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란의 조기 합의 기대가 확산됐지만 뉴욕 증시는 이날 전반적으로 약세 압력을 받았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0.31% 하락했고,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0.09% 상승했다. 나스닥 100지수는 0.53% 내렸으며, 6월 E-미니 S&P 선물은 0.15%, 6월 E-미니 나스닥 선물은 0.37% 하락했다.
2026년 6월 12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시장은 미국과 이란이 이번 주말 이른 시점에 예비 평화합의에 서명할 수 있다는 소식에 다시 주목하고 있다. 이 합의가 성사되면 군사적 적대행위가 종료되고, 호르무즈 해협이 재개방되며, 미국의 이란 봉쇄와 이란 원유 수출 제한도 끝날 수 있다는 기대가 반영됐다. 이후에는 이란 제재, 동결된 이란 자산 240억 달러의 해제, 이란 핵 문제 등 보다 해결이 어려운 현안을 놓고 협상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이란은 새로운 휴전 합의 이후에도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통제권을 계속 행사하겠다고 주장했다.
호르무즈 해협은 중동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로, 이 구간의 봉쇄 또는 재개방 여부는 국제유가와 에너지 관련 주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변수다.
앞서 목요일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지도부와의 “논의”를 이유로 계획했던 군사타격을 취소했다고 밝히면서 증시가 급등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에 따른 전쟁 종식을 위한 “서명 시점과 장소가 곧 발표될 것”이라고 말했으며,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미국 해군의 봉쇄는 “거래가 최종 확정될 때까지 전면적 효력을 유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발언은 투자심리를 크게 개선한 바 있다.
원유시장에서는 서부텍사스산원유(WTI) 6월물 가격이 이날 1% 넘게 하락했다. 미국과 이란의 조기 합의 가능성과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기대가 유가를 끌어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원유는 물류, 운송, 항공, 에너지 업종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핵심 원자재이기 때문에, 유가 하락은 관련 업종의 주가 흐름을 빠르게 바꿀 수 있다.
기술주는 반도체와 소프트웨어주의 약세가 발목을 잡았다. 특히 반도체 종목들은 전날 강한 반등 이후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되며 부담을 받았다. 미국 소비 심리는 예상보다 견조했다.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는 4.1포인트 오른 48.9로 집계돼, 시장이 예상한 46.0을 웃돌았다. 이는 가계의 경기 인식이 여전히 낮은 수준이지만, 적어도 단기적으로는 예상보다 나쁘지 않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시장 참가자들은 이날 스페이스X의 거래 개시도 주시하고 있다. 스페이스X는 목요일 기업공개(IPO)로 기록적인 750억 달러를 조달한 뒤, 이날 장 시작 전 상장 거래를 시작할 전망이다. 나스닥은 해당 주식이 동부시간 오전 9시 50분에 호가 제공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실제 정규거래 개시까지는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스페이스X의 공모가는 135달러였으며, 공모주 청약은 4배 이상 초과청약된 것으로 알려져 투자 수요의 강함을 보여줬다. 시장에서는 스페이스X의 강한 출발이 투자심리를 지지하고, 향후 인공지능 기업 앤트로픽과 오픈AI의 IPO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다만 스페이스X 상장 기대에도 불구하고 우주 관련 종목들은 약세를 보였다. 에코스타는 6% 넘게 하락했고, 로켓랩은 5% 넘게 내렸다. 우주·위성 관련 종목들은 스페이스X의 상장 자체가 호재일 수 있지만, 단기적으로는 새 경쟁자 등장에 따른 부담과 수급 불확실성이 동시에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반도체주는 전날의 급등 이후 대체로 하락세를 보였지만, AMD와 인텔은 3% 넘게 오르며 상대적으로 강세를 나타냈다. 반도체 상장지수펀드(ETF)인 아이셰어즈 반도체 ETF는 전날 8.39% 급등한 뒤 이날 소폭 하락했다. 전날 랠리는 오라클이 분기 자본지출이 예상보다 많았다고 발표한 데다 데이터센터 지출 확대가 확인되면서, 인공지능 관련 지출이 이어지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돼 촉발됐다.
소프트웨어주는 Adobe가 8% 넘게 급락하면서 추가 압박을 받았다. Adobe는 최고재무책임자(CFO) 댄 듀른이 6월 15일 회사를 떠날 예정이라고 밝힌 뒤 주가가 크게 흔들렸다. 올해 초에는 최고경영자(CEO)도 사임 계획을 밝힌 바 있어 경영진 변화가 투자심리에 부담을 주고 있다. 이 여파로 ServiceNow, Atlassian, Workday도 각각 3% 넘게 하락했다. 전날 오라클의 실적 관련 부정적 소식이 소프트웨어 업종 전반에 약세를 남긴 가운데, Adobe의 인사 이슈가 하락 흐름을 더 키운 셈이다.
항공주는 유가 하락의 수혜 기대에 힘입어 지지를 받았다. 유나이티드항공과 사우스웨스트항공은 각각 0.5% 이상 상승했다. 항공업종은 연료비가 비용 구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에 유가 하락이 실적 개선 기대감으로 이어질 수 있다.
에너지주는 이날 원유 가격 하락에도 혼조세를 나타냈다. 베이커휴즈는 1% 넘게 내렸지만, 옥시덴털 페트롤리엄과 마라톤 페트롤리엄은 1% 이상 상승했다. 에너지업종은 유가 방향성뿐 아니라 정제마진, 서비스 수요, 공급 차질 가능성 등 다양한 요인에 영향을 받는 만큼 종목별 차별화가 두드러졌다.
나스닥은 목요일 장 마감 후 애스테라랩스, 코어위브, 네비우스그룹, 로켓랩, 테라다인이 6월 22일 시장 개장과 함께 나스닥 100지수에 편입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이들 종목은 이날 지지를 받았다. 반면 나스닥 100에서 제외되는 종목은 차터 커뮤니케이션스, 코그니전트 테크놀로지 솔루션스, 인스메드, 베리스크 애널리틱스, Zscaler였다. 지수 편입·편출은 패시브 자금의 매수·매도 수요를 유발할 수 있어 단기 주가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트래블러스는 바클레이스가 손해보험 업종의 수익 전망이 부정적이라며 투자의견을 중립 수준에서 비중축소로 낮춘 뒤 1% 넘게 하락했다. 보험주는 금리, 손해율, 자연재해 비용 등 복합 변수에 민감하기 때문에 업종 전망 변화가 곧바로 주가에 반영되는 경우가 많다.
금리시장에서는 9월물 10년물 T-노트가 8틱 하락했고, 10년물 금리는 3.2bp 오른 4.493%를 기록했다. T-노트는 국채 선물 중 하나로, 금리 기대를 빠르게 반영하는 대표 상품이다. 이날은 유가가 내렸음에도 10년 기대인플레이션율이 0.7bp 상승한 2.313%로 나타나 국채가 약세를 보였다. 시장은 호르무즈 해협이 다시 열리더라도 인플레이션 압력이 쉽게 사라지지 않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으며, 목요일 미 재무부의 30년물 국채 입찰 수요가 부진했던 점도 약세 요인으로 이어졌다.
유럽 국채금리는 하락했다. 독일 10년물 국채인 분트 수익률은 1.6bp 내린 3.015%였고, 영국 10년물 길트 수익률은 4.2bp 하락한 4.863%를 기록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목요일 예금금리를 2.00%에서 2.25%로 25bp 인상해 예상에 부합하는 결정을 내렸으며, “전망은 여전히 불확실하고, 인플레이션 상방 위험과 경제성장 하방 위험이 공존한다”고 밝혔다. 스왑시장은 7월 23일 다음 통화정책회의에서 ECB가 다시 25bp 인상할 가능성을 37%로 반영하고 있다.
해외 증시는 대체로 상승했다. 유로스톡스50은 1.4% 올랐고,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1.12% 상승 마감했다. 일본 닛케이225 평균주가도 2.81% 뛰어 글로벌 위험자산 선호가 유지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다만 미국 증시는 지정학적 기대와 유가 하락, 기술주 차익실현, 금리 부담이 동시에 작용하면서 방향성이 엇갈린 모습이다. 향후 시장은 미국·이란 협상의 실제 진전 여부, 호르무즈 해협의 통제 문제, 그리고 여름철 인플레이션 압력이 얼마나 완화되는지에 따라 업종별 변동성이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
6월 12일 장 마감 전 시장의 핵심 변수는 미국·이란 협상 진전, 원유 가격 흐름, 반도체·소프트웨어주의 조정 압력, 그리고 스페이스X 상장 이후 투자심리다. 특히 유가가 추가로 하락하면 항공주와 소비 관련 업종에는 우호적일 수 있지만, 에너지주와 일부 인플레이션 헤지 자산에는 부담이 될 수 있다. 반대로 협상 지연이나 해협 통제 불확실성이 커질 경우 국제유가가 다시 반등할 수 있어, 뉴욕 증시는 지정학 리스크에 매우 민감한 흐름을 이어갈 전망이다.








