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 가격 급등, 미-이란 파키스탄 회담 보류로 호르무즈 해협 봉쇄 영향 지속

원유 및 휘발유 선물 가격이 화요일 큰 폭으로 상승했다. 5월 인도분 WTI 원유(심볼 CLK26)는 장 마감 기준 +2.52달러(+2.81%) 상승했고, 5월 인도분 RBOB 휘발유(RBK26)는 +0.0930달러(+2.98%) 올랐다. 이들 가격은 화요일 초반 하락분을 만회한 뒤 급등했는데, 이는 이란이 파키스탄에서 예정된 추가 협상에 참석 여부를 확정하지 않아 정전(ceasefire) 만료(수요일)를 앞두고 불확실성이 커진 영향이다.

2026년 4월 21일, Barchart의 보도에 따르면, 미 부통령 밴스(Vance)의 파키스탄 방문 및 이란 측 협상대표와의 회담 추진이 이란이 미국의 협상안에 응답하지 않으면서 보류됐다. 이 같은 교착 상태는 감정적으로나 실물 공급 측면에서 즉각적인 가격 압박으로 이어졌다.

중동 지정학적 긴장과 호르무즈 해협(스트레이트 오브 호르무즈) 봉쇄는 에너지 가격을 강하게 지지하고 있다. 정전은 수요일 말 만료될 예정이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정전 연장이 “매우 가능성이 낮다(highly unlikely)”고 발언했다. 한편 미국은 최근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 가운데 이란 항구에 기항했거나 향하는 선박을 대상으로 봉쇄를 시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 해군의 봉쇄가 합의가 완전히 이루어질 때까지 “전면 유효“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 해군의 봉쇄는 합의가 완전하게 이루어질 때까지 전면 유효할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 군이 향후 며칠 안에 이란과 연계된 유조선을 기습 억류하고 공해상에서 상업용 선박을 나포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러한 조치는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를 해제하도록 이란에 압박을 가하기 위한 것이지만, 단기적으로는 전 세계 원유·액화천연가스(LNG) 공급 차질을 악화시킬 가능성이 높다. 전 세계 원유와 LNG의 약 5분의 1이 이 해협을 통과한다.

페르시아만 산유국들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 및 지역 저장시설 포화로 인해 생산을 약 6% 수준으로 감산해야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란은 전시(혹은 분쟁 상황)에도 불구하고 3월에 약 170만 배럴/일(bpd)을 수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지난 월요일 보고서에서 이란 전쟁과 호르무즈 해협 폐쇄로 인해 전 세계 공급 약 1300만 배럴/일에 해당하는 물량이 사실상 차단됐다고 진단했다. IEA는 또한 분쟁 중 80개 이상의 에너지 설비가 피해를 입었으며, 완전한 복구에는 최대 2년가 걸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공급 측의 일부 약세 요인도 존재한다. OPEC+는 4월 5일 발표에서 5월에 206,000 배럴/일 증산을 예정한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중동 산유국들이 전쟁으로 인해 생산을 강제로 축소하고 있어 이 증산 계획은 현실화되기 어려워 보인다. OPEC+는 2024년 초 시행했던 220만 배럴/일의 감산분을 단계적으로 복원하려고 시도 중이나, 현재까지 복원되지 않은 물량은 827,000 배럴/일이다. OPEC의 3월 원유 생산량은 전월 대비 -7.56백만 배럴/일 하락해 35년 만에 최저치인 22.05백만 배럴/일를 기록했다.

시장 저장 동향도 공급 긴장을 뒷받침한다. 에너지 분석업체 Vortexa는 4월 17일로 끝난 주간 기준으로 7일 이상 정박한 유조선에 저장된 원유량이 전주 대비 +11% 증가해 1억1589만 배럴에 달했다고 보고했다. 이는 즉각적인 육상 저장시설 부족을 회피하기 위한 해상 저장(미들밍) 증가로 해석된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지속도 글로벌 유가에 추가적 압박을 가하고 있다. 최근 미국 중재로 진행된 제네바 회담은 우크라이나 대통령 젤렌스키가 러시아가 전쟁을 질질 끌고 있다고 비난하며 조기 종료됐다. 러시아는 “영토 문제(territorial issue)”가 해결되지 않았다며 장기적 합의 가능성이 낮다고 밝혀 향후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제약이 지속될 가능성을 높였다.

또한 우크라이나의 드론·미사일 공격은 최근 9개월 동안 최소 28개의 러시아 정유시설을 표적으로 삼아 러시아의 정제 및 수출 능력을 저해했다. 11월 말 이후 발발한 공격으로 발트해에서 최소 6척의 유조선이 드론·미사일의 표적이 되기도 했다. 여기에 미국과 EU의 대러 신규 제재는 러시아의 원유 수출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재고 지표와 생산 지표에 따르면, 시사점은 엇갈린다. 시장 컨센서스는 수요일 공개될 주간 미국 에너지정보청(EIA) 원유 재고가 -200만 배럴 감소, 휘발유 재고 역시 -200만 배럴 감소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지난주 수요일(4월 10일 기준) 발표된 EIA 자료에서는 (1) 미 원유 재고가 계절적 5년 평균 대비 +1.9% 높았고, (2) 휘발유 재고는 +1.1% 높았으며, (3) 디스틸레이트(중유 및 경유) 재고는 -5.2%로 5년 평균을 밑돈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원유 생산은 4월 10일 마감 주간에 13.596백만 배럴/일로 전주와 동일했으며, 이는 11월 7일 기록한 사상 최고치 13.862백만 배럴/일보다 소폭 낮은 수준이다.

현장 업황 지표로서 베이커휴즈(Baker Hughes)의 주간 리포트에 따르면, 4월 17일 마감 주간 미국의 가동 중인 유정 수는 전주보다 -1개 감소한 410개로 집계됐다. 이는 2025년 12월 19일 기록된 4.25년 최저치인 406개에 근접한 수치이며, 2022년 12월의 최고치 627개에서 크게 하락한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시장 관계자 및 투자자 유의사항—공급 측의 지정학적 리스크(호르무즈 봉쇄, 이란 전쟁,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해상 저장의 증가, 주요 산유국의 감산 및 OPEC+의 복원 계획의 불확실성 등은 단기적으로 유가의 상방 압력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반면 OPEC+의 증산 계획과 미국 내 상대적인 재고 여유, 그리고 미 원유 생산의 회복력은 가격 상승을 일정 수준 제약할 수 있다.


용어 설명

RBOB(블렌디드 휘발유, Reformulated Blendstock for Oxygenate Blending): 미국 내에서 거래되는 휘발유 선물의 한 종류로, 정제 후 산소 첨가물을 혼합하기 전 상태의 연료를 의미한다.
bpd는 “배럴당 하루(barrels per day)”의 약어로 원유·연료의 생산·수송 단위를 나타낸다.
호르무즈 해협은 페르시아만(걸프)과 오만만을 연결하는 전략 해로로, 전 세계 원유와 LNG 수송에서 핵심 경로다.
OPEC+는 전통적 OPEC 회원국들에 러시아 등 비회원 주요 산유국들을 더한 연합체를 뜻한다.
Vortexa는 해상 저장 및 선박 기반 원유 동향을 분석하는 민간 데이터업체다.
EIA는 미국 에너지정보청(Energy Information Administration)으로 미국의 주간·월간 에너지 재고 및 생산 통계를 발표한다.

향후 전망(분석적 시각)

단기적으로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지속되는 한 전 세계 원유·LNG 공급의 불확실성이 유지되어 가격은 높은 변동성을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해상 저장의 증가와 OPEC의 생산 감소, 러시아 공급 제약 등은 공급 측의 구조적 타이트화를 심화시켜 중기적으로 유가를 지지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미국의 재고 상황과 미국 산 원유 생산의 회복력, 그리고 OPEC+의 증산합의가 실현될 경우 단기 급등은 일부 되돌림이 나타날 수 있다. 정책 리스크(예: 봉쇄 해제, 제재 완화)와 군사적 긴장 고조 여부가 향후 방향성을 결정할 주요 변수다.

부록: 저자 및 데이터 출처 관련 고지

원문 기사 작성자는 Rich Asplund이며, 기사 게시 시점에 명시된 바와 같이 해당 저자는 본 기사에서 언급된 증권에 대해 직접적·간접적 포지션을 보유하지 않은 상태였다. 본 기사에는 Barchart, IEA, Vortexa, EIA, Baker Hughes,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의 발표·보도가 인용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