유럽의약품청 산하 인체의약품위원회(CHMP)가 방광암 치료를 위한 키트루다와 패드셉 병용요법 승인을 권고하면서 5% 이상 올라 다우 상승 종목을 주도했다. 반면 테이크투인터랙티브소프트웨어는 2027회계연도 순예약(net bookings) 전망치를 80억~82억달러로 제시했는데, 시장 예상치 91억1,000만달러에 크게 못 미치며 나스닥100 내 하락률 1위를 기록했다. 코인베이스글로벌은 비트코인 가격이 2% 이상 하락해 3주 만의 저점으로 내려가자 4% 이상 떨어졌다. 서밋테라퓨틱스는 번스타인이 비중축소 의견과 7.70달러 목표주가로 커버리지를 개시하면서 4% 이상 하락했다. 데날리테라퓨틱스는 파트너인 바이오젠과 진행한 파킨슨병 치료제 중기 임상이 1차 또는 2차 평가지표를 충족하지 못했다고 밝힌 뒤 3% 이상 내렸다. 인스파이어메디컬시스템즈는 뱅크오브아메리카 글로벌리서치가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비중축소로 낮추고 목표주가를 39달러로 제시한 뒤 2% 이상 하락했다.

한편 2026년 5월 26일 발표 예정인 실적에는 오토존, 박스, 챔피언홈스, CSW인더스트리얼스, 디지털터빈, 모딘매뉴팩처링, 오마, 셈텍, 트랜스캣, 지스케일러가 포함돼 있다. 시장에서는 이번 주 남은 실적 발표와 함께 이란 관련 지정학 리스크, 연준의 금리 경로, 그리고 반도체·AI 종목의 추가 상승 지속 여부를 주목할 것으로 보인다.


핵심 포인트 미국 증시는 이란과의 평화 협상 기대, 반도체와 AI 관련주의 강세, 그리고 양호한 기업 실적에 힘입어 상승했다. 다만 소비심리와 인플레이션 기대치가 악화되면서 장중 상승폭은 일부 축소됐다. 유가는 중동 정세와 외교 협상 소식에 따라 크게 출렁였고, 금리시장에서는 연준의 조기 완화 기대가 사실상 사라진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