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증시가 25일(현지시간) 보합권에서 방향성을 찾지 못한 채 혼조세를 보였고, 국제유가는 소폭 상승했다. 투자자들이 미국의 이란에 대한 새로운 공격을 재차 평가하면서, 임박한 평화 합의에 대한 기대가 약해진 영향이다.
2026년 5월 26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한국시간 03시 05분(미 동부시간 07시 05분) 기준 범유럽 지수인 스톡스 600은 거의 변동이 없었고, 독일 DAX는 0.3% 하락했다. 프랑스 CAC 40은 0.4% 내렸으며, 영국 FTSE 100은 0.5% 상승했다.
여기서 스톡스 600은 유럽 전역의 대형주 흐름을 보여주는 대표 지수이며, 브렌트유는 북해산 원유를 기준으로 한 세계 유가의 벤치마크다. 즉, 이번 장세는 유럽 주식시장이 뚜렷한 방향성을 잡지 못한 가운데, 에너지 가격이 다시 시장의 핵심 변수로 부각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미군은 남부 이란에서 스스로를 “방어적” 작전이라고 설명한 공습을 단행해, 호르무즈 해협에서 기뢰를 설치하려던 이란혁명수비대(IRGC) 소속 선박 2척을 격침시켰다고 밝혔다. 이 공격 이후 테헤란은 미군 항공기를 향해 미사일을 발사하며 대응에 나섰고, 이어 미군의 추가 공격이 반다르아바스 인근 미사일 발사대를 타격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미국 당국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호르무즈 해협은 중동산 원유와 액화천연가스의 해상 운송에 핵심적인 길목으로, 이곳의 긴장이 고조될 경우 국제 에너지 시장 전반에 즉각적인 충격을 줄 수 있다. 기뢰는 선박의 항로를 차단하거나 사고 위험을 높일 수 있는 무기인 만큼, 이번 사안은 단순한 군사 충돌을 넘어 원유 수송 안정성과 직결된 사안으로 해석된다.
이 같은 군사적 긴장은 미국과 이란이 거의 3개월에 걸친 전쟁을 끝내기 위한 장기 합의에 근접하고 있다는 최근의 낙관론을 약화시켰다. 주말 동안에는 양측이 원칙적으로 합의에 도달했다는 보도가 나왔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이후 협상이 “좋게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전투가 재개되고 격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국제유가는 이러한 지정학적 불확실성을 반영해 상승했다. 브렌트유 선물은 배럴당 98.39달러로 2.4% 올랐으며, 장 초반에는 이번 주 들어 처음으로 100달러 아래로 떨어졌던 낙폭을 일부 만회했다. 다만 브렌트유는 여전히 전쟁 이전의 약 70달러 수준을 크게 웃돌고 있어, 에너지 가격 상승이 소비자물가를 다시 자극할 가능성은 남아 있다.
이 때문에 유럽 에너지주에는 매수세가 유입됐다. 이탈리아의 에니(Eni), 스페인의 레푸솔(Repsol), 프랑스의 토탈에너지스(TotalEnergies) 주가는 일제히 소폭 상승했다. 유가가 오르면 통상 석유·가스 관련 기업의 실적 기대가 커지지만, 반대로 항공·운송·화학 등 에너지 비용 민감 업종에는 부담이 될 수 있어 업종별 차별화가 나타나는 모습이다.
반면 이탈리아 밀라노 증시에 상장된 페라리는 5% 이상 하락했다. 유럽에서 가장 가치 있는 자동차 제조업체인 페라리가 첫 완전 전기차를 공개한 뒤 투자자들이 차익 실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전기차 전환은 장기적으로 산업 구조를 바꾸는 핵심 흐름이지만, 시장에서는 신차 공개 직후 기대가 이미 주가에 반영됐는지 여부에 따라 변동성이 확대되기도 한다.
핵심 정리: 미국의 이란 추가 공습으로 중동 긴장이 재차 고조되면서 유럽 증시는 힘을 받지 못했고, 국제유가는 다시 상승세를 탔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 관련 불안은 원유 공급 차질 우려를 자극해 향후 에너지 가격과 물가 흐름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다.
향후 시장 흐름을 보면, 투자자들은 중동 군사 충돌의 확산 여부와 미국·이란 협상의 진전을 가장 먼저 주시할 가능성이 크다. 합의 가능성이 다시 부각되면 유가가 진정되고 유럽 증시의 위험선호 심리가 살아날 수 있지만, 긴장이 장기화되면 에너지주 강세와 함께 전반적인 증시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 또한 유가 상승은 인플레이션 압력을 자극해 각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경로에도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