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긴장 고조에 원유 가격 급등…호르무즈 해협 상황이 에너지 시장 리스크로 부상

원유 및 휘발유 선물 가격이 급등했다. 6월물 WTI 원유(CL M26)는 +4.48달러(+4.39%) 상승 마감했고, 6월 RBOB 휘발유(RB M26)는 +0.1430달러(+3.98%) 상승 마감했다. 야간 약세에서 반등한 뒤 호르무즈 해협(Strait of Hormuz)에서 긴장이 고조되는 정황이 포착되자 가격이 급격히 오른 것이다.

2026년 5월 5일, Barchart의 보도에 따르면, 아랍에미리트(UAE)는 이란 드론 공격으로 후자이라(Fujairah) 석유 산업지대에서 화재가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이와 함께 한국 선박으로 추정되는 화물선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공격을 받았고, 호르무즈 밖에서 이란 드론에 의해 유조선이 피격된 후 UAE는 미사일 위협 경보를 발령했다. 미국 중앙사령부(US Central Command)는 두 척의 미(美) 기국 선박이 해협을 통과하도록 지원하는 과정에서 이란의 드론·미사일·무장 소형정의 공격을 격퇴했다고 밝혔다.

초기 야간 거래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페르시아만에 억류된 일부 중립 선박을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안내하기 시작하겠다고 말하면서 유가가 일시 하락했다. 하지만 미 중앙사령부는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에 대해 유도탄 구축함, 항공기, 드론 등 군사 지원을 제공하겠다고 밝혀 안전 확보 조치가 현실화될 것임을 시사했다.


사안 전개와 공급 차질의 규모

에너지 시장에서는 호르무즈 해협의 지속적 사실상 폐쇄가 글로벌 에너지 위기를 심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전 세계 원유와 액화천연가스(LNG)의 약 5분의 1이 해당 해협을 통과한다는 점에서, 해협 통행 차질은 곧바로 공급 부족 우려로 이어진다.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페르시아만(Persian Gulf)에서의 원유 생산이 약 1,450만 배럴/일(bpd) 정도 차단됐다고 추정했고, 현재의 혼란으로 글로벌 원유 재고에서 거의 5억 배럴(500 million bbl)이 빠져나갔으며, 이 수치는 6월까지 10억 배럴(1 billion bbl)에 이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현지 저장시설 용량이 포화되면서 페르시아만 산유국들은 생산을 대략 6%가량 감산할 수밖에 없었다. 미국은 4월 13일부터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해 이란 항구에 기항하거나 향하는 모든 선박에 대해 봉쇄(blockade)를 실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해협에서의 미 해군 봉쇄가

“합의가 완전히 이루어질 때까지 전면 가동될 것(will remain in full force)”

이라고 말했으며, 행정부는 장기 봉쇄에 대비하라고 참모들에게 지시했다고 보도됐다.


국제 에너지 기구와 산유국 대응

국제에너지기구(IEA)는 4월 13일 기준으로 이란 전쟁과 호르무즈 해협 폐쇄로 인해 전 세계에서 약 1,300만 bpd의 공급이 차단됐다고 발표했다. 또한 분쟁 과정에서 80여 개 이상의 에너지 시설이 피해를 입었으며, 완전한 복구에는 최대 2년이 걸릴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한편 OPEC+는 6월에 원유 생산을 188,000 bpd 추가로 증산하겠다고 발표했고, 5월에는 206,000 bpd 증산을 단행했다. 다만 중동 산유국들이 전쟁으로 인해 실제 생산을 줄이고 있어 계획된 증산이 현실화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OPEC+는 2024년 초에 단행한 총 220만 bpd의 감산 중 일부를 복원하려 하고 있으나, 아직 복원해야 할 물량은 약 827,000 bpd가 남아 있다.

또한 3월 OPEC의 원유 생산량은 -756만 bpd 감소해 35년 만의 저수준인 2,205만 bpd를 기록했다. 아랍에미리트(UAE)는 지난 화요일인 5월 1일부로 OPEC 탈퇴를 발표했는데, UAE는 카르텔 내에서 세 번째로 큰 생산국으로서 OPEC의 생산 할당을 벗어나 자국 생산을 확대할 수 있게 돼 중기적으로는 공급 증가 요인이 될 수 있다.


시장 유통·재고 지표

에너지 데이터 제공업체 Vortexa는 5월 1일로 끝난 주간(최소 7일간 정박해 있는 유조선에 저장된 원유량)이 전주 대비 +1.4% 증가해 1억 4,956만 배럴(149.56 million bbl)로 4개월 내 최고치에 달했다고 보고했다. 이는 일부 물량이 이동하지 못하고 유조선에 대기 중이라는 점을 보여준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의 최신 보고서(4월 24일 기준)는 미국의 원유 재고가 5년 평균의 +1.2% 위에 있고, 휘발유 재고는 -2.4% 아래, 증류유(distillate) 재고는 -10.3%로 5년 평균 대비 큰 폭의 부족을 나타냈다. 같은 기간 미국 원유 생산은 주간 기준 13.586 million bpd로 전주와 동일했으며, 이는 작년 11월 7일에 기록한 최대치 13.862 million bpd보다 다소 낮은 수준이다.

또한 베이커휴즈(Baker Hughes)는 5월 1일로 끝난 주간 미 활동 중인 유정(리그) 수가 전주 대비 +1대 증가한 408대라고 보고했다. 이는 2024년 12월 19일의 4.25년 최저치인 406대 수준을 근접해서 유지하고 있으며, 2022년 12월 기록된 최고치 627대에 비해 큰 폭으로 하락한 것이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러시아 공급 제약

미국 중재로 열린 최근 제네바 회담은 조기 종료됐다. 우크라이나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는 러시아가 전쟁을 장기화하고 있다고 비판했으며, 러시아는 영토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이 전쟁의 장기화 전망은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제약을 유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해 글로벌 유가에 상승 압력을 가하고 있다.

지난 10개월 동안 우크라이나의 드론·미사일 공격은 최소 30개 이상의 러시아 정유시설을 표적으로 삼아 러시아의 정제능력을 약화시켰다. 블룸버그의 집계에 따르면 러시아의 4월 평균 정제 가동률(refinery runs)은 469만 bpd로 16년 만의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11월 이후 발틱해(Baltic Sea)에서 드론·미사일로 공격받은 유조선이 최소 여섯 척 발생했으며, 미국 및 EU의 대 러시아 원유 기업·인프라·유조선에 대한 신규 제재도 러시아의 수출을 제약하고 있다.


전문가적 분석 및 향후 전망

현재의 시장 상황을 종합하면 단기적으로는 지정학적 리스크가 유가를 끌어올리는 주요 동인이며, 공급 차질 우려가 지속되는 한 변동성은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 장기화는 즉각적인 공급 감소와 함께 글로벌 정제·물류 병목으로 이어지며 재고가 추가로 소진될 경우 유가는 더 높은 수준으로 재조정될 수 있다. 특히 휘발유와 증류유 재고가 5년 평균 대비 각각 -2.4%, -10.3%로 낮은 점은 정유 마진 및 석유제품 가격 상승을 촉발할 수 있다.

반면 중기적으로는 OPEC+의 증산 의지, UAE의 OPEC 탈퇴로 인한 생산 여력 확대 가능성, 미국의 내셔널 생산(13.586 million bpd 수준) 회복 등이 상승 압력을 제약할 수 있는 완화 요인이다. 다만 이들 완화 요인이 실제 물량으로 얼마나 빠르게 공급에 반영될 것인지는 불확실성이 크다. 예를 들어 OPEC+가 발표한 6월 증산량 188,000 bpd는 현재 차단된 수백만 bpd의 공백을 메우기에 턱없이 부족한 규모다.

정책적 리스크도 주목해야 한다. 미국의 해상 봉쇄와 군사적 보호 조치는 단기적으로 선박 통행을 일부 보장해 공급 차질을 완화할 수 있으나, 군사 충돌 가능성 자체가 새로운 리스크 프리미엄을 형성해 유가의 상방을 제한하지 못할 수 있다. 금융·실물시장을 연결하는 투자심리 측면에서는 투자은행의 재고 추정치(골드만삭스의 재고 감소 추정치 등)와 선박 대기 물량 증가(Vortexa 자료) 등이 시장 참여자의 리스크 프리미엄을 높이는 요인이다.


용어 설명

호르무즈 해협은 페르시아만과 오만만을 연결하는 전략적 해로로, 전 세계 원유·LNG 운송량의 약 20%가 통과한다. WTI(West Texas Intermediate)는 미국 서부텍사스 기준 원유 선물의 한 종류이며, RBOB는 선물시장에서 거래되는 휘발유 규격(리모델링된 휘발유의 약칭)이다. 단위인 bpd는 배럴 퍼 데이(barrels per day)의 약자로 하루 생산량을 뜻한다. EIA는 미국 에너지정보청, IEA는 국제에너지기구, OPEC+는 OPEC와 주요 비OPEC 산유국 협의체를 의미한다.


투자자 및 산업계에 대한 실무적 시사점

단기 트레이더는 지정학적 뉴스에 따른 변동성 확대를 대비해 포지션 사이즈 관리와 손절 규율을 강화해야 한다. 정유사와 물류업체는 정제 마진·운임 변화에 따른 즉각적인 현금흐름 영향에 주목해야 하고, 재고와 대체 공급처 확보 전략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정책 입안자와 규제당국은 글로벌 에너지 수급 불안정이 장기화되는 경우를 대비해 전략비축유(SPR) 활용 등 시장 안정화 수단의 실행 가능성을 점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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