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상점 물가 상승세 다시 확대…소매업계, 정부에 비용 부담 완화 촉구

런던발 소식이다. 영국의 상점 가격 상승률이 5월 들어 다시 빨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소매업계는 이란 전쟁으로 인한 공급 차질과 에너지 비용 상승이 배경이라며, 정부가 물가를 낮추기 위해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2026년 5월 26일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영국 소매업협회(BRC)가 화요일 발표한 대형 체인점 월간 조사에서 5월 상점 가격은 1년 전보다 1.2% 상승했다. 이는 4월의 1.0% 상승보다 오름폭이 커진 수치다. 식품 가격 상승률은 2.7%로, 1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하며 4월의 3.1%에서 둔화됐다.

이번 조사에서 가구보건·미용 제품 가격이 가장 크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원자재 가격과 운송비 상승의 영향을 반영한 결과다. 소매업계는 공급망 전반에 걸친 비용 압박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 상점 가격 인플레이션은 소비자가 매장에서 실제로 지불하는 상품 가격의 상승 속도를 뜻한다.

헬렌 디킨슨 BRC 최고경영자(CEO)는 정부가 소매업체의 비용을 낮추는 데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최근 대형 슈퍼마켓들에 가격 인상 속도를 늦추라고 압박했고, 이달에는 가격 상한제 도입 가능성까지 거론한 바 있다며, 이제는 실질적인 비용 절감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에너지 요금의 3분의 2 이상을 차지하는 비상품성 부과금, 세금, 각종 부담금을 줄이고, 규제 부담을 완화하면 물가를 낮추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디킨슨 CEO는 이같이 말하며, 행정 절차와 규제의 간소화 역시 인플레이션 억제에 기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비상품성 부과금은 전기·가스의 실제 연료비가 아니라 송전망 유지, 각종 정책 부담금, 세금 등 에너지 요금에 덧붙는 비용을 의미한다. 영국에서는 이런 항목이 기업의 에너지 지출을 크게 좌우해 소매가격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영국의 보다 넓은 범위의 공식 소비자물가지수(CPI)는 4월 2.8%까지 하락했지만, 에너지 가격 충격의 여파로 향후 몇 달 안에 다시 약 4% 수준으로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생활물가 전반의 재상승 가능성을 시사하며, 향후 식료품과 비식품 소비재 가격에도 추가 압박이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에너지 비용이 유통·물류·보관비를 통해 매장 가격에 전가될 경우, 소비자 체감 물가가 다시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전문가적 관점에서 보면, 이번 수치는 영국 소비자물가의 하락 흐름이 아직 완전히 굳어지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신호다. 식품 물가의 둔화는 긍정적이지만, 에너지와 운송비 같은 구조적 비용이 다시 상승하면 소매업계의 가격 인하 여력은 제한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향후 영국의 물가 흐름은 국제 에너지 시장, 공급망 안정성, 정부의 규제·세제 정책에 따라 크게 좌우될 전망이다.

한편 이번 발표는 대형 체인 중심 조사라는 점에서 영국 소매시장의 전반적 분위기를 가늠하는 지표로 해석된다. 대형 유통업체들은 규모의 경제를 통해 비용을 일부 흡수할 수 있지만, 에너지·물류·인건비 부담이 동반될 경우 최종 소비자가 부담하는 가격이 다시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 이에 따라 가계 소비 여력과 소매판매 흐름에도 중장기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