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6일(현지시간) 미국 선물시장에서 커피 가격이 급락했다. 7월물 아라비카 커피(KCN26)는 전장보다 8.80달러(-3.19%) 내린 채 마감했으며, 7월물 ICE 로부스타 커피(RMN26)도 122달러(-3.50%) 하락했다.
아라비카 커피는 일반적으로 향이 좋고 부드러운 맛으로 널리 쓰이는 커피 원두를 뜻하며, 로부스타는 카페인이 더 높고 상대적으로 강한 맛이 특징인 품종이다. 이번 하락으로 아라비카는 9개월 만의 저점, 로부스타는 1주일 만의 저점을 기록했다.
2026년 5월 16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커피 가격 약세의 핵심 배경은 브라질 헤알화 약세다. 브라질 헤알은 이날 달러 대비 5주 만의 최저치로 떨어졌고, 현지 통화 가치가 약해지면 브라질 커피 생산자들은 달러로 표시된 수출 대금을 더 유리하게 받아들일 수 있어 수출 판매를 늘리게 된다. 이 같은 흐름은 국제 커피 선물 가격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한다.
브라질의 대규모 작황 전망도 가격에 부정적이다. 지난 12일 커피 트레이딩 아카데미는 브라질의 2026/27년 커피 수확량이 전년 대비 12% 증가한 7,140만 포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3월 19일에는 마렉스 그룹이 브라질의 2026/27년 커피 작황이 7,590만 포대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으며, 이는 수시파이나의 전망치인 7,540만 포대(전년 대비 15.5% 증가)보다도 많은 수준이다. 또 3월 12일 스톤엑스는 브라질의 2026/27년 커피 생산량 전망치를 기존 2024년 11월 예상치인 7,070만 포대에서 7,530만 포대로 상향 조정했다. 스톤엑스는 아울러 2026년 전 세계 커피 잉여물량이 2025년의 180만 포대에서 1,000만 포대로 늘어나 6년 만의 최대 초과 공급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최근 ICE 재고 감소는 가격을 지지하는 요인으로 작용해 왔다. 지난 4월 16일 로부스타 재고는 7주 만의 고점까지 반등했고, 아라비카도 1주일 만의 고점을 기록했으나, 지난 2개월 동안 전반적인 ICE 커피 재고는 감소 흐름을 보여 왔다. 다만 5월 16일 기준 ICE 로부스타 재고는 3,631 lot으로 2년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고, ICE 아라비카 커피 재고 역시 466,405포대로 2.5개월 만의 최저치까지 떨어졌다. 여기서 lot은 선물시장에서 거래되는 계약 단위를 의미하며, 재고가 줄어들수록 공급 부족 우려가 커져 가격 지지 요인으로 해석된다.
브라질의 수출 감소는 커피 가격에 지지력을 제공한다. 지난 13일 브라질 커피수출협회 Cecafe는 브라질의 4월 그린커피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1.3% 감소한 276만 포대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그린커피는 로스팅 전의 생두를 뜻한다.
그러나 베트남발 공급 확대는 특히 로부스타 가격에 부담이 되고 있다. 베트남 통계청은 지난 10일 베트남의 2026년 1~4월 커피 수출이 전년 대비 15.8% 증가한 81만 톤이라고 발표했다. 또한 베트남의 2025년 커피 수출은 전년 대비 17.5% 증가한 158만 톤으로 집계됐다. 베트남의 2025/26년 커피 생산량은 전년 대비 6% 증가한 176만 톤, 즉 2,940만 포대로 4년 만의 최고치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베트남은 세계 최대 로부스타 생산국으로 꼽히며, 생산과 수출 증가가 로부스타 가격 약세로 직결될 수 있다.
한편 국제커피기구(ICO)는 지난 11월 7일 현재 마케팅 연도(10월~다음 해 9월)의 전 세계 커피 수출이 전년 대비 0.3% 감소한 1억3,865만8,000포대라고 발표했다. 통상 마케팅 연도는 농산물 유통과 재고 흐름을 보기 위해 사용되는 회계상의 기준 기간이다.
미국 농무부 산하 해외농업국(FAS)은 지난해 12월 18일 발표한 반기 보고서에서 2025/26년 세계 커피 생산량이 전년 대비 2.0% 증가한 1억7,884만8,000포대로 사상 최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세부적으로는 아라비카 생산이 4.7% 감소한 9,551만5,000포대, 로부스타 생산은 10.9% 증가한 8,333만3,000포대로 예상됐다. FAS는 브라질의 2025/26년 커피 생산량이 전년 대비 3.1% 감소한 6,300만 포대로 줄고, 베트남의 2025/26년 생산량은 전년 대비 6.2% 증가한 3,080만 포대, 즉 4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2025/26년 기말 재고는 5.4% 감소한 2,014만8,000포대로, 2024/25년의 2,130만7,000포대에서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시장에서는 단기적으로 브라질 헤알 약세와 대규모 생산 전망이 커피 선물가격을 누르는 반면, ICE 재고 감소와 중동 해역 물류 불안은 일부 지지력을 제공하는 구도로 해석할 수 있다. 다만 브라질과 베트남의 생산 확대가 현실화될 경우, 특히 아라비카와 로부스타 모두에서 공급 우위가 심화될 가능성이 있어 향후 가격은 변동성을 키울 전망이다. 반대로 브라질 통화가 반등하거나 수출 물량이 예상보다 줄어들 경우, 최근의 급락 흐름은 일부 되돌림을 보일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