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Bithumb)이 고객들에게 의도치 않게 약 $40억달러가 아닌 $40억달러로 보도된 수치(원문은 40 billion 달러)에 해당하는 비트코인을 프로모션 보상으로 잘못 지급한 사건은 가상자산의 전자시스템 취약성을 드러내며 규제 강화를 촉구하는 계기가 됐다.
2026년 2월 9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이 사건은 거래소에서의 대규모 매도로 이어졌고, 한국 금융당국은 가상자산의 제도권 편입 과정에서 전자시스템과 규제체계 전반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찬진 금융감독원(FSS) 원장은 9일 기자회견에서 “이는 가상자산 전자시스템의 구조적 문제를 보여주는 사례”라며 “전자시스템과 관련된 여러 영역을 심각하게 들여다보고 있으며 특히 전자시스템 문제를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상자산이 기존 금융시스템으로 편입되는 과정에서 규제체계를 크게 개선해야 할 과제들이 있다.”
금융감독원은 이번 사고를 통해 드러난 문제들을 법제화를 통한 디지털자산 규제 체계 확립 방안 논의에 심각하게 반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금융당국은 디지털자산을 규제 범위로 편입하기 위해 입법적 조치를 검토 중이다.
한국 정부는 2024년 7월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법(자산·투자자 보호 목적)을 도입해 2022년 테라(terraUSD)·루나(luna) 붕괴로 촉발된 시장 혼란 이후 암호화폐 투자자 보호 장치를 보강한 바 있다. 이번 빗썸 사건은 더 넓은 범위의 규제 확대 필요성을 부각시킨다.
정부는 디지털자산에 대한 규제 권한을 더욱 확대하는 추가 법안을 도입할 계획이며, 원화 표기 스테이블코인(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도입 여부를 둘러싼 정책·입법 논의도 진행 중이다.
시장 관계자는 익명을 전제로 “금융사들이 산업 육성 기대 속에서 M&A(인수합병) 등을 통해 산업 활성화를 모색하던 시점에 이러한 사고가 발생한 것은 유감이며, 관련 거래와 정책 기대가 지연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의 초기 조사 결과에 따르면, 빗썸이 금요일(사고 발생일)에 지급한 총 620,000 비트코인 중 99.7%가 거래소에 의해 회수되었다. 거래소가 거래 정지를 하기 전에 이미 매도된 1,786 비트코인 중에는 93%가 회수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원장은 일부 보도에서 제기된 ‘실제로 보유한 것보다 더 많은 비트코인을 지급했다’는 이른바 ‘고스트 코인(ghost coins)’ 문제에 대해서도 “가상자산이 기존 금융자산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먼저 이런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미 사고로 부여된 비트코인을 매도한 자는 법적으로 해당 코인을 거래소에 반환할 의무가 있다고 이 원장은 덧붙였다.
정부가 논의 중인 스팟 비트코인 상장지수상품(Spot Bitcoin ETP) 도입과 관련해 이 원장은 “스팟 비트코인이 기존 금융자산으로 간주되기 위해서는 안정성 확보가 전제되어야 한다”는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용어 설명
스테이블코인(Stablecoin)은 가치 변동성이 큰 암호화폐와 달리 특정 법정통화(예: 원화, 달러)에 연동되도록 설계된 디지털 자산이다. 원화 표시 스테이블코인은 한국 원화와 1:1로 연동되도록 설계되어 결제·송금 등 실사용을 목적으로 논의되는 경우가 많다.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법(Virtual Asset User Protection Act)은 2024년 7월 도입된 법으로, 거래소의 의무·투자자 보호 장치·거래소 운영 기준 등을 규정해 가상자산 투자자를 보호하려는 취지의 법이다. 이 법의 도입 이후에도 보완적 규제가 계속 논의되고 있다.
테라·루나(2022) 사건은 알고리즘 기반 스테이블코인(테라USD)과 연동된 암호화폐 루나의 급락으로 인해 광범위한 시장 혼란과 투자자 손실을 초래한 사건을 말한다. 이 사건은 전 세계적으로 암호화폐 규제 논의를 촉발했다.
시장 및 정책적 영향 분석
이번 사건은 단기적으로 거래소 신뢰도와 투자심리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대규모의 비정상적 지급·매도로 인한 가격 급락과 함께 투자자들의 출회(탈출) 심리가 강화될 수 있으며, 이는 가상자산 시장의 유동성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다음과 같은 시사점이 있다. 첫째, 규제 강화는 거래소의 운영 투명성과 안전성 제고를 촉진해 투자자 신뢰를 회복하는 긍정적 역할을 할 수 있다. 둘째, 규제가 강화되는 과정에서 단기적 비용(시스템 보완, 규제 준수 비용 증가)과 진입 장벽이 높아져 일부 사업자는 구조조정이나 인수합병(M&A)을 통해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 셋째, 스팟 비트코인 ETP 도입 논의는 안정성 확보 요건을 충족해야 앞당겨질 수 있으며, 이번 사고는 규제 당국이 안정성 확보를 더욱 엄격히 요구하는 계기로 작용할 것이다.
구체적 영향 예측을 위해선 거래소별 시스템 구조, 보안·운영 절차, 보유 자산의 명세, 이용자 보호 장치의 실제 이행 수준 등을 면밀히 점검해야 한다. 규제 당국은 시스템 테스트 강화, 실시간 감시체계 보완, 의심거래 자동차단 및 사용자 인증 강화 등 기술·제도적 보완책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금융시장 측면에서는 가상자산의 제도편입이 가속화되면 장기적으로는 기관투자자의 참여가 늘어 유동성과 시장 심리 개선에 기여할 수 있으나, 이번과 같은 시스템 사고는 제도편입의 신뢰 요건을 다시 상향시켜 도입 시점과 방식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결론
빗썸의 대규모 지급사고는 가상자산 산업 전반의 전자시스템 위험과 규제 미비를 드러낸 사건이다. 2026년 2월 9일 로이터 보도와 금융감독원의 발표는 향후 가상자산 규제 체계가 기술적 안정성과 투자자 보호를 중심으로 강화될 것임을 시사한다. 정책 입안자와 업계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시스템 안전성 강화와 규제 준수 체계 마련을 우선 과제로 삼아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