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전쟁 2개월째, 신흥국 전역에 경제적 압박 확산

이란과의 전쟁 발발 후 두 달이 지나면서 중동을 넘어 신흥 및 개발도상국 전역에 걸쳐 인플레이션 상승, 재정 압력 증대, 교역 차질 등 경제적 부담이 확산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2026년 4월 27일, 로이터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분쟁의 장기화가 에너지 공급 경로를 위축시키고 있어 신흥시장 전반의 경제 여건을 빠르게 악화시키고 있다. 이번 분석은 물가, 재정, 무역 등 다양한 지표를 통해 피해의 범위와 향후 파장을 조망한다.

1. 직접적 충격(Direct hits)

지리적으로 중동과 인접한 국가들이 가장 큰 직격탄을 맞고 있다. 카타르(Qatar)는 3월에 사상 최초로 무역수지 적자 $12억(약 1조6천억 원)을 기록했다. 호르무즈 해협의 폐쇄로 인해 수출이 90% 이상 급감하고 수입은 절반 수준으로 축소되었기 때문이다. 제이미타운(JPMorgan) 등 주요 기관의 이코노미스트들은 LNG(액화천연가스) 시설 손상 여파로 카타르 경제가 올해 9% 축소될 것으로 전망해, IMF가 예측한 이란의 -6.1%보다 더 큰 하방 위험을 제기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신흥·개발도상국 그룹의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4.2%에서 3.9%로 하향 조정했다. 이달 워싱턴에서 열린 IMF와 세계은행 회의에서는 상당히 강도 높은 경고가 제기됐다.

“완전한 충격이 다가오고 있으며 그 시기는 멀지 않다”라고 카타르 재무장관 알리 아흐메드 알-쿠와리(Ali Ahmed Al-Kuwari)가 해당 행사에서 말했다.

특히 신흥 아시아 시장은 위험에 더 취약한데, 이는 원유의 50% 이상과 천연가스의 3분의 1 이상이 전통적으로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수송되기 때문이다. 반면 연료 가격 상승으로 이익을 본 일부 생산국의 통화는 강세를 보였다. 브라질과 카자흐스탄 통화는 연초 대비 9% 이상 상승했고, 신흥국 주식시장도 기술주 중심의 반등으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시장들이 있다.


2. 금리 정책 전환(Turning tankers)

에너지 가격 급등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력이 중앙은행들의 금리 인하 여지를 축소시키고 오히려 긴축 방향으로 전환시키고 있다. 필리핀은 지난주 기준금리를 인상했으며, 터키, 폴란드, 헝가리, 체코, 인도, 남아프리카공화국 등도 임금 등 2차적 파급효과(이른바 ‘second‑round effects’)의 위험을 고려해 정책을 비둘기파에서 매파로 선회하고 있다.

제이미타운(JPMorgan)에 따르면 이들이 추적하는 15개 주요 신흥국 가운데 대부분의 시장이 향후 6개월간 통화정책의 긴축을 반영하고 있다. S&P 글로벌의 자하비아 굽타(Zahabia Gupta)는 노트에서

“인플레이션 상승 압력과 리스크 오프(risk‑off) 심리가 자금 조달 조건을 악화시켜(채권)수익률을 상승시킬 수 있다”

고 지적했다.


3. 보조금 부담의 심화(Subsidy strains)

많은 신흥국 정부는 이미 수천억 달러 규모의 재정을 사용해 고용 가구를 연료비 급등에서 보호해왔다. 최근의 가격 급등은 이러한 보조금 지출을 더욱 확대시키는 요인이다. IMF 추정에 따르면 글로벌 화석연료 보조금은 2024년에 $7250억(전 세계 GDP의 6%) 수준이었다. 이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에너지 비용이 폭등했던 2022년의 12%보다는 축소된 수치다.

IMF는 지역별로 중동·북아프리카·유럽·중앙아시아가 글로벌 보조금의 3/4을 차지한다고 분석했다. 씨티(Citi)의 조안나 추아(Joanna Chua)는 고객 노트에서

“가격 상한 설정, 감세, 보조금 확대 등으로부터 신흥국의 재정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고 하며 특히 이집트, 터키, 인도네시아, 인도, 헝가리, 폴란드를 취약국으로 지목

했다.


4. 취약한 최빈국들(The fragile few)

이집트, 스리랑카, 파키스탄 등은 위기를 이미 겪은 저소득 국가들로서 다시 위험권으로 빨려 들어갈 우려가 크다. 이집트는 연료 및 식품가격 상승뿐 아니라 관광 수입(지난해 약 $200억)과 중동 근로자들의 송금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어 외화 수입원이 약화되고 있다. 또한 이집트 파운드화는 올해 9% 하락해, 거의 $300억 규모의 만기 채무 상환 비용이 급증했다.

2022년에 채무불이행(default)을 선언한 스리랑카는 연료 보조금을 재도입하고 IMF 자금 지원에 대해 일시적 유예를 협상해 숨통을 틔우고 있다. 파키스탄의 경우 3월 말 기준 총 외환보유액이 $164억으로 기본 수입을 3개월 미만만 커버하며, 중앙은행의 외화부채를 고려하면 실질적으로 마이너스라는 경고도 있다.


5. 아프리카에 대한 또 다른 충격(Another blow for Africa)

IMF 자료는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의 취약국들이 이번 충격에 특히 취약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하단 좌측 사분면은 수입에 의존하는 석유 사용과 취약한 재정이 겹치는 지역으로, 유가가 고공행진을 이어갈수록 재정 압박은 가속화된다.

IMF 총재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Kristalina Georgieva)는 런던 행사에서

“우리는 부정적 공급 충격(negative supply shock)을 받고 있다”며 “수요를 늘리기 위해 전 국민 대상 보조금을 확대하는 것은 최악의 대응”

이라고 지적했다. 그녀는 이번 위기로 인해 IMF가 $200억~$500억 규모의 추가 긴급 지원을 제공해야 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용어 설명(신청자가 이해하기 쉽도록)

호르무즈 해협(Strait of Hormuz)은 페르시아만과 오만만을 연결하는 해협으로 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 중 하나이다. 이 해협을 통과하는 석유와 가스의 비중이 크기 때문에 봉쇄되거나 통항이 제한되면 글로벌 에너지 공급에 즉각적이고 큰 영향이 발생한다.

보조금(fossil fuel subsidies)은 정부가 에너지 가격을 낮추기 위해 직접 지급하거나 세제 혜택 등으로 지원하는 재정지출을 말한다. 이러한 보조금은 단기적으로 소비자 부담을 낮추지만 재정 적자를 확대하고 장기적 에너지 전환을 저해할 수 있다.

외환보유액(FX reserves)은 중앙은행이 보유한 외화자산으로, 수입 대금 결제, 채무 상환, 통화방어에 쓰인다. 보유액이 부족하면 수입 차질과 통화가치 급락, 금융시장 불안이 초래될 수 있다.


향후 전망과 정책적 시사점(분석 및 전망)

이번 분쟁의 장기화는 글로벌 에너지 가격을 높은 수준으로 유지시키는 경향이 있어 단기적으로는 세계적인 인플레이션 상승을 자극할 가능성이 크다. 이로 인해 중앙은행들은 금리인하 여지를 잃고 일부 국가는 금리 인상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어 성장 둔화 압력이 가중될 것이다. 특히 외부 충격에 취약한 신흥국은 통화가치 하락, 채무비용 상승, 외환보유액 고갈이라는 연쇄 반응에 직면할 수 있다.

중기적으로는 다음과 같은 시나리오가 유력하다. 첫째, 유가와 가스 가격의 고착화(고유가 지속) 시나리오는 보조금 지출 확대와 재정적자 심화를 유발해 일부 국가에서는 긴축정책 및 구조조정이 불가피해진다. 둘째, 유가의 급락(분쟁 조기 진정) 시나리오에서는 수출국의 통화가치 급락과 함께 글로벌 경기 회복의 불확실성이 상존한다. 셋째, 불안정한 에너지 시장이 지속되면 투자자들은 위험회피 성향을 높여 자본유출이 가속화될 수 있다.

정책적 권고로는 우선 대상 가구 중심의 표적 보조금(targeted subsidies) 시행, 재정 건전성 확보를 위한 우선순위 지출 재조정, 외환보유액 보강을 위한 다자간 금융기관과의 협력 확대가 필요하다. 또한 중앙은행들은 물가안정과 금융안정 사이의 균형을 신중히 관리해야 한다. 민간부문과 국제금융기관은 단기 유동성 지원과 중장기 구조개혁을 병행해 신흥국의 충격 흡수 능력을 제고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이란 전쟁 발발 이후 2개월간의 충격은 지역적 차원을 넘어 신흥국 전반의 거시경제·재정·금융 구조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향후 상황 전개에 따라 유가와 자본흐름, 통화정책의 경로가 결정되며 각국의 정책 대응이 경제 회복의 성패를 좌우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