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가격이 4주 내 근접 선물 기준 최고치를 기록한 뒤 하락했다. 5월 인도분 WTI 원유(심볼 CLK26)는 화요일 종가 기준 +0.54달러(+0.48%) 상승 마감했으나, 5월 인도분 RBOB 휘발유(RBK26)는 -0.0030달러(-0.09%) 하락 마감했다. 원유와 휘발유 가격은 혼조세로 마감했으며, 원유는 한 달 만에 근접 선물 기준 최고치를 경신했다.
2026년 4월 7일, Barchart의 보도에 따르면, 원유가격은 한때 이란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대로 호르무즈 해협을 오늘 밤(현지시간) 오후 8시까지 재개방하지 못할 경우 전쟁이 확대될 것이라는 우려로 급등했다가, 이후 미·이란 간 협상에 진전이 있다는 Axios 보도가 나오자 고점에서 하락했다. 이 같은 보도는 화요일 오후에 전해져 휘발유 가격을 음영권으로 밀어 넣었다.
급등 배경은 화요일 초 Axios가 보도한 일련의 군사적 사건들에서 비롯됐다. 보도에 따르면 미군은 카르그섬(Kharg Island)의 군사 표적에 대한 공격을 수행했고, 이스라엘은 이란 측에 자국의 철도망 사용 자제를 통보했다. 또한 이란은 페르시아만 전역에서 공격을 지속해 평화 가능성을 어둡게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a whole civilization will die tonight”(“한 문명 전체가 오늘 밤 죽을 것”)이라고 경고하며 호르무즈 재개방을 압박했다. 이란은 미군의 공세가 확대될 경우 페르시아만의 에너지 인프라에 대한 보복 공격을 강화하겠다고 경고했다.
공급 측 압박은 지속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사실상 봉쇄된 상태로 남아 있어 글로벌 원유 공급에 제약을 가하고 있다. 페르시아만 산유국들은 현지 저장능력이 한계에 다다르면서 생산을 약 6%가량 감산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였다. 통상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의 약 5분의 1(20%)를 처리한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중동 9개국에 걸쳐 40여 개의 에너지 시설이 “심각하거나 매우 심각한” 손상을 입어 장기간 수리가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IEA는 전쟁이 몇 주 내에 종식되더라도 호르무즈를 통한 정상적인 유통이 재개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역 확전 우려 역시 가격 상승 요인이다. 사우디아라비아는 미군에 킹 파드 공군기지(King Fahd Air Base) 사용을 허용하기로 했고, 아랍에미리트(UAE)는 이란 국적자의 입국 및 경유를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이란은 미·이스라엘의 공격에 대응해 인근 여러 국가의 표적을 타격했으며, 주변국들의 불만과 긴장도 고조되고 있다.
또 다른 상승 재료로는 사우디 국영 석유회사 사우디 아람코(Saudi Aramco)가 5월 인도분 아시아향 주력유종에 대해 배럴당 17달러 인상한 점을 들 수 있다. 이는 기록적인 인상 폭이다.
하방 요인과 재고·운송 요약도 존재한다. OPEC+는 일요일에 5월에 20만6천 배럴/일(206,000 bpd) 증산한다고 발표했으나, 중동 산유국들이 전쟁 여파로 생산을 강제로 줄이는 상황에서 이 증산은 현실화되기 어려워 보인다. OPEC+는 2024년 초에 시행한 220만 bpd의 생산 감축을 복원하려 하고 있지만, 아직 82만7천 bpd(827,000 bpd)의 복원이 남아 있다. 한편 OPEC의 3월 산유량은 -756만 bpd 감소해 35년 만의 저점인 2,205만 bpd를 기록했다.
해상 부유 저장(플로팅 스토리지) 증가도 약세 요인으로 작용한다. 데이터 업체 Vortexa는 약 2억9천만 배럴(290 million bbl)의 러·이란산 원유가 현재 유조선에 부유 저장 중이라고 집계했으며, 이는 1년 전보다 40% 이상 증가한 수치다. 이는 러시아와 이란 원유에 대한 봉쇄 및 제재로 인해 발생한 비정상적 저장 증가를 반영한다. 다만 Vortexa는 4월 3일 종료 주간 중 7일 이상 정체된 유조선에 저장된 원유는 전주 대비 -3.9% 감소한 1억3,025만 배럴(130.25 million bbl)로 집계됐다고 보고했다.
러·우크라 전쟁 여파도 지속되는 변수다. 최근 제네바에서 열린 미국 중재 회담은 우크라이나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가 러시아가 전쟁을 끌고 있다고 비판하며 조기 종결에 실패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영토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영토 요구가 수용되지 않는 한 장기적 해결의 희망이 없다고 밝혔다. 이러한 전쟁 지속 전망은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제약을 유지하게 하며, 원유 가격에 상승 요인으로 작용한다.
과거 8개월간 우크라이나의 드론·미사일 공격은 최소 28개 러시아 정유시설을 겨냥하여 러시아의 정제·수출 능력을 제한했고, 11월 이후에는 러시아 유조선에 대한 공격도 확대되어 발틱해에서 최소 6척의 유조선이 드론·미사일로 타격받았다. 여기에 미·EU의 새로운 제재가 더해지며 러시아 원유 수출은 제약을 받고 있다.
미국 재고와 설비 동향에 따르면, 컨센서스는 수요일 발표될 주간 미국 에너지정보청(EIA) 원유 재고가 +50만 배럴(+500,000 bbl) 증가하고, 휘발유 재고는 -130만 배럴(-1.3 million bbl)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직전 주(3월 27일 기준) EIA 보고서는 (1) 미국 원유 재고가 계절적 5년 평균보다 +1.4% 높고, (2) 휘발유 재고는 계절적 5년 평균보다 +4.2% 높으며, (3) 증류유 재고는 계절적 5년 평균보다 -2.2% 낮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미국 원유 생산은 13.657만 배럴/일(13.657 million bpd)로 전주와 동일했고, 11월 7일 기록한 사상 최고치 13.862 million bpd보다는 다소 낮은 수준이다.
Baker Hughes의 주간 집계에 따르면, 4월 3일 종료 주간 미국 가동 유정 수는 411기로 전주 대비 +2기 증가했으며, 이는 2024년 12월 19일 기록한 406기(4.25년 저점)보다 소폭 높은 수준이다. 지난 2년 반 동안 미국의 유정 수는 2022년 12월 기록된 627기(5.5년 최고치)에서 급감했다.
용어 설명 — 기사에서 쓰인 주요 용어는 다음과 같다.
WTI(West Texas Intermediate)는 미국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 기준의 대표적인 원유 선물 지표다. RBOB는 휘발유 선물 규격으로, 미국 내 휘발유 현물 가격의 기준이 된다. 호르무즈 해협는 페르시아만과 오만만을 잇는 전략적 해협으로 전 세계 원유수송의 약 20%가 통과한다. 플로팅 스토리지는 유조선에 원유를 장기간 적재해 저장하는 것으로, 항만 저장시설이 포화될 때 빈번히 발생한다. OPEC+는 OPEC 산유국과 러시아 등 비OPEC 주요 산유국 연합을 뜻한다. EIA는 미국 에너지정보청으로 미국의 주간 원유·석유제품 재고 및 생산 통계를 발표한다.
전망과 시장 영향 분석 — 단기적으로는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 지속 여부와 미·이란 간 협상 진전이 가격의 방향성을 좌우할 가능성이 크다. 만약 협상 진전 보도가 이어져 해협 재개방 기대가 현실화하면 공급 우려가 완화되어 가격은 하락 압력을 받을 수 있다. 반면 협상이 결렬되거나 군사적 충돌이 확대되면 사우디·UAE 등 지역 산유국의 생산 중단 및 수송 차질로 공급 긴장이 심화되어 단기적 급등이 발생할 수 있다.
중기적으로는 해상 부유 저장의 증가, OPEC+의 복원 시도, 러·우 전쟁의 지속 여부가 균형요인으로 작용한다. 유조선 저장 물량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 일시적 수급 과잉을 형성해 가격 상단을 제약할 수 있으나, 저장 물량은 제재·봉쇄 상황의 산물로서 정상화되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 또한 OPEC+가 잔여 감산분을 얼마나 빠르게 복원하느냐에 따라 시장의 공급 여건이 달라질 것이다.
수요 측면에서는 미국의 재고 수준과 정제 비가(정유설비의 가동률), 아시아 등 주요 수요지역의 경제지표가 중요한 변수가 된다. 휘발유 재고가 감소할 경우 정유마진과 휘발유 가격은 상승 압력을 받을 수 있다. 반대로 미국 원유 생산이 다시 가파르게 회복되면 일정 부분 가격 상승을 상쇄할 수 있다.
종합하면, 단기적으로는 지정학적 리스크가 가격 변동성의 핵심 동인으로 남아 있고, 중기적으로는 부유 저장, 제재·수출 차질, OPEC+의 정책 복원력 등이 균형을 이루며 원유시장의 방향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투자자 및 실무자는 호르무즈 해협 상황, 중동 내 주요 생산국의 설비·저장 현황, 주간 EIA 재고 발표, OPEC+의 공식 입장 등 핵심 지표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